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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정당 (민주주의로부터 민주주의 구하기)
책임 정당 (민주주의로부터 민주주의 구하기)
저자 : 프랜시스 매컬 로젠블루스^이언 샤피로
출판사 : 후마니타스
출판년 : 2022
ISBN : 9788964374160

책소개

정치과정에 유권자들을 더 많이 참여시키라는 요구와 실제 그런 방향으로의 개혁은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중남미, 동유럽 등지에서 이미 강력한 대세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정치에 대한 효능감은 떨어지고 불신이 커지면서 극단적 정당이나 의외의 인물이 뜻밖의 선전을 하는 현상 또한 이제는 흔히 볼 수 있다(최근 스웨덴 총선에서 극우 정당인 스웨덴 민주당이 사민당을 위협하는 2당으로 올라섰다!). 무엇이 문제일까. 민주주의 연구의 대가인 로버트 달의 전통을 이어 받아 예일 대학교에서 정치학을 가르쳤던 샤피로와 로젠블루스는 ‘감사의 말’에서 이 책을 “통념을 반박하는 책”이라고 정의하는데, 문제의 진단과 대안에서 확실히 이 책은 논쟁적이며, 현재 민주주의 정치에 불만이 있는 독자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1. 풀뿌리 분권화가 유권자 소외 현상을 키우는 역설

이 책은 논쟁적이다. 우선, (한국은 물론이고) 민주주의 세계에서 (좌우를 막론하고) 정치적으로 더 민주적이라고 생각하는 방식, 이른바 ‘시민에게 권력을 돌려주’고, 의사 결정과 정치인에 대해 유권자의 직접 통제를 강화하면 민주적 책임성이 증가한다는, 자명한 진리처럼 보이는 것이 실제로는 반대 효과, 즉 오히려 유권자 소외 현상을 키운다고 주장한다.
1960년대 이후 민주주의 세계 전역에서, 예비선거와 같은 분권화된 후보 선출 방식이 채택되고, 비례대표제의 경우 유권자의 선택권을 늘리는 방향으로 개혁이 이루어지고 있다. 관례적으로 세계 각지의 자문위원회들은 신생 민주 정부에게, 정치 지형을 다당제로 분산하는 비례대표제의 도입을 권고한다. 2015년 3월부터 실시된 칠레의 선거제도 개혁은 정당
점점 심해지는 대의제 민주주의의 병리 현상에 대한 통렬하면서도 날카로운 진단_ 존 던(John Dunn)
“최근 비교 민주주의 정치학 분야에서 발표된 최고의 책들 가운데 하나다. … 강력하고 용감하고 파격적이다. … 민주주의 제도와 정치의 활력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에 관심이 있다면 꼭 읽어야 할 책.” _ 리처드 H. 필데스(Richard H. Pildes)
“민주주의 정치와 정치 체계에 대한 사려 깊고 우아하며 풍부한 내용을 담은 여정이자 강렬한 글.”_ 제임스 크로닌(James E. Cronin)
명부 후보의 순위를 결정하는 데 유권자가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후보 결정에 관한 정당 지도부의 통제력을 약화시켰다. 영국의 주요 정당은 지도부를 선출하는 데 당원의 참여를 높이고 국민투표를 받아들였다.
이런 방식은 시민에게 더 큰 결정권을 주고, 유권자와 좀 더 가까운 정치인이 선출되도록 한다는 점에서 민주주의의 증진으로 칭송받고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유권자가 정치에서 소외되는 현상 또한 극적으로 증가했다. 미국에서 여론조사가 시행될 때마다 정치인, 정당, 정치제도에 대한 시민의 신뢰도는 갈수록 낮아지는 추세다. 이런 현상은 2016년 도널드 트럼프가 포퓰리즘을 기반으로 대통령에 선출됨으로써 극적으로 불거졌다. 다른 여러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반이민?극우 정당 등) 기성 체제에 대항하는 정당과 후보의 득표가 급증했다. 하지만 그렇게 뽑힌 사람들은 또 금방 인기를 잃기도 한다. 분노한 유권자들은 무력감 속에서, 자신들이 선출한 정치인을 상대로 반영구적인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에서도,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각 당이 후보 결정 과정 등에 당원은 물론이고 일반 유권자들로 참여를 확대시키거나 여론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움직여 왔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에 실망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예외는 아니다.)

2. 비례대표제의 취약함

이 책이 논쟁적이면서 흥미로운 또 다른 지점은 저자들이, 여러 민주주의 국가들의 사례를 들어, (제도 설계자들이 기대한 바와 다른) 비례대표제의 취약함을 꽤 설득력 있게 지적한다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제조업이 쇠퇴하면서 노조 조직률이 감소하는 추세이며, 그와 더불어 각국 사회민주주의 정당의 주요 지지 기반도 사라지고 있다. 그 결과 사민주의 세력은 여러 개의 좌파 정당으로 분열되는 현상을 겪고 있다. 좌파 진영의 분열은 비례대표제를 위험한 우파 포퓰리즘에 노출시켰다. 네덜란드의 헤이르트 빌더르스, 오스트리아의 노르베르트 호퍼,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의 부상은 과격 세력의 지배 가능성이라는 비례대표제의 주된 취약점을 보여 준다. 만일 영국이 비례대표제를 채택한 국가였다면, 2015년 선거에서 영국독립당이 1석이 아니라 100석 가까이 차지해서 집권 연정 파트너 후보로 진지하게 고려되었을 수도 있다. 비례대표제에서는 과격 세력이 자신들의 호소를 온건하게 조정할 유인이 적고, 대중을 극렬 소수와 고도로 양극화된 정치의 볼모로 잡을 수 있는 능력이 커진다. 예비선거를 시행하는 소선거구제와 마찬가지로, 비례대표제는 극렬 소수에 봉사하는 정치인에게 너무 쉽게 보답한다. 그리고 불만스러운 유권자들이 중도가 제시하는 것보다 더 강경한 해결 방안을 원하는 것은 다수대표제나 비례대표제나 같지만, 비례대표제에서는 그들이 의석을 얻는다.

3. 래브라도와 푸들의 혼종: 장점만 결합된 래브라두들인가, 단점만 결합된 푸들도인가

저자들은 많은 나라에서 이상적인 모델로 생각하거나 실제로 도입하고 있는 독일식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래브라두들’(labradoodle)에 비유한다. 1988년, 개 사육자 월리 콘론은 오스트레일리아 왕립 안내견 협회를 위해 래브라도와 푸들을 교배했다. 그의 목표는 래브라도처럼 성품이 순하고 푸들처럼 털이 많이 안 빠지는 견종이었다. 그 결과 오늘날 ‘래브라두들’로 알려진 순하고 개털 알레르기를 덜 유발하는 견종이 적어도 일정 빈도로 태어났다. 그러나 때로는 바람직하지 않은 형질이 우세하게 나타나 래브라두들 대신에 성격도 까칠하고 털만 빠지는 ‘푸들도’(poodledor)가 나타나기도 했다. 저자들은 이 실험에 비유해, 선거제도의 설계자들이 비례대표제의 장점(상대적으로 높은 대표성)과 다수대표제(소선거구제)가 갖는 장점(상대적으로 높은 책임성)을 결합해 하나의 제도를 만들고자 했지만 독일을 제외한 많은 나라에서 래브라두들이 아니라 푸들도, 더 나쁜 경우는 프랑켄슈타인(!)이 만들어졌다고 말한다. 뉴질랜드?이탈리아?일본?멕시코 등이 전부 독일 체제를 변형해 도입했으나 이를 옮겨 오는 과정에서 양당제의 중요성, 하향식 정당 운영 방식, 그리고 연정 합의에서 공공복지를 희생하는 결탁을 금지하는 것 등 일부 핵심 요소가 상실됐기 때문이다.

4. 왜 정당인가

저자들은 “풀뿌리 분권화가 유권자 소외 현상을 키운다는 역설을 해결할 열쇠는, 정당이야말로 민주주의 정치의 핵심 기관임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즉 강한(즉 규율 있는) 정당, 내구성 있는 정당 연합끼리 경쟁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대다수 유권자의 이익에 가장 유리하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 점을 인식하지 못하면 소외되고 환멸에 찬 유권자들은 상황을 악화시키는 조치를 계속해서 요구하리라는 것이다. 이들은 결론 부분에서 이렇게 말한다.

“인터넷에 접근할 수 있고 정치에 관한 정보가 넘치는 이 시대에 중개자를 빼 버리고 대중이 직접 정책을 사안별로 바로바로 결정하면 왜 안 될까? 보편적인 정보에 접근할 수 있고 모든 해킹을 방지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 대의제 정부의 기구들을 없앰으로써 엄청난 비용이 절감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유권자 등록 및 투표율이 개선되는 효과를 생각해 보라. 온라인 직접민주주의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인민이 정당을 우회할 수 있고, 로비 활동과 기업의 정치 기부가 무력화되고, 인민의 의지가 당파성에 의해 왜곡되지 않고 승리할 수 있는 완벽한 세상을 상상한다.
그러나 많은 민주국가에서 정당의 중개자 역할이 약화되는 추세를 우리는 우려해야 한다. 당파적 분열, 정치적 부패, 유권자와 유리된 지도자는 대의제 민주주의의 필연적인 부작용이 아니라 나쁜 돌연변이에 정당은 민주적 경쟁의 핵심 기관이다. 왜냐하면 정당이 존재하기 때문에 유권자는, 유권자 복리의 핵심을 이루는 두 가지 약속, 즉 차기 선거를 넘어 그보다 더 장기적으로 미치는 정책 효과에 대해, 그리고 매력적인 여러 정책 대안들의 비용을 비교 계산한 것에 대해 대표자들을 상대로 책임을 물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규율을 갖춘 정당이 없으면 유권자는 자신이 원하는 정책은 아무 비용도 안 들 것 같은 환상 속에 살 수 있다. 이는 마치 배앓이, 충치, 당뇨, 비만의 가능성을 생각지 않고 단것을 폭식하는 아이와도 같다. 정당이 사회적 이익이라는 폭넓은 관점을 대표할 수밖에 없는 한에서, 정당의 평판은 정치적 개개인의 평판보다 길게 존속하기 때문에, 직접 민주주의의 요소가 아무리 많이 담긴 체제라도 정당만큼 바람직한 결과물을 산출하지는 못하며, 가장 매력적인 개인 정치인조차 정당만큼 신뢰하기는 어렵다.”

5. 규율 잡힌 두 정당이 경쟁하는 영국식(웨스트민스터) 양당제의 길

이 책이 제시하는 것은, 실현 가능성과 책임성 있는 정강 정책을 놓고 대중의 폭넓은 지지를 얻기 위해 경쟁할 수 있는 규율 잡힌 두 개의 정당(또는 선거 연합)을 만들어 내는 선거제도, 즉 영국식 양당제다.

“이런 체제는 미국처럼 정당이 내부적으로 약해서 일관성 있는 정책을 제시하지 못하기 일쑤인 제도보다 우수하다. 또한 유럽 대다수 국가에서 볼 수 있듯이, 개별적으로는 강하나 지향점이 다른 정당들이 유권자의 투표와 상관없이 선거 후 연합해 버리는 것보다 낫다. 그리고 중남미나 동유럽의 여러 국가처럼 대통령이 공공 재정에 막대한 부담을 지워 가며, 상대하기 쉬운 의원들을 하나씩 친히 골라 가며 거래를 통해 입법적 교착 상태를 우회하려 드는 것보다 성장과 복지를 위해 바람직하다.”

“달성할 수 없는 완벽함보다는 현실적으로 가능한 개선이 더 낫다는 점에서, 우리는 저마다 출발점은 다를지라도 각각의 정치체제를 민주적 경쟁의 목적을 향해, 다시 말해 더 나은 공공 정책을 위해 책임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끄는 개혁안을 제안한다. 이를 위해서는 선거에 앞서 광범위한 유권자 집단의 장기적 이익을 위한 일단의 정책을 약속할 수 있는 책임 정당을 구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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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감사의 말 9
1장 민주주의의 질병을 오진하다 11
2장 민주적 경쟁의 수단과 목적 41
3장 취약한 소수파들 61
4장 크고 강한 정당: 웨스트민스터 체제 85
5장 크지만 약한 정당: 미국식 변형 125
6장 작은 유럽 민주국가들의 강한 정당 163
7장 프랑스식 혼합 체제 185
8장 래브라두들과 푸들도에 관하여: 독일 203
9장 래브라두들이 되고 싶은 나라 : 뉴질랜드, 이탈리아, 일본, 멕시코 223
10장 대통령중심제와 작고 약한 정당의 결합: 중남미 247
11장 동유럽에서 권위주의의 확산 265
12장 앞으로 나아갈 길 287
미주 311
찾아보기 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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