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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의 육아일기를 읽다
선비의 육아일기를 읽다
저자 : 김찬웅
출판사 : 글항아리
출판년 : 2008
ISBN : 9788954605601

책소개

사대부 할아버지가 손자를 키우면서 눈물과 한숨과 웃음올 쓴 조선 최초의 육아일기

조선 시대 사대부 선비가 직접 손자를 기른 양아록(養兒錄)을 번역한『선비의 육아일기를 읽다』. 이 책은 조선조 중종때 기묘사화에 연루된 묵재 이문건이 유배지에서 손자를 직접 기르고 육아의 과정에서 일어난 소소한 일을 기록으로 남긴 것이다.

이 일기를 통해 오늘날의 부모와 조부모들이 선비들의 육아법에 공감하고 자신들의 양육을 되돌아보고 조선시대 풍속사를 새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당대의 일상을 매일 매일 상세한 기록으로 남긴 이 책은 상상만하던 조선의 일상과 사는 풍경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문건이 그의 손자 '숙길'이 커가는 과정을 초년, 유년, 소년, 청년기로 나눠 서술하는데 풍열, 간질, 두창, 홍역, 이질 등을 모두 앓은 손자의 가공할만한 병치례와 이를 간호하는 할아비의 안타까움이 가장 큰 부분을 차치한다. 또한 공부에 취미가 없는 손자에게 공부를 시키려는 할아비의 인간적인 모습과 올바른 성품으로 커가기를 바라며 손자를 매질한 후 늘 마음아파하는 할아비의 안타까움도 함께 그렸다.

☞ 이 책에는 묵재 일기 뒤편에 필사된 설공찬전의 발견으로 한글 최초의 소설이 홍길동전이 아니라는 사실과 당대 유림들과 주고 받은 편지를 묶은 이문건의 '묵휴창수'라는 시문집에 대한 소개 등 묵재의 삶과 얽힌 에피소드를 담았다. 또한 책 뒤편에는 〈아들딸과 함께 원문으로 읽어보는 양아록〉을 통해 원문과 한자, 음, 뜻을 자세히 풀어썼다.

조선 초 사대부 선비가 18년 동안 기록한 손자 양육일기를 현대적 필치로 풀어쓴 책이다. 유년기·초년기·소년기·청년기 등 총 57편으로 재분류하여 인문 교양서의 형식 속에 새롭게 담아냈다.
아이의 탯줄을 끊어주는 과정에서부터 홍역·이질·학질 등을 앓는 손자를 간호하는 할아비의 안타까움, 인간의 도리를 가르치기 위해 앞에 앉혀놓고 공부를 시키다가 잘 따라오지 못하자 속상해하는 마음, 손자를 앉혀놓고 토론을 하다가 언쟁을 벌이는 장면 등 오늘날 가정에서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은 공감대를 형성한다. 이 일기를 통해 조선시대 역사를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고사와 역사 이야기를 풀어놓았으며, 부록으로 한문 풀이를 해놓아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한문으로 이 일기를 접할 수 있는 코너도 있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조선 초기에서 중기로 넘어갈 때 기묘사화己卯士禍(1519, 중종14)와 을사사화乙巳士禍(1545, 명종 원년)가 연이어 일어났다. 묵재 이문건은 젊은 나이에 기묘사화에 연루되어 유배를 살다가 돌아와 본격적으로 벼슬길에 나섰다. 하지만 곧 을사사화를 만나 23년의 긴 유배생활을 떠났다. 그는 평생 유배지에서 살다가 결국 그곳에서 생을 마친 유례없이 불행했던 조선의 사대부다.

그때 죽거나 쫓겨난 그 무수한 사람들의 삶처럼, 만약 기록이 없었다면 우리는 이문건이란 사람을 기억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원래 한번 잊혀지면 영원히 잊혀지는 게 삶의 잔인한 생리니 말이다. 하지만 이문건은 스스로 역사가가 되어 자신의 생애를 기록해나갔다.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일기를 써서 『묵재일기』라는 방대한 사료를 남겼다. 자그마한 것 하나라도 기록하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그의 성격이 조선시대 양반의 일상생활을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사료로 남았다.

그런데 이문건에게는 또다른 일기가 있었다. 그 일기첩의 이름은 『양아록』이다. 養兒錄은 직역하면 아이를 키운 기록이다. 유배지에서 그는 손자를 직접 기르고 무려 17년 동안 육아의 과정에서 일어난 소소한 일들을 기록으로 남긴 것이다. 그의 기록정신 때문에 우리는 선비가 아이를 직접 키웠다는 다소 충격적인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고, 조선시대 아이들이 어떻게 자라고 병치레하고 교육받고 부모와 갈등을 겪었는지에 대해서도 비교적 소상하게 알게 되었다. 손자의 탯줄을 끊어주면서부터 시작된 일기는 이문건이 죽을 때까지 이어졌다. 자식이 넷이나 됐지만 전부 얼마 살지 못하고 죽었고, 그에게 남은 것은 손자 하나였다. 유배의 쓸쓸함도 견디기 어려운데, 대가 끊어질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은 이 불우한 사나이를 억척스러운 가정 주부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게 한 것이다.

『선비의 육아일기를 읽다-단맛 쓴맛 매운맛 더운맛 다 녹인 18년 사랑』은 『양아록』이라는 이 특이한 기록물을 인문교양서의 형식 속에 새롭게 담아낸 책이다. 『양아록』은 본문의 많은 부분이 시로 쓰여졌기 때문에 줄글에 익숙한 현대인들이 그 안에 녹아 있는 당시의 삶을 제대로 음미하기란 쉽지 않다. 저자는 이 점에 착안해 소설의 문체와 내러티브 속에서 『양아록』을 사실 그대로 최대한 되살려내고자 했다.

제1부 1장에서는 묵재 이문건이 출사해서 벼슬을 하다가 유배를 떠나기 전까지의 과정을 묘사한다. 앞이 보이지 않는 어지러운 정치 속에서의 힘겨운 처세, 스승 조광조의 죽음, 형들의 파직과 유배, 가족의 해체, 아들의 죽음 등을 연이어 경험한 좌절한 선비의 모습이 그려진다. 『양아록』의 프롤로그는 음울함 그 자체였다.

2~5장에서는 『양아록』의 주인공이자 이문건의 손자인 ‘숙길’이 커가는 과정을 초년기·유년기·소년기·청년기로 나누어 서술해나간다. 이문건은 『양아록』에서 며칠 동안의 일을 한번에 몰아서 쓰곤 했는데, 저자는 이것을 다시 매일의 기록으로 세분화하고 독립된 글로 만든 후 조심스럽게 이어붙였다. 이 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2장에서는 풍열·간질·두창·홍역·이질·학질 등을 모두 앓은 손자의 가공할 만한 병치레와 이를 간호하는 할아비의 안타까움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아들 넷을 전부 먼저 황천으로 보낸 이문건은 손자만은 무슨 일이 있어도 살려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굿도 하고 약도 쓰고 신령님께 빌기도 하고 병의 예후를 민감하게 관찰하는 등 초인적인 노력을 기울인다.

비록 출사길이 막힌 죄인의 가문이지만 인간의 도리를 하려면 배워야 한다는 이문건의 믿음은 손자에 대한 엄한 교육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손자는 영 공부에 취미를 붙이지 못했다. 공부를 시키려는 할아비와 도망가는 손자의 술래잡기는 오늘날 가정에서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은 공감대를 형성한다. 심지어 책을 읽지 않으면 “그네를 끊어버리겠다”고 엄포를 놓는 할아버지의 모습은 너무 인간적으로 다가오고, 심한 매질 끝에 몽둥이가 부러져나가는 에피소드도 여과 없이 실려 있어 그 고뇌와 아픔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실제로 이문건은 일기를 쓰는 과정에서 자주 우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부모(실제로는 조부이지만)의 입장에서 볼 때 자식은 늘 애물단지다. 청년기에 접어든 손자는 술에 맛을 들여서 또 할아버지의 마음을 상하게 하고 애를 끓인다.

이런 심란한 장면도 오늘날의 독자들에게는 흥미로운 일상으로 비쳐지겠지만, 육아일기에 이런 어두운 얘기만 담겨있는 것은 아니다. 역사 사건에 대한 해석을 두고 손자와 할아버지가 토론하는 장면, 할머니의 병이 무엇인지 알아내려고 똥을 맛보았다가 독이 올라 드러누운 숙길의 누이 이야기, 육아의 쉴 틈 없는 일상 중에 당대의 학자문인들과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마음을 다스리고 즐거워하는 모습은 망중한이라기보다는 어떤 절박한 그리움으로 다가와 애틋한 감정이 들게 한다.

제2부는 『양아록』를 비롯해 조선의 출산과 육아문화 전체를 좀더 잘 조감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과 아이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유익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들로 구성돼 있다. 즉 양아록에 소개된 내용들 가운데 우리 역사나 고사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한 편 한 편 자세히 소개하고 있고, 또 조선시대 과거 제도나 역사에서 시간 측정하는 방법 등 역사 배우기의 하나로 재미있는 지식들을 전해주고 있다. 가령, 옥황상제님께 손자를 보게 해달라는 구절을 보자.

“저에게는 어리석고 병든 아들이 있습니다. 비록 등유鄧攸가 아들을 잃은 것과 같지는 않지만 대를 이를 손자가 없어 감히 마묵馬黙처럼 아들을 얻을 수 있도록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이 구절과 관련하여 2부에서는 등유와 마묵의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또한 이문건이 아들의 죽음을 아파하며 ‘가련한 너와 죽은 네 아비를 생각하면 너무나 딱하고 불쌍하다悼亡怜爾兩難堪’고 한 구절에 이르러서는 도망悼亡과 관련한 문학작품과 문학가들을 소개해 더 풍부한 읽을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묵재일기』 뒤편에 필사된 『설공찬전』의 발견으로 한글 최초의 소설이 『홍길동전』이 아니라는 점이 밝혀진 사건, 당대의 유림들과 주고받은 편지를 묶은 이문건의 『묵휴창수』라는 시문집에 대한 소개 등 묵재의 삶과 얽힌 에피소드도 소개된다.

마지막 부록에서는 〈아들딸과 함께 원문으로 읽어보는 양아록〉이란 공간을 마련했다. 여기서는 양아록의 매 편을 원문으로 싣고 그 밑에 한자의 음과 뜻을 자세히 풀어썼다. 이를 통해 조선시대 가정생활과 육아에 관련된 한자 용어로 어떤 것들이 있는가 알 수 있다. 여기 소개된 한자의 생김새와 그 뜻의 오묘함, 찰짐을 직접 느껴봄으로써 할아버지와 손자가, 혹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한문으로 직접 해석하면서 육친의 정이 더욱 깊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제1부 손자의 마음에 남긴 일기

제1장 어지러운 정치 추방된 묵객

一 유배지 성주에 도착하다
二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다
三 스승 조광조의 죽음이 준 충격
四 형들의 죽음을 전한 한 통의 편지
五 한번 울어보지도 못하고 떠난 구삭동이 아들
六 묵재일기를 쓰기 시작하다
七 멀어져가는 아들에 대한 기대
八 두번째 유배, 이것이 마지막일 줄이야

제2장 유년기

九 희망은 오직 하나 손자를 보는 것
十 조선 최초의 육아일기 『양아록』
一一 손자 얻은 기쁨을 시로 적다
一二 손자를 물어뜯는 이와 벼룩을 증오하다
一三 젖이 풍부한 눌질개에게 아이를 맡기다
一四 유모 춘비를 살리려고 백약을 쓰다
一五 태어난 지 7개월 아랫니 두 개가 났다
一六 숙길의 손위 누이 숙복이 죽다
一七 손자의 눈이 빨개지며 병에 걸리다
一八 언제나 습한 비장과 위장이 튼튼해질까

제3장 초년기

一九 책 읽는 흉내 내는 아이를 보며 웃다
二十 돌잔치에서 숙길은 무엇을 집을까
二一 세 돌에 찾아온 위기, 학질
二二 연례행사가 된 병치레
二三 숫돌을 가지고 놀다가 엄지손가락을 찧다
二四 손자가 조금 놀라도 할아비는 많이 놀란다
二五 병진년, 마귀가 심은 씨앗 같은 천연두
二六 부스럼이 곪지 않고 떨어지다
二七 육아의 여백이 키운 시집 『묵휴창수』
二八 너는 어찌 밥 먹기를 싫어하느냐
二九 손자의 마음에도 때가 묻을까?

제4장 소년기

三十 자세히 천천히 깨우쳐줘야 한다
三一 새로운 이가 나더니 이를 갈기 시작하네
三二 손자의 아버지, 아들 온을 잃다
三三 여섯 아이 중의 마지막, 너마저 떠나는구나
三四 아비를 잃은 숙길, 못된 짓이 늘다
三五 종아리를 치니 목이 메어 울다
三六 뒤통수를 다섯 번이나 때리다
三七 손자야 열이 나는 것은 본디 너의 고질병이니
三八 귀가 짓물러 손에 수건을 감아주다
三九 독이 눈초리까지 번져 침으로 째다
四十 아! 이 지독한 신열의 세월이여
四一 나쁜 버릇은 매로 다스려야 한다
四二 공부 안 하면 그네를 끊겠다고 협박하다
四三 눈을 부릅뜨고 갑자기 욕을 하는 손자

제5장 청년기

四四 손녀 숙희가 독이 든 똥을 먹고 아프다
四五 손녀의 혼사가 어렵게 성사되다
四六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손자
四七 술이 깨길 기다려 온 가족이 매우 치다
四八 할아비의 상상 “아비 없는 한을 술로 푸나?”
四九 눈물을 흘리며 적은 할아비의 호소 편지
五十 점쟁이의 말을 듣고 이름을 수봉이라 바꾸다
五一 문정왕후가 죽고, 손자의 공부길이 열리다
五二 손자의 관례를 올리고 혼처를 알아보다
五三 할아비의 난폭함을 진심으로 경계한다
五四 할아비가 노쇠해지자 손자가 그걸 느끼네
五五 열일곱의 손자에게 남긴 육아일기
五六 아내의 장례를 치르고 죽다
五七 의병장이 된 손자 수봉의 짧은 생애

제2부 더불어 읽기

국내 최대의 태실지, 선석산 태봉
투금탄, 금보다 더 빛나는 형제간의 우애
조선시대의 과거 제도
역사책에 나오는 연도와 시간 알아보는 법
여묘살이와 삼년상
『묵재일기』와 채수의 『설공찬전』
끝내 아들을 얻지 못한 등유
사람의 목숨을 구해 자식을 얻은 마묵
어른이 되어가는 나이, 성동
사현과 남북조시대를 연 비수지전
산수시의 대가 사령운
술과 국화를 사랑했던 대시인, 도원량
유감과 무정보감
효를 말한 공자와 효를 실천한 증자
어머님은 하늘이시다
당대의 유림들과 주고받은 시문집, 『묵휴창수』
중국 제일의 미남 반악의 도망시
고시와 증삼
고정관념을 깨뜨린 사마온공

부록 아들딸과 함께 원문으로 읽어보는 『양아록』

서문序文 | 손자의 탄생을 기뻐하며 | 손자의 태를 묻다 | 성주 목사의 축시 | 조카 이염의 축시 | 아이 울음소리兒啼 | 얄미운 이와 벼룩憎蚤蝨 | 앉는 연습習坐 | 이가 나오다齒生 | 기어다니다匍匐 | 윗니가 나다 | 이질을 앓다兒痢嘆 | 이질이 오래 계속되다久痢嘆 | 처음으로 일어서다 | 걷는 연습習步 | 책 읽는 모습을 흉내 내다 | 돌잡이 | 말을 배우다學語 | 학질을 앓다兒瘧嘆 | 눈이 붉어지다赤目嘆 | 더위를 먹어 학질에 걸리다暑瘧嘆 | 손톱을 다치다傷爪嘆 | 이마를 다치다傷額嘆 | 놀라는 모습이 안타까워驚俱嘆 | 전염병이 돌다行疫嘆 | 밥을 잘 먹지 않는다厭食嘆 | 할아버지를 잘 따른다愛翁吟 | 글자를 가르치다誨字吟 | 젖니를 갈다毁齒吟 | 상을 당하여遭喪歎 | 종아리를 때리다 | 아이를 꾸짖다責兒吟 | 구운 고기를 먹고 탈이 나다食炙嘆 | 귓병을 앓다病耳嘆 | 귀에 부스럼이 나다耳腫嘆 |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매를 들다撻兒嘆 | 홍역을 앓다紅疫嘆 | 성급하고 화를 잘 낸다躁怒嘆 | 술을 마시고 취하다警醉嘆 | 마을에서 만든 술을 마시다飮村酒嘆 | 술 마시는 것을 경계하라少年醉酒戒 | 집안과 가족에 대한 글 | 대를 이을 자손을 바라는 축문 | 손자의 앞날을 기원하는 축문 | 손자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축문 | 손자와의 의견 차이로 성급히 화를 내다老翁躁怒嘆

참고문헌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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