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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화언어학입문
한국수화언어학입문
저자 : 윤병천
출판사 : 양서원
출판년 : 2022
ISBN : 9788999412417

책소개

「한국수화언어학입문」은 이와 같이 왜곡된 한국수화의 모습을 직시하는 것을 논의의 출발점으로 한다. 이러한 관점을 바탕으로 한국수화의 참 모습을 탐색하는 일을 일관된 목표로 삼고자 한다. 그렇다고는 하더라도 한국수화에 대한 언어학적 연구 성과가 크게 축적되지 않은 현실을 감안할 때 이러한 목표는 상당한 어려움에 부딪힐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자연언어로서 한국수화의 실체는 존재하는 것이므로, 이것을 밝혀나갈 책무가 우리에게 지워져 있다. 따라서 이 논의에서는 한국수화를 바탕으로 하면서 수화언어학의 연구 성과를 함께 살핌으로써 수화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한다.
한국수화를 중심으로 한 「수화언어학 입문」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수화언어학의 성립과 한국수화, 언어 구조와 한국수화, 의미와 화용으로 본 한국수화, 변화와 특성으로 본 한국수화 등 네 부분으로 나누어 논의한다. 이에 수화언어학의 성립과 한국수화에서는 언어로서 수화의 발생학적 논의를 비롯하여 습득할 수 있는 자연언어로서 수화의 특성을 살펴볼 것이다. 또한 수화 연구의 세계적인 흐름과 견주어 보면서 수화언어학의 성립에 관하여 논의할 것이다. 이와 함께 한국수화의 성립과 언어적 환경을 통해 이 책에서 논의하고자 하는 한국수화의 형성 기반을 살펴볼 것이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옛 희랍 사람들에게 있어 희랍어가 아닌 것은 모두 알 수 없는 지껄임에 지나지 않았다. 그들이 이방인들에게 붙였던 「바르바로스(βα?ρβαρο?)」는 그러한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야만인」을 이르는 것이었다. 이와 같은 생각은 그 모습을 달리할 뿐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음은 많은 나라와 민족, 그리고 언어의 뒤섞임 속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언어의 인권」이 문제가 되는 것도 그러한 뒤섞임 속에서 생겨난 것으로서, 모든 언어가 한결같은 대우를 받고 있지 못함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에스놀로그」를 통해 볼 수 있는 세계 언어의 수는 7,000개를 넘어선다. 그 속에는 약 60%를 차지하고 있는 세계 도처의 토착 원주민들의 언어가 포함된다. 이들 중 많은 언어는 환경 파괴로 인한 거주 환경의 변화로 사라져가고 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약 90%의 언어가 한 세기 안에 사라질 위험에 놓여 있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어의 다양성(생물학적 다양성, 문화적 다양성 등과 함께)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힘은 그 어느 때보다도 세력을 더욱 넓히고 있을 뿐이다. 많은 나라에는 최소한의 권리조차 누릴 수 없는 소수 공동체 언어가 아직도 엄존하고 있다. 수화도 그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레인(Harlan Lane, 1984)이 지적한 대로 농인들에게 제공된 것은 제1언어로서 수화의 최저 환경이 아니라 언어병리학자로서의 특수 전문가에 의한 발성 능력의 회복이었다고 하는 것은 비단 지나간 역사 속에서 확인할 수 있는 사실만은 아니다.

1980년대 이후 수화에 대한 우리의 생각들이 바뀌기 시작하였다고는 하지만 소수 공동체 언어로서 한국수화에 대한 실체적 이해 기반 없이 농인의 복지와 교육에 접근함으로써 지금까지도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다. 이의 여파는 수화(한국수화)에 대한 의식의 왜곡으로 드러났다. 한국형 방법적 수화라고 할 수 있는 「한글식 수화(Signed Korean)」가 그 산물이었다. 결국 우리 안에서 수화는 「한국어 어법에 맞는 수화」로 귀결되는 결과를 불러들이게 된 것이다. 수화를 구어(口語)지도의 방편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이제 우리에게 있어 구화법, 수화법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 까닭은 앞의 것이 소리를 빌려 구어(한국어)의 형식을 재생하려는 것이라면, 뒤의 것은 소리 없이 구어의 형식을 재생하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문화 다양성으로 촉발된 언어의 문제는 우리 안에서도 많은 변화로 드러나고 있다. 「한국수화언어법」의 제정도 그러한 흐름 속에서 이루어진 변화라고 하겠다. 그러면서도 법률적 해석과는 관계없이 우리의 정책은 한국수화를 독자 언어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한국수화의 사회적 지위를 인정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사실은 최근의 다문화와 관련한 차별적 정책들이 극명하게 보여준다.

「한국수화언어학입문」은 이와 같이 왜곡된 한국수화의 모습을 직시하는 것을 논의의 출발점으로 한다. 이러한 관점을 바탕으로 한국수화의 참 모습을 탐색하는 일을 일관된 목표로 삼고자 한다. 그렇다고는 하더라도 한국수화에 대한 언어학적 연구 성과가 크게 축적되지 않은 현실을 감안할 때 이러한 목표는 상당한 어려움에 부딪힐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자연언어로서 한국수화의 실체는 존재하는 것이므로, 이것을 밝혀나갈 책무가 우리에게 지워져 있다. 따라서 이 논의에서는 한국수화를 바탕으로 하면서 수화언어학의 연구 성과를 함께 살핌으로써 수화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는 수십 명의 농인을 중심으로 마을 청인들이 함께 쓰고 있는 수화가 있는가 하면, 수십만을 넘어서는 농인들이 공동체를 중심으로 사용하는 것도 있다. 이들 수화가 일상적인 언어활동을 지탱하는 수준이거나 보다 차원 높은 활동을 영위하거나 간에 그 속에는 일정한 규칙이 있다. 그러므로, 그 어떤 언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자연언어인 이상 질적으로 동등하다. 여기에 바른 것과 바르지 않은 것, 아름다운 것과 그렇지 않은 것, 교양을 갖춘 것과 교양 없는 것의 구별은 없다.

「언어의 체계성은 완벽한 것이 아니라, 언어에 따라 일정한 미비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체계상의 미비점은 언어의 미개 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척도는 결코 못 되는 것이오, 이른바 개명한 언어는 그 나름대로의 체계상의 미비점을 가지고 있는 점에서 미개한 언어와 다를 바 없다」.

모든 언어는 의사소통의 한 수단이다. 그러면서도 의사소통 수단으로서의 기능만을 수행하는 것은 아니다. 언어는 생각을 드러내기도 하고, 사상과 감정을 표현하기도 한다. 일상의 삶을 통해 문화를 일구어낸다. 여기서 언어의 양식(樣式)은 문제 되지 않는다. 들으며 소리 내어 말하는 언어이든 눈으로 보며 동작으로 말하는 언어이든지 간에 다를 바 없다고 하는 것이다. 글자가 없다는 것을 들어 수화를 단순한 의사소통 수단으로 한정하려는 생각도 있다. 그러면 시(Deaf poetry), 연극(Deaf theater), 유머(Deaf culture humor) 등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 것인가.

언어 형성의 역사를 우리는 알지 못한다. 다만 그 가능성과 관련한 몇 가지 가설에 머물러 있을 뿐이다. 그러나 언어학의 성립과 관련한 역사적 흐름에 관해서는 객관적인 증거들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오래된 언어와의 비교를 통해 언어의 변화를 추적하기도 하고, 같은 시대의 언어 사이에서 볼 수 있는 구조적 특징으로 자신들의 언어를 확인하기도 하며, 사회적 환경을 바탕으로 언어를 설명하기도 한다. 여기서 언어란 들으며 소리 내어 말하는 것이라는 데 한정되어 있었다.

이와 같은 환경에서 수화는 거의 잊고 있었다. 다만 농교육과 관련한 논의 속에서 왜곡된 모습으로 드러날 뿐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수화에 대한 사실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은 수화 연구의 역사가 입증하고 있다. 수화 연구는 언어학의 성립과 거의 같은 시기에 이루어지고 있었다. 19세기 초 베비앙(Auguste Bebian, 1817)의 연구가 그것을 입증하고 있다. 여기서 비롯된 19세기 수화 연구는 수화언어학 성립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관련해서는 본론에서 개관할 것이다.

언어학은 습득할 수 있는 인간의 언어를 연구 대상으로 한다. 수화언어는 농 유아(聾幼兒)들이 습득할 수 있는 자연언어이다. 수화에 대한 「자연언어(langage naturel)」로서의 인식은 이미 베비앙에서 비롯되어 발라드(Remi Valade, 1854)로 이어지는 수화 연구의 확고한 기반이다. 뿐만 아니라 발라드(위 문헌)에서의 어휘론과 문법에 대한 논의는 수화언어 최초의 문법서(文法書)로 평가한다. 우리의 논의는 이것을 바탕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따라서 언어학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하는 것은 수화언어학 연구에서의 상식이다. 따라서 수화언어학 연구에서도 언어학 연구에서의 일반적 용어를 사용한다.

예를 들면, 음운, 음절 등과 같이 음운론과 관계되는 용어가 그 한 예이다. 이와 같은 용어들은 언어의 보편성에 따른 수화언어의 특성을 보다 두드러지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수화언어학입문」은 한국수화를 중심으로 한 「수화언어학 입문」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수화언어학의 성립과 한국수화, 언어 구조와 한국수화, 의미와 화용으로 본 한국수화, 변화와 특성으로 본 한국수화 등 네 부분으로 나누어 논의한다. 이에 수화언어학의 성립과 한국수화에서는 언어로서 수화의 발생학적 논의를 비롯하여 습득할 수 있는 자연언어로서 수화의 특성을 살펴볼 것이다. 또한 수화 연구의 세계적인 흐름과 견주어 보면서 수화언어학의 성립에 관하여 논의할 것이다. 이와 함께 한국수화의 성립과 언어적 환경을 통해 이 책에서 논의하고자 하는 한국수화의 형성 기반을 살펴볼 것이다.

언어 구조와 한국수화에서는 언어학의 연구 성과와 수화언어 관련 연구를 바탕으로 언어로서 한국수화의 구조를 살펴볼 것이다. 음운론, 형태론, 통사론 등은 이를 위한 일반적 접근 형식이 될 것이다. 그러면서도 음성언어와는 같은 듯 다른 수화언어의 구조적 특성을 드러내는 데 무게가 실리도록 할 것이다.

의미와 화용으로 본 한국수화에서는 음성언어의 이름으로 파악하고 있던 수화 본래의 의미를 탐색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다. 이에 조어론에 바탕한 수화의 본래적 의미로의 접근은 물론 도상성과 관련한 인지의미론적 접근에 힘을 기울일 것이다. 또한 발화의 흐름을 중심으로 한 수화 대화의 구조, 형식을 비롯하여 회화체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특성 등을 논의할 것이다.

변화와 특성으로 본 한국수화에서는 내외적인 요인에 따른 한국수화의 변화를 논의할 것이다. 이에 외래 수화와의 관계는 물론 한국수화의 내적인 변화를 여러 측면에서 살펴볼 것이다. 이어서 양식 효과와 관련한 수화언어의 특성과 한국수화의 특성을 논의할 것이다.

문헌 자료의 제한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는 수화언어 연구의 전사(前史)라 할 수 있는 「19세기의 수화언어 연구」를 첨가해 개관하였다. 수화언어학의 성립이 20세기 수화언어의 새로운 발견에서 비롯되었음은 흔들림 없는 사실이지만, 그 속에는 자연언어로서 수화에 대한 앞선 연구자들의 선각적 지론이 스며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다루고자 하는 내용은 십수 년 동안 나사렛 대학에서 사용하며 수정 ?보완해 온 강의 교재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출판에 앞서 한국수화를 비롯한 수화 연구의 발전적 성과를 최대한 담아내려고 했다. 그러나 저자들이 이를 감당하기에는 능력이 따르지 못함을 실감할 뿐이다. 독자 여러분의 기탄없는 지도를 바란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성원과 협력을 아끼지 않았던 많은 분들의 두터운 뜻을 고맙게 기억할 것이다. 특히 수화 감수를 비롯하여 수화 그림(사진) 모델을 직접 맡아 애써 준 조희경 박사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무엇보다도 출판에 앞서 이 책의 내용을 꼼꼼히 살펴 다듬어준 남기현 교수의 노고를 마음 속 깊이 고맙게 간직할 것이다. 이번에도 기꺼이 출판을 맡아준 양서원 여러분께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바이다.
[예스24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한국수화언언학입문」의 논의에 앞서
0 수화언어와 표기

제1부 수화언어학의 성립과 한국수화

제2부 언어 구조로 본 한국수화

제3부 의미와 화용으로 본 한국수화

제4부 변화와 특성으로 본 한국수화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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