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메뉴

본문

노동자가 원하는 것 (공존을 위한 설문 보고서)
노동자가 원하는 것 (공존을 위한 설문 보고서)
저자 : 리처드 프리먼|조엘 로저스
출판사 : 후마니타스
출판년 : 2018
ISBN : 9788964373170

책소개

■ 노사 양측의 예상을 모두 빗나간 “노동자가 속마음”을 분석한
하버드 노동경제학자 리처드 프리먼의 역작

■ 피케티의 찬사를 받은 하버드 노동경제학자 리처드 프리먼과
맥아더 재단이 수여하는 ‘지니어스 상’에 빛나는 사회학자 조엘 로저스의
대규모 설문 프로젝트

■ 마르크스주의자들도, 시장주의자들도 모두 몰랐던
우리 시대 모든 일하는 직장인들의 속마음

■ 노동자들은 생각보다 더 회사에 충성하며, 생각보다 더 노조를 원한다

■ 노조는 ‘노’자도 싫지만 사실상 노조와 같은 조직을 원하는
직장인들의 속마음은 무엇 때문일까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가장 방대하며, 정확하고, 과학적인 설문조사 결과

노동경제학의 대부, 하버드대 경제학과 리처드 프리먼 교수가 1994년부터 1995년까지 2400명의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노동자가 회사에 바라는 거의 모든 것”을 분석한 책으로, 2005년 후속 연구들까지 종합해 업데이트한 개정 증보판이다. 프리먼은 미 전역의 5250만 명이 넘는 (25인 이상 규모의 민간 기업 소속) 노동자 모집단에서 2400명의 샘플을 추출해(이는 전국 단위 여론조사가 다루는 표본의 2배 규모다) 30분이 넘는 전화 설문 조사를 했고, 여기서 또 800명을 추려 추가 설문을 했다. 또한 특정 이슈만을 다루는 기존 조사들과 달리, 노동자들이 직장 생활을 하며 겪는 거의 모든 이슈, 즉 직업 만족도, 노조에 대한 입장, 고용주에 대한 태도 등을 다루고 이들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했을 뿐만 아니라 관리자들까지 설문 대상의 폭을 넓혀 회사 내 서로 다른 주체들의 입장을 실증해 냈다. “가장 광범위”하면서도 “아주 과학적”인 설문조사로 정평이 난 이 연구를 통해 프리먼은 “마르크스주의자들”과 “시장주의자들” 양쪽이 모두 놀랄 만한 결과를 이야기한다. 노동계도, 재계도 몰랐던 현장 노동자들의 속마음은 무엇일까?

*왜 노동자의 속마음이 중요한가

“그 어떤 나라도 노동자들의 입장을 반영하지 않고서는 노사문제를 다룰 수 없다. …… 우리는 올바른 결론을 내렸다고 믿는다. 어느 때보다 불평등이 심하고 노동자는 침묵하는 이 시대, 분명히 이보다 더 ‘옳은’ 것은 없을 것이다.”

프리먼에 따르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로 사는 내가 얼마나 잘사느냐는 두 가지, 즉 얼마나 좋은 직장을 얻었는지, 그리고 회사에서 어떤 대우를 받는지에 달려 있다.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고 국가가 제공하는 복지가 미비한 나라일수록 한 개인의 행복에 기업이 미치는 영향은 특히 더 심대하다.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실제 현장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제대로 대표되고 있지 못하다. “노사정 모두가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하는 ‘노동자가 원하는 것’, 그것이 정말 현장 노동자들이 원하는 것일까?” 노동경제학자 프리먼의 문제의식은 바로 여기서 시작한다. 실제 이 조사는 클린턴 행정부하에서 노동법 개정을 위해 구성된 미래노사관계위원회에 자료를 제공하려는 목적으로 출발한 프로젝트로 법 개정에 실제 현장 노동자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런 문제의식에 의문을 표하는 이들은 많았다. 노동자가 원하는 것에 대체 왜 주목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노사 관계가 점점 임시적 관계로 바뀌고 있고, 노동자는 회사가 어떻게 굴러가든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었으며, 중요한 건 기업 내의 역학이 아니라 전체 경제라고 하는 비판도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들은 전문가는 따로 있으니 노동자에겐 그다지 배울 게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로 현재 직장을 평생직장으로 생각하거나 승진 기회가 있는 직장으로 간주하는 노동자는 60퍼센트 이상이었고, 과반수가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높다고 대답했으며, 회사에 대해 애정이 거의 없다고 대답한 노동자는 15퍼센트에 불과했다. 또 “부유층의 요트는 파도에 올라탔지만, 빈곤층의 쪽배는 가라앉은” 현실, 즉 전체 경제가 나아져도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은 전혀 나아지지 않은 현실에서 노사관계는 확실히 중요한 문제였다. 마지막으로 노동경제학자 프리먼에 따르면, 고용관계란 직종마다, 상황마다 다르고 어려운 법적 논변이나 추상적 경제 모델이 아닌 인간과 관련된 문제다. (자신을 포함해) 아무리 뛰어난 경제 전문가라도 그것이 철수나 영희의 직장 생활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는 그들에게 직접 물어보지 않고는 알 수가 없다. 자기 직장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은 누가 뭐래도 노동자 자신인 것. 기업을 개선시키고 싶다면 당연히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봐야 한다.

*평범한 여론조사의 기준을 넘은 설문조사의 모범
: 어떻게 노동자의 속마음을 알아낼 수 있는가
“최근 30년 동안 여러 설문조사들이 직장 내 권력 및 노사 관계에 대한 노동자들의 시각을 알아봤지만, 이 프로젝트가 가장 광범위한 연구 분석이라고 우리는 자부한다. …… 모든 자료를 취합한 결과, 우리는 연구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확보했다.”

그간 노동자들이 원하는 것을 알아내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1) 마르크스주의자들이나 주류 경제학자들, 시장주의자들은 책상머리에 앉아 어떤 이론이 노동자들의 바람을 설명해 줄지 골몰해 왔고, 2) 저널리스트들은 질적 조사, 즉 인터뷰를 통해 이를 시도했으며, 3) 정치가들은 여론조사 기관에 의뢰해 한두 줄짜리 질문을 추가하는 것으로 이를 알아보려 했다. 하지만 프리먼이 보기에 1은 실재를 오도하는 공허한 이론일 가능성이 높고, 2와 같은 소규모 인터뷰는 포괄적인 노동자 집단을 대표한다고 말할 수 없으며, 3과 같은 여론조사는 보통 성급한 답변만을 얻을 수 있을 뿐이다. 프리먼은 “더 야심찬 목표”, 즉 “모든” 노동자의 견해를 “정확히” 대표하고 싶었다. 그는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들이 자신의 답변을 숙고하고 곱씹어 대답하도록 만들고 싶었고, 평범한 여론조사의 기준을 넘어선 과학적 타당성을 추구하고 싶었다. 또 실제 노동법 개정 논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재계와 노동계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공정성과 객관성을 추구해야 했다.
이를 위해 프리먼은 포커스 그룹을 선정해 직장 내 다양한 이슈들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도록 하고 여기서 나오는 이야기를 기반으로 설문지를 작성하는 방법을 택했다. 토론 과정에서 프리먼은 몇 가지 중요한 사실을 발견해 낸다. 우선, 노동자들은 처음 몇 분은 “그럭저럭 괜찮다” “딱히 불만이 없다”는 식으로 나오지만 특정 현안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점점 더 ‘문제’를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깊이 생각할수록 점점 더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냈고, 질문 하나만 던졌을 때는 별 생각 없이 “그냥저냥 만족해요”라고 이야기하지만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 뒤에는 그런 피상적 대답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기존의 대부분의 설문들은 포괄적인 질문만 던지거나 워밍업 없이 곧바로 답변만 얻어내려 했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태도를 정확히 포착하고 있지 못했던 것. 따라서 프리먼의 프로젝트는 “구체적으로” 질문하고, 충분히 “긴 시간”을 가지고 인터뷰를 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직장생활에 대해 어느 정도 만족하십니까” 같은 포괄적 질문은 배제했고, 특정 사안에 대한 만족도, 즉 수당이나 직업훈련 등과 같은 구체적인 이슈에 초점을 맞추었으며, “만족하는가” 같은 상투적 문구 대신, “다른 회사가 아닌 지금 회사를 선택한 데 만족한다” 같은 식으로 구체적으로 이야기했다.
또 포커스 그룹 노동자들의 토론 결과, 노동자들은 자기 직장에 대해선 아는 게 많아도 일반적인 노동 현안에 대한 지식은 별로 없었다. 그래서 프리먼은 되도록 “미국에서 피고용인은....” 같은 식으로 말하기보다는 노동자들이 직접 경험해 알고 있는 작업장 현안을 중심으로 접근하면서 “회사에서 당신은...” 같은 식으로 말했다. 또 생산직과 사무직 등 직종별로 걱정하는 문제 자체가 달랐기 때문에 이질적인 노동자들에게 서로 다른 스플릿 설문을 실시해야 한다는 원칙도 세웠다.
실제로 이 설문 프로젝트가 전 세계 노동경제학 연구자들에게 미친 영향은 상당했다. 이후 주요 영어권 국가들(캐나다, 영국, 호주)과 독일, 일본, 한국에서도 이를 본 딴 프로젝트들이 진행되었으며 대체로 유사한 결과를 얻었다.



*(재계의 생각과 달리) 노동자들은 더 참여하고 싶어 하고, 더 노조를 원한다
노동자들이 회사에 바라는 참여 및 발언 수준과 현재 그들이 누리고 있는 영향력 수준의 격차는 컸다. 노동자들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발언권과 더 많은 참여를 원하고 있었다. 게다가 후속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에 따르면 사측에 대한 신뢰도가 감소함에 따라 이와 같은 노동자의 욕망은 계속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노동자들이 발언권을 더 갖고 싶어 하는 이유는 그것이 자신들의 노동조건을 향상시켜 결국 회사도 더 성공하게 만들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열린문 정책 같은) 개인적 참여 방법과 (노조와 같은) 집단적 참여 방법 가운데 선호는 55퍼센트, 43퍼센트로 비교적 균등한 양상을 보였다. 이런 차이는 현안별로 갈렸는데, 의료보험이나 산업 안전, 임금과 복지 혜택 같은 노동자 집단에 영향을 미치는 현안들의 경우 집단적 소통을 더 선호했지만, 성희롱, 부당한 대우 같은 이슈의 경우 개별적 소통을 더 원했다. 결론적으로 노동자들은 개별적으로 처리할 영역과 집단적으로 처리할 영역을 구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점은 무노조 기업 노동자의 32%가 노조를 원하고 있으며, 현 노조원의 경우 노조에 대한 지지율이 90퍼센트로 월등히 높다는 사실이다(노조 지지율은 조합원과 비조합원을 모두 합하면 44%로 현재 노조 설립율보다 네다섯 배 높은 수치다). 이는 상당히 특이한 점인데, 다른 질문들의 경우 노조가 있든 없든 비슷한 반응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프리먼은 여러 가지 검증 과정을 거쳐 이는 현재 노조가 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결론 내린다.
노동자들은 또 회사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를 경영진 때문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들이 발언권이나 대표권을 더 내줄 리 없다는 것. 노동자들은 경영에 대한 지식과 이해에서는 경영진에 높은 점수를 주었지만 노동자 대우에 있어서는 44%가 C이하의 점수를 주었고, 노조를 원하는 노동자의 55%가 노조를 설립하지 못하는 주요 원인으로 경영진의 반대를 들었다. 흔히 경영진은 노조가 조합원들에게 알맞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해서 노조의 힘이 감소한 것이라 주장해 왔지만 설문 결과 경영진의 반대가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진의 견해에 따라 노조에 대한지지 여부가 바뀔 거라고 응답한 노동자들은 12%로, 노조 인증 선거가 부동층 5~10%의 향배에 따라 갈리는 것을 생각하면 충분히 의미 있는 수치였다.


*(노동계의 생각과 달리) 노동자들은 사측과 더 협력적인 관계를 원하며
정치적 조합주의는 반대한다
프리먼의 설문조사가 밝혀낸 사실들 가운데 노조 대표들을 자극했던 사실은, 노동자들이 강력한 노동자 조직보다는 경영진과의 협력을 원한다는 것이었다. 또 노동자들은 직장 내 대표 기구로 노조보다는 노사공동위원회를 더 선호한다고 답했다. 이 책의 초판이 출간되고 언론이 이를 대서특필하면서 이런 결과는 필요 이상으로 노조를 자극했다.
이는 거칠게 말하자면, 자본주의와 갈등 관계에 있는 마르크스의 계급 관점과는 반대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프리먼은 이런 답변이 당시 노동운동의 약화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인지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노조의 힘이 강해지고 노동자의 임금이 상승할 경우 과연 설문 결과는 달라질까*만약 그럴 때 협력 욕구가 감소하고 좀 더 전투적인 노동자가 될 수 있다면 이런 조사 결과는 특정 시기 미국 민간 기업 노동자들에게만 국한된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 이를 검증하는 방법으로 프리먼은 미국보다 노동운동이 더 강성인 캐나다의 노동자들과 비교해 보는 방법을 택했다. 1000명의 노동자를 대상으로 캐나다판 WRPS를 시행한 것. 또 노조 조직율이 40%로 높은 미국 내 공기업 노동자들을 대상으로도 같은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이런 후속 설문조사들 가운데 그 어떤 것도 미국 민간 기업 노동자들에 대한 기존의 조사 결과를 거스를 만한 것은 없었다.
그렇다면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노동자들이 이렇게 답한 이유는 노조와 같은 조직이 효과적으로 작동하려면 경영진의 참여와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노동자들은 경영진과 전쟁이 아니라 건설적인 관계를 원할 뿐이다. 프리먼은 이와 같은 결과에 대해 노동자들이 경영진의 태도에 예민한 건 맞지만, 그리 놀랄 이유는 없다고 말한다. “성공적인 결혼 생활과 마찬가지로, 노사 간 협력은 즐거운 노동환경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꼭 필요”하며, 현장에서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변화에 필요한 권력을 가진 경영진에 맞서 무모한 싸움을 하기보다는 “한 방에서 살아야 할 4백 킬로그램짜리 거구의 고릴라를 배고프고 날카로운 상태보다는 얌전한 상태로 만들어 놓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것뿐이다.
게다가 “협력적” 관계라는 게, 사용자의 어떤 요구에도 “네 사장님”만을 외치는 그런 관계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협력적 관계를 구현할 조직 형태로 노동자들은 노조를 통한 대표제가 지속되길 바랐으며, 무노조 기업의 경우 대체로 노조가 생기길 바랐다. 또 단체교섭까지는 아니더라도 대표 선출이나 분쟁 해결에 있어서 어느 정도 독립성을 가진 노사협의회를 원하는 노동자들이 훨씬 더 많았다. 대부분은 정부의 보호 조치가 더 많아지길 바라지만 이것이 직장 내 조직보다 더 중요하다고 보는 이들은 소수였다.
한편, 노조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를 보여 준 노조원들의 애정도 맹목적이지는 않았다. 조합원들은 대체로 지역 단위 노조의 역할에 대해서는 만족하고 있었지만, 전국 단위의 상급 단체 활동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다. 특히 정치적 문제, 노조의 정치활동 개입에 대한 만족도가 낮았는데, 일반 대중의 67%가 노조가 지나치게 정치 참여적이라 지적했으며, 현장 조합원의 3분의 1만이 민주당 지지자인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조합원들은 노조의 전국적인 영향력보다는 현장에서의 영향력에 더 의미를 두고 있었다. 과반수가 기본급 확보 같은 현안에 대해서는 노조를 상당히 신뢰했지만, 직장 내 현안의 범위를 넘어섰을 때 노조에 대한 신뢰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노조보다는 새로운 조직이 좋다
프리먼의 설문 프로젝트의 최대 혁신은 노동자들에게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할 제도로 노조 외의 노사협의회라는 선택지를 제공한 데 있었다. 일반적으로 기존의 다른 설문조사들은 노조에 대한 찬반에만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 설문에 응한 노동자들의 약 40%가 노사협의회에 “반드시 찬성하겠다”고 답했고 다른 40%가량은 “아마도 찬성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반드시 또는 아마도 반대할 것이라는 응답은 18%에 그쳤다.
노사협의회를 원하지만 노동조합은 원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노동자에게 둘이 뭐가 다르냐고 물었다. 대다수는 대립적인 관계를 기피하는 경영진과 대화하고 싶어서 협의회를 원한다고 답했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19%는 협의회가 (노조보다) 덜 적대적으로 자기 목소리를 낼 것이라는 이유에서였고, 16%는 협의회가 노동자의 이익을 더 잘 지켜 줄 것이라고 생각해서였으며, 마지막으로 14%는 협의회가 의사소통을 더 잘할 것 같아서라고 답했다.
노사협의회, 노조, 더 많은 정부 규제 중에서 하나를 고르라 했을 때 25%가 노조, 15%가 정부 규제를 선택한 반면, 노사위원회에 대한 선호도가 60%로 가장 높았는데, 조건은, 선거를 통해 대표 선임이 가능해야 하고, 경영진과 의견 조율에 실패했을 경우 외부 중재자에게 위임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결론
결론적으로 프리먼은 미국의 직장 내 거버넌스 시스템의 실패와 기존의 노조 조직화 방법을 넘어선 새로운 대안을 이야기한다. 미국의 노사·노무 제도는 의사 결정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스스로 맡고 싶어 하는 역할을 외면했고, 작업 현장에서 경영진과 노동자가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제도를 다양하게 마련해 주지 못했다는 것. 마련된 유일한 제도는 단체교섭이었으며, 이마저도 대개의 경우 경영진의 반대에 부딪혔다. 또 독립적인 노동자 대표 조직을 도입하거나, 작업장에서의 참여를 지원하는 방안은 거부됐다. 하지만 이 책의 설문 결과에 따르면, 노동자들이 기존 제도와 전혀 다른 노사 관계를 일관되고 강력하게 바라고 있다는 점만은 확실하다. 노동자들은 경영진과 좀 더 협력적이고 동등한 관계 속에서 더 다양한 대표제와 참여 시스템이 도입되기를 바라고 있다. 프리먼은 노조 조직율이 10퍼센트에 불과한 현실, 그리고 비정규직, 임시직이 늘어나는 현실에서 다양한 노동 형태에 부합하는 새로운 노동자 대표제를 개발할 필요를 지적하며 오픈소스 노동조합에 대해 이야기한다.

*주목할 만한 설문 결과들
- 노동자들은 자신이 받는 대우보다 더 큰 충성을 회사에 바친다고 생각한다. 설문에 참여한 노동자의 56%가 사용자에 대해 충성심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경영진이 노동자와 한 약속을 어느 정도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상당히 신뢰한다’라고 답한 경우는 38%에 그쳤다.
- 직원들이 의사 결정에 미치는 영향력의 희망 수준과 현재 수준은 현격한 격차를 보였다. 가장 큰 격차는 수당 및 임금과 관련된 ‘먹고사는’ 문제에서 나타났으며, 교육 훈련 문제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격차가 가장 작게 나타난 부문은 자기 일에 대한 작업 계획을 결정하는 문제였는데, 이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어느 정도 독립성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 노동자의 34%가 일할 의욕이 없다고 답했다. 이런 불만족의 비율은 소득이 낮은 노동자들일수록 더 높게 나타났다. 직업 만족도의 편차는 소득 분배의 불평등을 반영한다. 하지만 대졸자, 백인들도 3분의 1은 출근하기 싫다고 답했다.
- 관리자들은 노동자들과 권한을 공유할 생각이 없다는 노동자의 평가를 대체로 인정했다. 최종 결정에서 자신들이 배제되는 프로그램에는 반대한 것. 하지만 관리자의 50%가 직원들이 직접 노사공동위원회의 노측 대표를 선거로 뽑는 데 찬성했으며, 대부분이 노동자들의 좀 더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싶어 했다.
- 직장 내 노동자 조직의 운영이 어떻게 되기를 바라는지 질문에 85%가 노사 공동 운영을 택했다. 이는 노조원과 비노조원 모두 마찬가지였다. 또 63%가 강한 조직보다는 약하더라도 경영진과 협력하는 조직을 택했다. 이유는 작업장 조직의 성공에 경영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 경영진의 협력이 있어야 노동자의 영향력이 실제로 실현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 하지만 노동자들은 회사와 협력을 원하면서도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적인 권한 또한 원하고 있었다. 노조원의 90%가 노조를 지키는 쪽을 선택한 것. 노동자는 경영진과의 협력과 노조의 공존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무노조 기업 노동자의 대다수도 독립적인 노동자 조직을 선호했다.
- 노동자들은 직장에서 자신들이 가진 법적 권한에 대해 일종의 착각에 빠져 있었다. 노골적으로 부당해 보이는 행위는 거의가 불법일 거라고 생각하는 것. 하지만 이 나라 노동법은 사실 ‘부당하다’고 간주될 만한 많은 행위들을 허용하고 있다(가령 아무 이유 없이 해고가 가능하다). 대다수는 정부가 더 많은 보호 조치를 마련해 주기를 바라며, 5% 이상이 회사에 대한 불만으로 소송까지 간 경험이 있으며 10% 정도가 이를 심각하게 고려한 적이 있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직장 일을 법적으로 처리하는 상황을 반기지는 않으며, 사내 조직이나 제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 바란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자료 차례 9
용어 사용에 대해 13
개정 증보판 서문 15
감사의 말 17
개정 증보판 서론 19

1장 노동정책은 노동자에게 58
2장 노동자가 원하는 것 알아내기 82
3장 노동자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 이유 122
4장 노동자는 노동조합을 어떻게 생각할까? 158
5장 노동자는 회사 경영을 어떻게 생각할까? 194
6장 노동자는 정부 규제를 어떻게 생각할까? 234
7장 노동자가 선택할 수 있다면 270
8장 새로운 노사 관계 294

옮긴이 후기 341
미주 347
찾아보기 372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QuickMenu

  •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