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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섬들
역사의 섬들
저자 : 마셜 살린스
출판사 : 뿌리와이파리
출판년 : 2014
ISBN : 9788964620403

책소개

살해당한 하와이 쿡 선장의 미스터리를 구조와 역사의 변증법으로 규명하다!

『역사의 섬들』은 하와이에 닻을 내린 18세기 영국 탐험가 제임스 쿡 선장의 살해 사건을 통해 구조와 역사의 관계를 규명한 역사인류학의 고전이다. 저자는 쿡 살해자의 정체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하와이의 신화와 의례에 대한 분석을 수행하고, 이를 통해 하와이 원주민의 사회와 문화, 그리고 그들의 역사의식을 밝혀낸다. 더불어 피지와 뉴질랜드 원주민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자료들을 비교대상으로 삼아 폴리네시아 원주민의 생활과 사고의 세계를 보여준다. 현대 인류학의 주요한 흐름을 이끌어온 저자 살린스는 역사학과 인류학의 고전적 경계를 허물고 문화에 대한 인류학적 경험으로써 역사 개념을 깨뜨리고 있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쿡 선장은 왜 하와이의 신이 되고, 왜 살해당했는가?
―‘구조와 역사의 관계’를 규명한 역사인류학의 고전


1779년 1월 17일, 제3차 항해 중에 하와이 섬 연해를 시계방향으로 한 바퀴 돌아 ‘신의 길’ 케알라케코아 만에 레졸루션호와 디스커버리호의 닻을 내린 제임스 쿡 선장은 평화와 농경의 신 로노로서 무려 1만 명의 하와이인들에게 열광적인 환대를 받았다. 그리고 2월 14일 일요일 아침, 숭배받는 존재에서 적의의 대상으로 바뀐 이 위대한 항해가는 자신이 영국 버밍햄에서 만들어 가져온 선물이자 교역품인 철제 단검을 쥔 누군가에게 살해당한다.
“하와이인들에게 쿡은 인간을 위해 대지가 열매 맺도록 하는 신이었다. 평화와 농경의 기술을 수호하는 생산의 신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유럽 쪽에서 볼 때도, 그는 ‘애덤 스미스의 이상을 세계 차원에서 실현하는 대리인’으로서, 마찬가지로 시장의 평화적인 ‘침투’의, 즉 무지몽매한 사람들에게 문명을 전해주고 전 세계에 부를 가져올 전도양양한 상업적 팽창의 영혼의 화신이다. 쿡은 그 길을 개척하여 경로와 자원과 시장을 결정할 터였다. 따라서 팍스 브리타니카의 선구자였던 쿡은 동시에 부르주아 로노이기도 했던 것이다.”(216쪽)
그런데 쿡 선장은 왜 처음에는 숭배받는 신이 되고, 왜 몇 주 지나지 않아 거꾸로 신에게 바쳐지는 제물로 탈바꿈했을까? 8~10명에 이르는 ‘용의자’ 가운데 그를 찌른 사람은 누구일까? 지은이 마셜 살린스는 “기초적인 범주들로부터 연역하는 셜록 홈스의 방식에 따라” 살해자를 찾아내고, 하와이, 나아가 피지 및 마오리족의 신화와 ‘백인 접촉시대’의 역사에 대한 분석을 통해 ‘구조와 사건(역사)의 관계’라는 핵심적인 주제에 대한 논의를 펼친다.
지은이는 “가난은 재화의 많고 적음에 있는 게 아니라 사람들 간의 관계에서 나타난다”고 주장하며 수렵채집사회를 ‘최초의 풍요로운 사회’로 그린 『석기시대 경제학』(1972, 뿌리와이파리 근간)으로 널리 알려진 인류학계의 거장이다. 1985년 저작인 이 책 『역사의 섬들』의 서장에서 그는, 자신의 과제가 역사학과 인류학의 고전적 경계를 허물고 “문화에 대한 인류학적 경험으로써 역사 개념을 깨뜨리는” 데에 있다고 밝힌다. 역사적 사건이란 무엇인가? 역사와 구조는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상징적 행위는 의미의 문화적 도식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다섯 개의 강연, 그리고 책 전체의 문제의식과 논지를 정리한 서장은 이와 같은 질문들을 중심축으로 회전한다.

기능주의, 구조주의의 이분법은 틀렸다!
“역사는 문화에 의해 질서가 형성된다. 다양한 사회에서 아주 다양한 방식으로, 사물의 의미의 도식에 따라. 물론 역도 성립한다. 문화의 도식은 역사적 질서에 의해 형성된다. 왜냐하면 의미는, 많건 적건 실천적 행동을 통해 재평가되기 때문이다. 이 모순의 합명제는 관련된 인간, 즉 역사 주체의 창조적 행동 속에서 펼쳐진다. (…) 이것이 이 책의 대략의 논지이다. 그것은, 인류학자들이 흔히 ‘구조’라고 부르는 것, 즉 문화질서의 상징적 관계는 결국 역사적으로 조건지어진 어떤 것이라는 주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서장, 7~8쪽)
살린스는 래드클리프-브라운으로 대표되는 기능주의의 전성기 이후에, 그리고 소쉬르의 영향을 받은 구조주의에서 더욱 확고해진 “대부분의 인문학 분야에서 발견되는, ‘구조’와 ‘역사’를 이항대립으로서 포착하는 개념을 명백히 거부한다”. 과거와 현재, 정적인 것과 동적인 것, 시스템과 사건, 하부구조와 상부구조, 개인과 집단, ‘현실적인 것’과 ‘이데올로기적인 것’, 남성과 여성, 하늘과 땅 같은 근원적인 이항대립(이분법)이 “현상학적으로 잘못된 길로 이끌 뿐만 아니라 분석의 도구로서도 쇠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핵심적인 문화적 범주가 ‘양의적’이거나 ‘상호모순적’이거나 ‘논리적으로 불안정’하다는 결론이 흔히 도출된다. 이러한 결론은 한걸음 더 나아가, 범주를 다양한 맥락에 적용해본다면 범주의 애매함을 없앨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구조를 그렇게 파악하는 것, 즉 차례차례로 맥락에 맞추어 제시된 명제들의 세트로서 파악하는 것은 논리를 끝까지 끌고 나가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특수한 것으로 발전시키지도 못한다. 맥락에 묶인 이 모든 정식은 단지 문화의 도식의 우연적 표상, 즉 (관찰자이건 참여자이건) 관심영역의 시점에서 본 일시적인 단면에 지나지 않는다. 전체를 관통하는 논리는 범주들의 생성적 발전 안에 존재하며, 바로 이러한 발전에 의해서만 구조의 모든 정태적이고 부분적인 표현형태들이 동기화되는 것이다. 오로지 구조의 내적인 통시성에 의해서만 논리적 형식의 ‘양의성’을 합명제로 파악하거나, 맥락에 따른 가치규정을 맥락에 대한 규정적 가치평가로서 이해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기본형태들의 문화적 생명인 것이다.”(176쪽)

오베예세케레 대 살린스 논쟁, 그리고 ‘역사의 섬들’
한편, 쿡 선장의 죽음을 이처럼 “하와이인의 문화 도식에 근거해 해석하는 살린스는 탈식민주의 쪽의 비판에 직면했다. 행위자의 관점을 재현하려는 서구의 시도가 오히려 비서구문화의 실체화에 기여하고, 연구자와 연구대상 사이의 불균등 권력관계를 포함한다는 것이다. 살린스는 구조와 역사를 연계하여 고찰함으로써 한편으로는 비서구적 역사성을 인정하고 비유럽중심주의적 역사이론을 대변하지만, 그럼으로써 다른 한편으로 그의 문화 개념은 특수한 서구적 오리엔탈리즘의 실천, 원주민의 침묵 및 다른 문화들의 실체화에 대한 책임을 떠안게 된다.”(옮긴이)
스리랑카 출신의 인류학자 가나나트 오베예세케레가 쿡 선장은 신이 아니라 수장(추장)으로서, 잠재적인 동맹세력으로서 환대받았을 뿐이라고 살린스의 연구를 비판하며 『쿡 선장의 신격화―태평양에서 유럽인의 신화 만들기』(1992)를 내고, 살린스가 『원주민은 어떻게 생각하는가―예를 들어 쿡 선장에 관하여』(1995)로 다시 반박하며 벌인 논쟁은 인류학 전반에 대한 문제제기와 토론으로 확산되었다. “타자에 관해 안다는 것은 무엇으로 적절하게 구성되어 있는가? 그게 가능한가? 그게 좋은가?”

여러모로 흥미진진하기 이를 데 없고 곱씹을수록 깊은 맛이 우러나지만, 어쨌든 이 책은 인류학, 나아가 인문학 일반의 주요한 주제를 다루는 만만치 않은 고전급의 학술서다. 그래서 지은이도 옮긴이도 권한다, ‘제4장 제임스 쿡 선장, 또는 죽어가는 신’부터 읽되, 필요할 때마다 ‘일종의 요약’이자 논지의 핵심을 간추린 서장으로 돌아가 흐름을 잡으라고. ‘섬들’에서는 늘 ‘역사’가 만들어지고, 우리 모두는 ‘선장’이자 ‘(원)주민’이고 동시에 지은이 살린스이기 때문이다.

“『역사의 섬들』(이 제목은 저자의 논증에 깔린 여러 겹의 의미와 유머감각을 보여주는 익살이다)은 (…) 폴리네시아와 관련된 주제를 다룬 다섯 개의 강연과 책 전체를 꿰뚫는 이론적 함의를 정리한 서장으로 엮여 있다. 박식하고, 재치가 넘치며, 삐딱하고, 논증이 불투명한 문체(…) 그 결과는, 전통적인 사고에 갇힌 역사가들을 자극하는 뛰어난 인류학자의 다시 쓰는 역사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역사와 구조의 관계에 대한 아주 흥미로운 논의다.” ―피터 개더콜, 『타임스 리터러리 서플리먼트』

책속으로 추가

-그렇다면 누가 쿡 선장을 죽였을까? 사건이 일어난 당일부터 50여 년 후에 이르기까지 나온 사료들을 종합해보면, ‘쿡 선장을 죽인 남자’―보통은 철제 단검으로 그를 처음 찌른 사람을 가리킨다―로 거명되는 사람은 8명에서 10명에 이른다. 이 습격자로 추정되는 이름은 파헤아, 누하, 피홀레, 포헤와 등이다. 이들을 지위, 가문, 그리고 다른 사회적 지표에 따라 구분해놓은 기록들은 아주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줄 것이다. 나는 미스터리를 풀 수 있는 열쇠는 항상 기초적인 범주라는 점을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그렇지, 친애하는 왓슨?) (182~3쪽)

-쿡의 죽음은 곧 로노의 죽음이다. 이 사건은 절대적으로 유일무이한 사건이었고, 또한 해마다 반복되었다. 그것은 바로 이 사건이 (그리고 어떤 사건이든) 두 가지 차원에서, 개인적인 행위로서 그리고 집단적인 표상으로서, 좀 더 풀어 설명하자면 특정한 개인적 삶의 역사와 그것을 넘어선, 그보다 위에 있는 사회의 존재인 역사 사이의 관계로서, 동시에 전개되기 때문이다. 클리퍼드 기어츠의 말을 빌리면, 사건이라는 것은 보편적 현상의 둘도 없는 구현이다. 그러므로 한편에는 역사의 우연성과 개별 행위의 특수성이, 다른 한편에는 우리가 거기서 어떤 문화적 질서를 인식하는 사건의 회귀적인 차원이 동시에 존재한다.(183쪽)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서장

제1장 쿡 항해기 보유, 또는 야생의 산술
1. 비너스를 보다―역사
2. 다시 비너스를 보다―사랑의 민족지
3. 수행적 구조

제2장 시대가 다르면 관습도 다르다―역사의 인류학
1. 영웅의 역사
2. 신화적 프락시스
3. 구조적·역사적 인류학

제3장 이방인 왕, 또는 피지의 뒤메질

제4장 제임스 쿡 선장, 또는 죽어가는 신
1. ‘결코 예견될 수도, 예방될 수도 없었던 연쇄적 사건’
2. ‘나나 이 케 쿠무’, 원천을 들여다보라
3. 역사, 또는 신화적 프락시스

제5장 구조와 역사
1. 상징적 삶의 현상학
2. 반명제와 합명제

옮기고 나서/ 참고문헌/ 찾아보기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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