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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단의 팬더
금단의 팬더
저자 : 타쿠미 츠카사
출판사 : 끌림(눈과마음)
출판년 : 2008
ISBN : 9788957518045

책소개

2008년 제6회〈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대상 수상작
일본 열도를 강타한 본격 미식(美食) 미스터리, 한국에 상륙하다!

우리나라에 비해 추리, 미스터리, 스릴러, 호러 관련 장르 소설의 규모가 큰 일본에는 신인 작가 등용문 격인 문학상의 종류 또한 참으로 다양하다. 따라서 관련 문학상에서 수상한다는 것은 '올해의 신인상' 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는 것과 다름없다. 추리소설 문학상으로는 '에도가와 란포상', '일본미스터리문학대상' 신인상,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 등이 있고, SF, 판타지, 호러 문학상에는 '일본SF대상' 신인상, '코마츠사쿄상', '일본판타지노벨' 대상 등이 있다. 그중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은 1988년 일본 다카라지마샤가 미스터리 소설 랭킹 소개를 시작으로, 2002년부터 신인 작가의 발굴을 위해 본격적인 장르문학상으로 제정하였다. 심사 위원들의 1차 심사를 통과한 작품들의 전반 부분을 인터넷에 공개하여 독자들의 투표수를 바탕으로 최종 수상작을 결정하는 이 상은 2002년 제1회 상금 1천2백만 엔으로 시작하여 2008년 현재, 우리 돈 2억 원에 달하는 상금이 최종 수상작에게 수여된다. 이는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에 갈수록 뜨거운 관심이 쏟아지고 있음과 동시에 무한한 가능성 또한 내재돼 있음을 보여주는 근거이다.

2008년 제6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을 수상한 본 작품, <금단의 팬더="">의 작가 타쿠미 츠카사는 전직 요리사로, 갻미식 미스터리갽라 부를 만한 이색 장편 소설을 탄생시켰다는 찬사를 받는다. 그가 소설을 집필하게 된 동기는 급작스럽고도 놀랍다. 과연 그럴 만한 것이 그는 고등학교 졸업 이후 요리사로 일할 당시까지 단 한 권의 책도 읽은 바가 없었다.
젊은 나이에 친구와 함께 작은 레스토랑을 개업한 그는 경영이 어려워지자 20대 후반에 샐러리맨으로 전향하여 피자 체인점에서 일했다. 그가 31세 되던 해, 아내는 그에게 마야베 미유키의 걑화차걒를 읽기를 권하였고, 그렇게 그는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운명적인 책을 만나게 되었다. 고등학교 이후 책 한 권을 제대로 읽지 않았을 만큼 문학과는 거의 담을 쌓고 지내던 그였건만, 작가가 되어보자는 당찬 꿈을 꾸고 즉각적으로 그 꿈의 실행을 위해 착수하였다. 이후 옆에서 묵묵히 용기를 북돋아주는 아내의 응원에 힘입어 당시 일하던 피자 체인점에서 계속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버는 틈틈이 집필 활동에 몰두했다. 그 결과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 수여에 빛나는 <금단의 팬더="">를 탄생시켰으니, 가히 그는 애초부터 천재적인 글재주를 가졌던 것이 아닌가 싶다.

저자는 고베의 프랑스 레스토랑 등지에서 십여 년 동안 요리 실력을 갈고닦은 전문 요리사로서,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작품 속에 십분 녹여냈다. 소설의 배경 또한 고베의 프랑스 요리업계를 바탕으로 하며, 주인공의 대사는 저자의 생각을 반영하고 있다. 다른 작가는 절대 쓸 수 없는 영역을 노렸다는 그는 자신이 제일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다 보니 자연스레 미스터리와 미식을 접목시킨 장르에 눈을 뜨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요리가 등장하는 장면들은 심사 위원들로부터 극찬을 받았으며 하루빨리 차기작을 발표해달라는 목소리 또한 높아져가고 있다. 요리 분야뿐 아니라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싶다고 말하는 그는 비단 미스터리라는 틀 안에서만 안주할 생각은 없다고도 밝혔다. 그의 차기작은 고베 제과업계의 뒷면을 그릴 예정으로, 독자들의 기대감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신이 내린 미각의 소유자, 그의 비틀린 욕망이 비극을 요리한다!

이 작품 속 주요 등장인물 중에는 걑식객걒의 대령숙수에 견줄만 한 인물이 있다. 바로 일흔둘의 나카지마 히로미치. 그는 날 때부터 남다른 미각의 소유자였다. 한때를 풍미한 저명한 요리평론가이자 요리 칼럼리스트이기도 한 그는 음식을 예술과 학문에 비유한다. 세상에서 그의 관심은 오로지 하나, 바로 황홀하리만치 혀의 감각을 사로잡는 미식(美食)이다.
철들었을 때부터 그에게는 멋진 미각에 갖추어져 있었다. 그것은 세상 누구도 갖지 못한, 신이 그만을 위해 내린 능력이었다. 그가 음식을 먹을 때면, 일단 무언가가 혀 위에 올려짐과 동시에 그것의 속삭임이 선명하게 들려오곤 했다. 그는 그처럼 신비한 능력을 주신 신께 감사하였다. 그리고 그 특별한 능력을 살려 미식의 길을 추구하고자 요리평론가의 길을 선택했다. 그는 수많은 경험과 세월을 거치며 세상의 온갖 것들을 맛보았다. 전 세계를 분주히 돌아다니면서 식물이며 곤충에 이르기까지, 먹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체험하였다.
그러던 어느 순간, 그는 진력이 나버렸다. 뛰어난 그의 미각에 흥미를 이끌어내고 그의 혀를 충족시킬 만한 것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아주 특별한 재료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그것은 인간으로서는 결코 탐해서는 안 될, 그의 비틀린 욕망이 부른 비극이었다.

"미식에 질려 있던 무렵, 나는 막연히 어떤 일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하늘의 계시에 이끌리듯 번뜩임이 있었던 게지요. 내 흥미를 끄는 것이 바로 내 가까이에 있다는 데에 생각이 미친 겁니다. 그리고 어느새 그 바람은 부풀어갔습니다. 단순한 요리가 아니라 내 미식 편력의 집대성으로서 맛보고 싶어진 겁니다."
_본문 중에서

글을 읽는 동안 무의식중에 입맛을 다시게 하는 화려한 요리의 향연이 경악할 만한 살인 사건과 만났다!
<금단의 팬더="">는 읽는 동안 욕지기가 날 만큼 노골적으로 살인 사건을 묘사하지 않는다. 이 소설은 요리를 현업으로 삼고 있는 요리인들 혹은 요리에 조예가 깊은 이라면 누구나 처음 사용해보는 소재로 새로운 맛을 만들어보고자 하는 욕구가 있음을 모티브로 삼았다. 미스터리물이기에 살인 장면도 있어야 하지만, 작가는 식욕이 떨어질 만한 참극 묘사는 자제했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이 책이 후반부로 치달을수록 소름이 끼치고 머릿속은 끔찍한 상상으로 인해 얼어붙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작가가 풀어내는, 이 소설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미스터리 전개법에 있다.
분명히 독자는 글을 읽고 있다. 이 소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문자로 읽고, 그것을 받아들여 각자의 머릿속에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처음엔 콧속을 자극하는 맛있는 향내가 어디선가 솔솔 풍겨오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접하기 힘든 프랑스 요리인지라 지금껏 먹어본 적은 없지만, 그 냄새만큼은 절로 군침이 고이게 할 만큼 향기롭기 그지없다. 냄새로 자극받은 독자의 눈앞에는 보는 것만으로도 황홀하기 그지없는 요리가 펼쳐진다. 발음하기도 녹록치 않은 프랑스 요리들이지만, 그 선명한 빛깔과 가히 예술이라 불릴 만한 데커레이션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그리고 이제, 드디어 시식의 시간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그 요리를 이제 맛볼 시간인 것이다.
독자의 얼굴에는 행복한 포만감으로 미소가 그려진다. 혀끝에는 여전히 달콤하고도 씁쓰레한 맛의 여운이 감돌고, 온몸이 노곤해지며 잠이 몰려오는 듯도 하다. 따듯한 햇살과 솔솔 부는 봄바람 속에서 책장을 하나하나 넘기던 독자의 눈이 만족감으로 웃음을 짓고 있다.
그러던 어느 순간, 열심히 글자를 따라가던 독자의 눈이 놀라움으로 커지고, 부드럽게 책장을 넘기던 손가락은 그 자리에 얼어붙는다. 그렇다. 독자는 본격적으로 등골을 얼어붙게 할 공포의 단서를 잡은 것이다. 하지만 소름 끼칠 정도로 오싹함은 느낄지언정 책장을 덮어버릴 만큼의 거부감은 들지 않는다. 오히려 긴장감이 형성된 이후로 책장은 거침없이 넘어가고 있다.
그리고 드디어, 극중 인물들이 발견해낸 그것, 갻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그 냉장고 속의 끔찍한 재료갽를 인지한 후부터 독자의 머리와 가슴은 상상과 유추로 분주하다 못해 숨이 가쁘다. '그것'을 먹다니, '그것'으로 요리를 한다니, 그렇고 그런 공포영화 내지 호러소설 속에서 수도 없이 언급된 이야깃거리이지만, 걑금단의 팬더걒가 말하는 갻그것갽은 더욱 끔찍하기 그지없다. 단순히 '그것'을 먹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극중 소름 끼칠 만큼 인간 광기의 끝을 보여주는 그 인물의 목적은 '그것'의 맛을 최상으로 끌어낼 만한 고도의 요리법으로 '음미'하기 위해서이다. 작가는 그 과정을 직접적으로 글 속에 묘사하지 않았지만, 독자는 그것을 자연스레 상상하게 된다. 과연 어느 정도의 섬뜩함과 잔인함을 느끼게 할 요량이었는지,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 상상하게 만드는 작가의 필치는 그 어떤 노골적인 묘사보다 소름 끼친다.
사건이 클라이맥스를 향해 갈수록 독자는 일종의 배신감을 맛본다. 혀를 온통 마비시킬 정도의 강렬한 맛의 세계로 빠져들게 하더니, 단숨에 공포로 몰고 가는 작가의 글에서 느끼는 배신감이자 그에게 보내는 찬사이기도 한 것이다. 이 소설의 제목이 <금단의 팬더="">라 지어진 이유, 그것은 희고 검은 팬더의 무늬처럼 빛과 그림자를 나타내고자 했기 때문이다. 흰 것은 온화하게 대나무를 입에 넣는 본능이고, 검은 것은 사납게 고기를 탐하는 본능을 말한다. 이것은 곧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인간의 이중성에 대한 장치이며, 전혀 예측할 수 없을 만큼 온화하고 심오하게 묘사된 인물이 어느 순간 인간의 경계를 넘어서는 만행을 서슴지 않는 양면성과 상통한다.
세련된 상황 묘사와 단숨에 빨아들일 듯한 흡입력을 자랑하는 이 작품은 미스터리 대상 수상작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작가의 탁월한 필치가 돋보이는 수작으로, 한 번 손에 잡으면 결코 내려놓을 수 없을 정도로 가공할 만한 흡입력을 발휘한다.


<추천평>
"요리의 이미지가 눈앞에 그려지는, 침이 고일 정도로 리얼한 묘사가 돋보이는 소설! 지난 10년간을 통틀어 이렇듯 맛있는 미스터리는 없었다!"
_오오모리 노조미(번역가ㆍ평론가)

"요리 소설 장르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킬 탁월한 작품이다. 이 소설을 읽고 난 뒤 마치 미스터리라는 양념을 가미한 일품요리를 먹은 것처럼 만족스런 포만감을 느꼈다."
_가야마 후미로(칼럼니스트)

"미각 자체를 이렇게까지 생생하면서도 예술적으로 그려내다니, 예사로운 필치가 아니다. 이 소설을 제6회 <이 미스터리는="" 대단하다!=""> 대상으로 선정하게 된 것을 심사 위원으로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_차키 노리오(서평가)

"리얼한 요리 묘사와 살인 사건을 해결해나가며 생성되는 등장인물 간의 공방은 이 소설이 가진 최고의 매력이다! 만약 이 소설이 요리였다면 순식간에 먹어 치웠을 것이다."
_요시노 진(서평가)
[publisher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리얼하게 미각을 그리는 신인 작가의 언어가 독자의 혀를 자극한다!

우리나라에 비해 추리, 미스터리, 스릴러, 호러 관련 장르 소설의 규모가 큰 일본에는 신인 작가 등용문 격인 문학상의 종류 또한 참으로 다양하다. 따라서 관련 문학상에서 수상한다는 것은 ‘올해의 신인상’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는 것과 다름없다. 추리소설 문학상으로는 ‘에도가와 란포상’, ‘일본미스터리문학대상’ 신인상,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 등이 있고, SF, 판타지, 호러 문학상에는 ‘일본SF대상’ 신인상, ‘코마츠사쿄상’, ‘일본판타지노벨’ 대상 등이 있다. 그중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은 1988년 일본 다카라지마샤가 미스터리 소설 랭킹 소개를 시작으로, 2002년부터 신인 작가의 발굴을 위해 본격적인 장르문학상으로 제정하였다. 심사 위원들의 1차 심사를 통과한 작품들의 전반 부분을 인터넷에 공개하여 독자들의 투표수를 바탕으로 최종 수상작을 결정하는 이 상은 2002년 제1회 상금 1천2백만 엔으로 시작하여 2008년 현재, 우리 돈 2억 원에 달하는 상금이 최종 수상작에게 수여된다. 이는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에 갈수록 뜨거운 관심이 쏟아지고 있음과 동시에 무한한 가능성 또한 내재돼 있음을 보여주는 근거이다.
2008년 제6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을 수상한 본 작품, 『금단의 팬더』의 작가 타쿠미 츠카사는 전직 요리사로, ‘미식 미스터리’라 부를 만한 이색 장편 소설을 탄생시켰다는 찬사를 받는다. 그가 소설을 집필하게 된 동기는 급작스럽고도 놀랍다. 과연 그럴 만한 것이 그는 고등학교 졸업 이후 요리사로 일할 당시까지 단 한 권의 책도 읽은 바가 없었다.
젊은 나이에 친구와 함께 작은 레스토랑을 개업한 그는 경영이 어려워지자 20대 후반에 샐러리맨으로 전향하여 피자 체인점에서 일했다. 그가 31세 되던 해, 아내는 그에게 마야베 미유키의 『화차』를 읽기를 권하였고, 그렇게 그는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운명적인 책을 만나게 되었다. 고등학교 이후 책 한 권을 제대로 읽지 않았을 만큼 문학과는 거의 담을 쌓고 지내던 그였건만, 작가가 되어보자는 당찬 꿈을 꾸고 즉각적으로 그 꿈의 실행을 위해 착수하였다. 이후 옆에서 묵묵히 용기를 북돋아주는 아내의 응원에 힘입어 당시 일하던 피자 체인점에서 계속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버는 틈틈이 집필 활동에 몰두했다. 그 결과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 수여에 빛나는 『금단의 팬더』를 탄생시켰으니, 가히 그는 애초부터 천재적인 글재주를 가졌던 것이 아닌가 싶다.
저자는 고베의 프랑스 레스토랑 등지에서 십여 년 동안 요리 실력을 갈고닦은 전문 요리사로서,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작품 속에 십분 녹여냈다. 소설의 배경 또한 고베의 프랑스 요리업계를 바탕으로 하며, 주인공의 대사는 저자의 생각을 반영하고 있다. 다른 작가는 절대 쓸 수 없는 영역을 노렸다는 그는 자신이 제일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다 보니 자연스레 미스터리와 미식을 접목시킨 장르에 눈을 뜨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요리가 등장하는 장면들은 심사 위원들로부터 극찬을 받았으며 하루빨리 차기작을 발표해달라는 목소리 또한 높아져가고 있다. 요리 분야뿐 아니라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싶다고 말하는 그는 비단 미스터리라는 틀 안에서만 안주할 생각은 없다고도 밝혔다. 그의 차기작은 고베 제과업계의 뒷면을 그릴 예정으로, 독자들의 기대감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신이 내린 미각의 소유자, 그의 비틀린 욕망이 비극을 요리한다!

이 작품 속 주요 등장인물 중에는 『식객』의 대령숙수에 견줄만 한 인물이 있다. 바로 일흔둘의 나카지마 히로미치. 그는 날 때부터 남다른 미각의 소유자였다. 한때를 풍미한 저명한 요리평론가이자 요리 칼럼리스트이기도 한 그는 음식을 예술과 학문에 비유한다. 세상에서 그의 관심은 오로지 하나, 바로 황홀하리만치 혀의 감각을 사로잡는 미식(美食)이다.
철들었을 때부터 그에게는 멋진 미각에 갖추어져 있었다. 그것은 세상 누구도 갖지 못한, 신이 그만을 위해 내린 능력이었다. 그가 음식을 먹을 때면, 일단 무언가가 혀 위에 올려짐과 동시에 그것의 속삭임이 선명하게 들려오곤 했다. 그는 그처럼 신비한 능력을 주신 신께 감사하였다. 그리고 그 특별한 능력을 살려 미식의 길을 추구하고자 요리평론가의 길을 선택했다. 그는 수많은 경험과 세월을 거치며 세상의 온갖 것들을 맛보았다. 전 세계를 분주히 돌아다니면서 식물이며 곤충에 이르기까지, 먹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체험하였다.
그러던 어느 순간, 그는 진력이 나버렸다. 뛰어난 그의 미각에 흥미를 이끌어내고 그의 혀를 충족시킬 만한 것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아주 특별한 재료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그것은 인간으로서는 결코 탐해서는 안 될, 그의 비틀린 욕망이 부른 비극이었다.

“미식에 질려 있던 무렵, 나는 막연히 어떤 일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하늘의 계시에 이끌리듯 번뜩임이 있었던 게지요. 내 흥미를 끄는 것이 바로 내 가까이에 있다는 데에 생각이 미친 겁니다. 그리고 어느새 그 바람은 부풀어갔습니다. 단순한 요리가 아니라 내 미식 편력의 집대성으로서 맛보고 싶어진 겁니다.”
_본문 중에서

글을 읽는 동안 무의식중에 입맛을 다시게 하는 화려한 요리의 향연이
경악할 만한 살인 사건과 만났다!


『금단의 팬더』는 읽는 동안 욕지기가 날 만큼 노골적으로 살인 사건을 묘사하지 않는다. 이 소설은 요리를 현업으로 삼고 있는 요리인들 혹은 요리에 조예가 깊은 이라면 누구나 처음 사용해보는 소재로 새로운 맛을 만들어보고자 하는 욕구가 있음을 모티브로 삼았다. 미스터리물이기에 살인 장면도 있어야 하지만, 작가는 식욕이 떨어질 만한 참극 묘사는 자제했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이 책이 후반부로 치달을수록 소름이 끼치고 머릿속은 끔찍한 상상으로 인해 얼어붙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작가가 풀어내는, 이 소설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미스터리 전개법에 있다.
분명히 독자는 글을 읽고 있다. 이 소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문자로 읽고, 그것을 받아들여 각자의 머릿속에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처음엔 콧속을 자극하는 맛있는 향내가 어디선가 솔솔 풍겨오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접하기 힘든 프랑스 요리인지라 지금껏 먹어본 적은 없지만, 그 냄새만큼은 절로 군침이 고이게 할 만큼 향기롭기 그지없다. 냄새로 자극받은 독자의 눈앞에는 보는 것만으로도 황홀하기 그지없는 요리가 펼쳐진다. 발음하기도 녹록치 않은 프랑스 요리들이지만, 그 선명한 빛깔과 가히 예술이라 불릴 만한 데커레이션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그리고 이제, 드디어 시식의 시간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그 요리를 이제 맛볼 시간인 것이다.
독자의 얼굴에는 행복한 포만감으로 미소가 그려진다. 혀끝에는 여전히 달콤하고도 씁쓰레한 맛의 여운이 감돌고, 온몸이 노곤해지며 잠이 몰려오는 듯도 하다. 따듯한 햇살과 솔솔 부는 봄바람 속에서 책장을 하나하나 넘기던 독자의 눈이 만족감으로 웃음을 짓고 있다.
그러던 어느 순간, 열심히 글자를 따라가던 독자의 눈이 놀라움으로 커지고, 부드럽게 책장을 넘기던 손가락은 그 자리에 얼어붙는다. 그렇다. 독자는 본격적으로 등골을 얼어붙게 할 공포의 단서를 잡은 것이다. 하지만 소름 끼칠 정도로 오싹함은 느낄지언정 책장을 덮어버릴 만큼의 거부감은 들지 않는다. 오히려 긴장감이 형성된 이후로 책장은 거침없이 넘어가고 있다.
그리고 드디어, 극중 인물들이 발견해낸 그것,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그 냉장고 속의 끔찍한 재료’를 인지한 후부터 독자의 머리와 가슴은 상상과 유추로 분주하다 못해 숨이 가쁘다. ‘그것’을 먹다니, ‘그것’으로 요리를 한다니, 그렇고 그런 공포영화 내지 호러소설 속에서 수도 없이 언급된 이야깃거리이지만, 『금단의 팬더』가 말하는 ‘그것’은 더욱 끔찍하기 그지없다. 단순히 ‘그것’을 먹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극중 소름 끼칠 만큼 인간 광기의 끝을 보여주는 그 인물의 목적은 ‘그것’의 맛을 최상으로 끌어낼 만한 고도의 요리법으로 ‘음미’하기 위해서이다. 작가는 그 과정을 직접적으로 글 속에 묘사하지 않았지만, 독자는 그것을 자연스레 상상하게 된다. 과연 어느 정도의 섬뜩함과 잔인함을 느끼게 할 요량이었는지,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 상상하게 만드는 작가의 필치는 그 어떤 노골적인 묘사보다 소름 끼친다.
사건이 클라이맥스를 향해 갈수록 독자는 일종의 배신감을 맛본다. 혀를 온통 마비시킬 정도의 강렬한 맛의 세계로 빠져들게 하더니, 단숨에 공포로 몰고 가는 작가의 글에서 느끼는 배신감이자 그에게 보내는 찬사이기도 한 것이다. 이 소설의 제목이 『금단의 팬더』라 지어진 이유, 그것은 희고 검은 팬더의 무늬처럼 빛과 그림자를 나타내고자 했기 때문이다. 흰 것은 온화하게 대나무를 입에 넣는 본능이고, 검은 것은 사납게 고기를 탐하는 본능을 말한다. 이것은 곧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인간의 이중성에 대한 장치이며, 전혀 예측할 수 없을 만큼 온화하고 심오하게 묘사된 인물이 어느 순간 인간의 경계를 넘어서는 만행을 서슴지 않는 양면성과 상통한다.
세련된 상황 묘사와 단숨에 빨아들일 듯한 흡입력을 자랑하는 이 작품은 미스터리 대상 수상작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작가의 탁월한 필치가 돋보이는 수작으로, 한 번 손에 잡으면 결코 내려놓을 수 없을 정도로 가공할 만한 흡입력을 발휘한다.
[kyobo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등장인물



Chapter1

Chapter2

Chapter3

Chapter4

Chapter5

Chapter6



옮긴이의 글
[aladdin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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