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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정치, 전쟁 (1930년대 에스파냐의 토지개혁)
토지, 정치, 전쟁 (1930년대 에스파냐의 토지개혁)
저자 : 황보영조
출판사 : 삼천리
출판년 : 2014
ISBN : 9788994898315

책소개

『토지, 정치, 전쟁』은 1930년대 에스파냐에서 전개된 토지개혁을 역동적인 현실 정치 속에서 분석한 연구서이다. 이 책은 토지 문제를 둘러싼 개혁 세력의 입장과 활동뿐만 아니라 반대 세력의 입장과 활동도 동일한 비중으로 다루고 있다. 다시 말하면 토지개혁을 추진한 과정만큼이나 그것을 저지시킨 과정도 동시에 고려할 때 각 정당과 사회단체의 이해관계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실제로 우파와 사용자들이 중심이 된 개혁 반대 세력이 개혁 세력이 훨씬 더 관심을 기울이며 저항하고 공격하고 성토하는 대목을 실감나게 묘사는 게 이 책의 특징이기도 하다. 당대의 신문과 기관지, 팸플릿, 회고록, 학술서와 최신 연구 논문을 바탕으로 쓴 이 책은 전통적인 사회경제사가 흔히 놓치고 있는 현실 정치와 사회운동 속에서 파악함으로써 에스파냐 현대사를 이해할 수 있게 했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에스파냐 내전의 뿌리와 배경

에스파냐 내전을 다룬 켄 로치의 영화 《랜드 앤 프리덤》이 1990년대 중반 국내에 개봉된 적이 있다. 영화가 시작되고 얼마 안 되어, 좀 지루하지만 인상적인 장면이 하나 나온다. 치열한 전투 끝에 프랑코 반란군이 점령하고 있던 마을을 해방시킨 반파시스트 민병대는 대지주의 저택에서 둘러 앉아 열띤 토론을 벌인다. 그 자리에는 공산주의자, 자유주의자, 아나키스트 등 다양한 이념을 가진 에스파냐인들 뿐 아니라 공화국을 수호하기 위해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아일랜드에서 달려온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토론의 주제는 바로 토지 문제였다. 토론은 사상과 이념에 앞서 토지를 둘러싸고 벌어졌고 다양한 의견이 나온 끝에 토지를 집단화하는 것으로 결론이 난다.

토지개혁과 20세기 세계사

20세기의 역사학자들은 중세에서 근대로, 봉건제에서 자본주의로 이행하는 시기를 주요 연구대상으로 삼아 왔다.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사회는 봉건적 절대왕정과 귀족사회를 무너뜨린 시민혁명뿐 아니라 봉건적 생산관계를 해체하는 토지혁명에서 비롯되었다. 정치, 혁명, 내전 할 것 없이 어떤 형태로든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과정에서 토지는 늘 중심을 차지했다. 1917년 러시아혁명 이래 토지 문제는 중국(1949)과 쿠바(1959) 같은 사회주의 국가는 물론이고 식민지에서 해방된 제3세계 여러 나라들에서도 새로운 국가의 모양새를 결정짓는 사안이었다. 토지개혁이 새로운 헌법을 제정하거나 기존 헌법을 과감하게 수정하는 형태로 진행되기도 하고 정부 형태의 변화와 더불어 나타나기도 했다. 뭐니 뭐니 해도 토지개혁은 소수의 수중에 집중된 소유의 구조를 개혁해서 사회적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는 데 목적이 있었고 이런 개혁은 경제 민주주의를 지향하고 있었다. 역사학자들은 20세기를 ‘토지개혁의 세기’라고 일컫는다.
그렇다면 1930년대 에스파냐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세계사적으로 대공황 이후 파시즘이 세력을 얻고 궁극적으로는 제2차 세계대전이 기다리고 있던 1930년대 에스파냐에서는 이후 20세기를 결정짓는 혁명과 반동의 소용돌이가 일고 있었다. 유럽에서는 비교적 늦은 시기에 혁명으로 군주제를 폐지하고 공화국을 수립했으나 인민전선 정부의 개혁에 반발하여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프랑코가 내전에서 승리함으로써 에스파냐는 1970년대 중반까지 독재정권 아래에 놓이게 된다.

개혁과 보수, 혁명과 전쟁의 드라마!

“공화국 정부가 아니었으면 봉건적이고 시대착오적이며 반경제적인 토지제도가 변함없이 이어졌을 것이고 실업자들이 넘쳐나고 불공평한 분배, 비합리적 경작 체제가 변함없이 유지될 것이다. 토지가 사회적 기능을 수행한다는 것은 기적이다. 이 기적을 공화국 정부가 이룩해 낼 것이다.”
― 마르셀리노 도밍고(제2공화국 농업부 장관)

《토지, 정치, 전쟁》은 1930년대 에스파냐에서 전개된 토지개혁을 역동적인 현실 정치 속에서 분석한 연구서이다. 사회경제는 기본적으로 정치 구조의 토대가 되지만 한편으로 이 시기 에스파냐에서는 특히 정치 활동을 통해 진보와 후퇴를 거듭했다. 토지개혁이 새로운 헌법을 제정하거나 기존 헌법을 과감하게 수정하는 형태로 진행되기도 하고 정부 형태의 변화와 더불어 나타나기도 했다. 공화국의 가장 큰 역사적 사명은 토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고, 토지개혁법을 만들고 시행하는 과정에서 끝내 프랑코 쿠데타와 내전으로 치닫게 되는 발단이 되었다.
에스파냐 내전은 흔히 ‘이념의 각축장’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념의 각축은 내전의 배경이라 할 수 있는 공화정 아래에서 이미 벌어지고 있었다. 당시 에스파냐 정계는 상대적으로 역사가 오래된 정당들로부터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신생 정당들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정당들의 박람회장을 방불케 했다. 보수 우익의 군주제 정당에서부터 극좌파의 공산당에 이르기까지 이념적 지향도 다양했고, 명망가 중심의 정당에서부터 노동자 대중의 정당에 이르기까지 지지 기반도 천차만별이었다. 선거를 통해 정치판이 짜이고 집권 정당은 토지개혁과 반개혁을 시행해 나갔고 반대 세력은 격렬하게 저항했다. 대체로 공화파는 토지 분배, 사회주의자는 토지 사회화(국유화), 아나키스트는 집산주의와 코뮌을 주장했다. 알레한드로 레룩스(급진공화당), 알칼라 사모라(공화우파), 힐 로블레스(에스파냐자치우익연합), 마누엘 아사냐(공화좌파), 인달레시오 프리에토(사회노동당), 호아킨 마우린(마르크스주의통합노동자당)을 비롯하여 각 세력을 대표하는 정치인들뿐 아니라 노동자총연맹(사회주의)과 전국노동연합(아나키즘)을 비롯한 노조와 농민 단체, 종교 단체, 사용자 단체 저마다 토지개혁에 대한 입장과 방안을 내놓고 경쟁했다.

혁명만큼 거센 저항과 반동

이 책은 토지 문제를 둘러싼 개혁 세력의 입장과 활동뿐만 아니라 반대 세력의 입장과 활동도 동일한 비중으로 다루고 있다. 다시 말하면 토지개혁을 추진한 과정만큼이나 그것을 저지시킨 과정도 동시에 고려할 때 각 정당과 사회단체의 이해관계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실제로 우파와 사용자들이 중심이 된 개혁 반대 세력이 개혁 세력이 훨씬 더 관심을 기울이며 저항하고 공격하고 성토하는 대목을 실감나게 묘사는 게 이 책의 특징이기도 하다. 당대의 신문과 기관지, 팸플릿, 회고록, 학술서와 최신 연구 논문을 바탕으로 쓴 이 책은 전통적인 사회경제사가 흔히 놓치고 있는 현실 정치와 사회운동 속에서 파악함으로써 에스파냐 현대사를 이해할 수 있게 했다.
1931년과 1933년, 1936년에 실시된 세 차례의 총선으로 성격이 다른 정부가 구성되고 성격이 다른 정치판이 짜이면서 토지개혁의 양상에 변화가 나타났다. 전통적인 연구와 달리 지은이는 이 가운데 1936년 2월의 총선을 주목하고 있다. 총선 결과 좌파가 승리는 토지 정책의 전면적인 변화를 예고한 것이라고 보았다. 실제로 새로 구성된 인민전선 정부의 농업부 장관 마리아노 루이스 푸네스는 취임하자마자 주요 조처를 취하면서 토지개혁에 박차를 가했다. 인민전선 정부는 인민전선의 선거 강령을 실현하는 차원에서 토지 정책을 추진했고 군사쿠데타가 일어나기 전까지 몇 달 사이에 농민들에게 엄청난 농지를 마련해 주었다. 극소수에게 토지 소유가 집중된 에스파냐 농촌에서 일하고 싶어도 부쳐 먹을 땅이 없거나 부쳐 먹을 땅뙈기가 있어도 입에 풀칠하기 어려운 농민들이었다.
하지만 결국 1936년 7월에 군사쿠데타가 일어나고 그 쿠데타가 내전으로 이어지면서 프랑코를 수반으로 하는 국민군 진영에서는 이전의 토지개혁을 전면 폐지하고 옛 지주들을 그들의 토지에 복귀시켜 주었다. 파블로 피카소, 조지 오웰, 헤밍웨이 같은 걸출한 20세기의 지성들은 물론이고 전 세계에서 공화국 지원병이 몰려들었지만, 내전의 패배로 에스파냐 현대사는 학살과 피비린내, 망명이라는 파시즘의 터널로 들어갔다.

21세기 글로벌 경제와 불평등

“토지개혁과 농촌 발전의 목적은 경제, 사회, 문화, 제도, 환경, 인간 등 모든 측면에서 농촌의 삶과 활동을 변혁시키는 데 있다. 이를 위한 목표와 전략은 영양 개선을 포함한 빈곤 완화에 집중되어야 하고 적절한 정책을 통해 공평한 성장을 이룩해야 한다.”
― 토지개혁과 농촌 발전 세계대회(1979년 7월, 로마)

글로벌 자본주의가 세계를 지배한다고 하지만, 지구에는 여전히 비자본주의적 토지 소유 관계에 묶여 있거나 토지 없는 농민이 많다. 부와 성장을 향해 질주하는 자본주의 아래에서 경제적 불평등과 가난은 여전히 21세기를 정의하는 열쇳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1930년대 에스파냐 토지개혁은 시공간을 초월하는 보편적 의미를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경제 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오늘날에도 참고할 만한 주제이다. 대학에서 서양 현대사를 가르치는 연구자로서 한국 사회의 현실과 미래를 고민하는 지은이의 머리말 글귀를 곱씹어볼 만하다. “남한의 자본주의와 북한의 사회주의를 어떻게 아울러야 할까? 가능한 시나리오와 그 근거를 모색하는 데 필요한 자료나 시사점들이 이곳에 들어있다. 통일에 앞서 이 나라의 토지 문제를 풀어 나가는 데도 매우 유용한 내용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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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머리말

서장 20세기 토지개혁의 흐름과 에스파냐
1. 20세기, 토지개혁의 세기
2. 에스파냐 토지개혁 연구의 주요 흐름
3. 주요 논점들과 문제 제기
4. 제2공화국의 정당과 사회단체
5. 연구 내용과 방법

1장 1930년 무렵의 토지 문제
1. 토지 소유 구조
2. 사회구조
3. 농업금융

2장 개혁의 서막
1. 공화국 선포와 임시정부
2. 임시정부의 대응
3. 제헌의회
4. 소유의 사회적 기능
5. 토지개혁을 둘러싼 법안들

3장 개혁의 몸부림
1. 아사냐 정부
2. 도밍고 안
3. 1932년 토지개혁법
4. 토지개혁의 전개

4장 보수 회귀
1. 정치판의 변화
2. 방향 전환
3. 사회주의자들의 급진화
4. 차지계약법을 둘러싼 갈등
5. 히메네스 페르난데스의 토지 정책
6. 1932년 토지개혁법 개정

5장 변혁의 물결
1. 인민전선 결성
2. 1936년 총선
3. 정부의 활동
4. 정당과 사회단체의 활동

6장 사회혁명과 보수 회귀
1. 내전의 발발
2. 공화 진영: 사회혁명
3. 국민 진영: 토지 반환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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