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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오염의 역사 (산업혁명부터 현대까지)
지구 오염의 역사 (산업혁명부터 현대까지)
저자 : 프랑수아 자리주|토마 르 루
출판사 : 에코리브르
출판년 : 2021
ISBN : 9788962632309

책소개

한 권으로 읽는 환경의 세계사

코로나19 팬더믹과 대선 정국으로 잠시 가려지기는 했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단일 주제로 우리가 가장 자주 접한 뉴스는 환경에 관한 것이었다. 멀리는 오스트레일리아와 미국 캘리포니아의 삼림을 잿더미로 만든 대화재와 태평양을 떠다니는 플라스틱 섬 등 해외 토픽부터 베이징의 역대급 스모그 참사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등 좀더 피부에 와닿는 문제, 그리고 잊을 만하면 반복되는 다국적 대기업의 화학제품 피해 소송과 공장의 맹독성 가스 누출 사고 같은 비극, 탄소 중립, 신재생 에너지, 수소 경제 등에 이르기까지.
환경 오염에 관한 단편적 지식이 어느 때보다 풍부해졌음에도, 사실 우리는 오염과 그것의 작용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오염은 유동적이어서 규정하기가 어렵고 그것의 한도에 대한 보편적이고 고정된 이해는 여전히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친환경 상품과 생태주의 라이프스타일이 대유행하고 있음에도, 환경 오염은 인류사의 어느 시기보다 다양해지고 심화되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한편 물과 탄소처럼 국경을 넘어 순환하는 현상에 대해서는 초국가적 접근법이 가능하지만, 지역적 차원으로 들어가면 환경 오염은 모든 풍경에 고르게 분포하지 않는다. 환경 오염이 현대적 삶의 일부가 된 지 오래지만, 인류가 환경과 맺는 관계에서 발생하는 이 현상에 대해 역사가들이 지금까지 세계사를 집필하지 못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프랑수아 자리주와 토마 르 루의 《지구 오염의 역사》는 18세기부터 1970년대까지 300여 년에 걸친 시기에 집중하며, 1970년대 이전에 오염 물질의 주요 생산지였던 유럽과 북아메리카를 중심으로 세계 오염의 역사를 다룬다. 물론 근대 산업화 이전에도 환경 오염이 존재했지만, 18세기부터 발전한 산업자본주의가 환경 오염의 성격과 규모와 범위를 전례 없는 수준으로 바꿔놓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오염이 지구 구석구석으로 퍼지는 환경 오염의 세계화 과정, 단일 현장에 위치한 분산된 소규모 공업에서부터 현대 공해 체제의 전형인 대규모 산업 복합 단지와 대량 오염 물질 확산으로의 이행을 추적하면서 제각각 다양한 형태로 펼쳐진 지역적 차원도 꼼꼼히 짚고 넘어간다.
이 새로운 역사의 주인공은 공해를 유발하는 산업가와 그것을 규제하려는 당국만이 아니라 과학자, 정치가, 인문학자, 생태 운동가, 어부와 농부 및 노동자 들이다. 연대하거나 공모하고 때로 적대하다가도 타협한 이들의 사회적 행동 및 반응은 환경 오염과 본질적으로 연결되어 있었고, 그것은 언제나 가장 가난한 사람, 가장 가난한 동네, 노동자가 많은 도시, 남반구 국가에 가장 큰 피해를 입혔다. 이 책은 연속적인 환경 오염의 주기와 등장 및 소멸을 형성한 사회적 권력 관계에 특별히 관심을 쏟으면서 공해의 역사 전체에 걸친 지배와 배제, 위계와 불평등의 논리를 철저히 파고든다. 이 책 《지구 오염의 역사》는 사회경제사와 법제사 그리고 과학기술사의 전통을 환경사의 새로운 방향과 연결하며 환경 문제를 세계사의 중심에 놓고자 하는 하나의 노력이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공해의 앙시앵 레짐과 새로운 공해 연금술

1부 “환경의 산업화 및 자유화(1700∼1830)”는 근본적으로 농촌 사회가 중심이던 시대라 오염도 농촌이 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 책도 농촌의 환경 오염이 심각하던 시기로부터 출발한다. ‘안온방해’, ‘부패’, ‘비위생’의 개념으로 보통 종교적·도덕적 맥락에서 다뤄진 당시의 환경 오염은 생각보다 훨씬 다양하고 역동적이었다. 깨끗한 물에 의존하는 가죽·염색·섬유 공업은 수질 오염의 주범이었고, 곧이어 연소에 의존하는 금속 공장·대장간·양조장·유리 공장·도자기 공장 등이 농촌과 삼림 지대의 접점에 집중되면서 대기를 오염시켰으며, 조금씩 늘어나던 도시 인구에게 신선한 육류를 공급하기 위한 도축장과 도살된 동물들의 기타 부위를 활용하는 양초 및 연료용 기름 등 제조업체들의 유기 경제 네트워크가 악취와 폐기물로 도시를 강타했다.
그러나 산업화 이전 사회들은 먼지와 악취에 허덕이는 환경에 대응하는 데 결코 소극적이지 않았다. 오히려 지자체들은 ‘안온방해’라는 법적 개념 아래 막강한 규제 조치를 취했다. 이에 힘입은 도시 주민들은 자신의 건강과 평안을 위협한다고 여겨지는 모든 것에 빈번하게 항의했고, 도심 작업장들은 시 경계 밖으로 쫓겨나기 일쑤였다. 지역 사회와 상호 의존성이 공동체의 생존에 필수 요소였고, 공중 보건이 경제 발전보다 우위에 있었다.
이런 도덕 경제와 환경 오염 규제는 광업으로 대표되는 세계 자본주의의 팽창으로 흐트러지기 시작한다. 신세계 발견 이후 식민지의 귀금속 추출 공정에서 나오는 잔류 폐기물은 유독성이 매우 강한 중금속이었다. 수력을 밀어내고 에너지원으로 부상한 석탄은 검은 연기를 배출했다. 백반과 산 생산을 중심으로 한 화학 공업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다. 정치적 변화도 환경 오염에 대한 시각 변화에 한몫 했다. 기존 질서의 타파가 필요했던 프랑스 혁명도, 제국으로부터의 해방과 근대화를 열망했던 미국과 라틴아메리카의 독립도 일제히 막강한 정부와 자유주의를 지향했다. 경제 자유화와 부의 팽창을 모토로 내건 정부에게 과학적 전문 지식은 없어서는 안 될 도구였다. 라부아지에로 대표되는 당대 최고의 화학자들은 화학 공장 운영자, 정부 관료, 교수이자 공중 보건 전문가로서 산업공해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전문 지식을 독점했다. 이제 기존의 안온방해 관련 규제는 산업적 대전환의 길에서 방해 요소로 전락했다.

진보의 어두운 면과 공해의 세계화

2부 “진보 시대 공해의 자연화(1830∼1914)”는 공해가 근대화의 구성 요소로 자리 잡고 현대적 의미를 획득한 시기를 다룬다. 인상주의 화가들의 그림 속에 공장과 굴뚝의 연기가 매혹적으로 그려진 때이지만, 종말론적 소설들에서는 디스토피아로 묘사된 때이기도 하다. 이 시기의 최고 발상은 ‘진보’였다. 그 아래 탄생한 서구 사회의 깨끗한 환경에 대한 의식, 공해를 부인하는 데 도움을 주는 지식의 단편화, 오직 시장만이 최적의 자원 활용을 보장하며 공정한 가격 책정을 통해 ‘최적의 공해’ 수준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공공 정책 논리는 오늘날까지도 이어진다. 또한 자연은 무궁무진하므로 인간 활동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잘 흡수할 수 있다는 시각은 환경 오염을 유감스럽지만 불가피한 진보의 효과로 받아들이는 숙명론적 태도를 이끌어냈다.
석탄은 분명 진보의 가장 어두운 얼굴이었으나, 공장 굴뚝의 연기는 행복한 노동자 가족을 연상시키는 당대의 상징이었다. 이러한 매연 굴뚝 문화의 세계에서 기술 진보가 일으킨 피해는 보이지 않았다. 새로운 산업 체제는 산업가들을 기존의 규제로부터 해방시키며 날개를 달아줬다. 그중 유기화학은 탄소 화합물의 새로운 개척지를 발굴했고, 20세기 최악의 공해 유발 주범인 바이엘, 다우 케미컬, 몬산토, 듀폰 등의 다국적 기업을 탄생시켰다. 그러나 500여 개의 공장이 강둑에 늘어섰던 라인강은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하천이 되었다. 도시의 성장과 함께 어마어마한 인간과 동물의 분뇨 및 각종 가정용 쓰레기가 쏟아져 나왔고 궁극적인 해결책은 강을 통해 바다로 내보내는 것이었다. 수세식 화장실를 비롯한 근대적 배수구 네트워크 역시 자연 수로를 오염시켰다. 도시 주민의 오염에 대한 불만은 급기야 교외 공업 단지 개발을 부추겼고, 발전이라는 명분 아래 희생되는 방대한 면적의 오염 지역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19세기를 거치며 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나날이 커져갔지만 학자와 지식인 엘리트, 엔지니어와 기업가, 화학자와 경제학자들은 발전의 속도가 둔화되지 않도록 환경 오염의 위험을 축소하고 공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그 외 각계각층 시민들은 환경 오염을 목격하면서 위험천만한 성장의 양면성을 감지해 냈다. 환경 오염은 계속해서 부인되었지만 민원은 끊임없이 제기되었다. 1889년 파리 노동자회의로 대표되는 노동조합 활동이 시동을 걸었고, 안달루시아 지방의 리오틴토 구리 광산에서 발생한 것 같은 대규모의 생태적 반란도 일어났다.

산업 전쟁, 대량 소비, 그리고 현재

3부 “새로운 대규모 공해: 독성의 시대(1914∼1973)”는 양차 세계대전과 냉전이라는 커다란 역사적 사건이 진보와 산업 팽창으로 초래된 피해를 가린 기간의 이야기다. 화석 연료 에너지 체제가 완전히 정착하고 특히 석유가 그 왕좌를 차지하면서 지구상의 공해를 한층 악화시킨 시기이기도 하다. 한편 GDP라는 강박적 지표가 전 세계에 퍼지면서 환경 피해와 천연자원 고갈은 경제적 측면의 고려에서 더욱 뒷전으로 밀려났다. ‘더 많이’를 향해 일제히 달려가는 경주 속에서 생물학자 레이첼 카슨이 말하는 ‘독성의 시대’로 전 지구는 진입했다. 주로 북반구의 선진 국가에 사는 전체 인구의 겨우 15퍼센트가 광물 및 화석 자원의 절반을 소비한 반면, 그들의 소비를 위해 나머지 인구가 산업 생산 및 거기서 나온 폐기물을 감당하며 희생하는 사회적·경제적·환경적 불평등이 악화되었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감사의 글
서문

1부 환경의 산업화 및 자유화(1700∼1830)
01 스케치: 공해의 앙시앵 레짐
02 새로운 공해 연금술
03 규제 혁명

2부 진보 시대 공해의 자연화(1830∼1914)
04 진보의 어두운 면
05 부인과 공포에 직면한 전문 지식
06 공해의 규제 및 관리

3부 새로운 대규모 공해: 독성의 시대(1914∼1973)
07 산업 전쟁과 공해
08 에너지 고소비 세상
09 대량 소비, 대량 오염
10 공해의 정치학

에필로그: 심연으로 곤두박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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