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 주목할 점은 폭넓은 내용뿐 아니라 풍부한 자료도 함께 실려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특권화된 기존의 관점을 재평가하고 연구에 활력을 불어넣을 새로운 자료를 발굴.소개함으로써 근대 문학사 서술의 지평을 넓히고자 했다.



권환의 소설 <알코 잇는 영>의 본문, 박석정의 작가연보와 작품연보, 북한 문학사에서 시인 박석정의 평가가 드러나는 신문 기사 <삶도 문학도 그 품 속에서>, 4월혁명시선집의 수록시 목록, 신문 매체에 수록된 4월혁명시 목록, 북한의 어린이문학집 <남녘땅에 기’발 날린다>의 본문과 영인 일부, 경남공고 주최 초빙 좌담회의 내용까지.



우리의 근대문학은 종이 위의 항쟁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사회 정치적 계기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었다. 저자가 표제를 ‘근대시의 전장(戰場)’이라 한 것도 이러한 문학의 이념적 기반과 존재방식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책이 혁명문학 연구에 큰 보탬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문학사는 문학의 역사이자 문화사의 일부다. 최근 들어 근대문학 연구는 여러 길에서 기존 문학사의 틀을 가파르게 재편하고 있다. ‘문학권력’과 ‘명성’이라는 특권화된 상징자본으로부터, 서울중심주의와 남성중심주의의 서술 방식으로부터, 그리고 시.소설 위주의 갈래 편향성으로부터 서서히, 그러나 강력하고도 방대하게 과거의 문학적 현실을 재구성하려는 도도한 물결로 넘쳐난다. 연구 환경의 물리적.제도적 변화와 연구방법론의 다변화가 이를 과감하게 추동했다. 과거의 방법과는 확연히 다른 관점으로 문학사를 재구성하거나 새로 서술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문학사의 가장자리 또는 변두리 영역을 무서울 정도로 배제.차단해 왔던 친숙한 현실이 오히려 ‘낯선’ 것으로 여겨지는 점은 가장 뚜렷한 변화 가운데 하나다. 역사적이면서도 문화적인, 때로는 지역적이면서도 지역을 횡단하는 이러한 방식은 기존의 문학사에 대한 반성을 넘어 분명 새로운 문학사를 구축하기 위한 시도로 읽힌다.



근대시와 종이 위의 항쟁



이 책 <근대시의 전장>(소명출판, 2014)은 공식적인 문학사에서 철저하게 잊혔거나 소홀하게 다루어진 지점에 대한 탐구다. 제1부는 프롤레타리아 동요집 <불별>을 통해 근대 어린이문학과 매체 투쟁의 성격을 다룬 글을 비롯하여 카프의 문학대중화와 서술시의 특성, 계급주의 문학운동의 핵심인물인 권환.박석정 시인의 삶과 문학, 국민보도연맹시기 명망가 문인 정지용 시의 변화와 비탄의 기록을 다룬 7편의 글들이 묶여있다.

제2부에는 1960년 남북한 4월혁명문학의 매체 기반과 성격을 논의한 글들이 수록되어있다. 4월혁명은 이데올로기적 국가장치에 의해 억압된 집단기억 가운데 하나다. 혁명 1주년을 전후로 4월혁명이 기념과 추념의 형식으로 의례화되는 과정을 밟으면서 4월혁명에 대한 문학적 관심과 열기를 지속적으로 이어가지 못했다. 이 자리에서는 1960년에 한정하여 신문 잡지 매체와 단행본 혁명문학선집을 중심으로 4월혁명문학의 매체 기반과 성격을 밝혔으며, 혁명의 도화선 역할을 했던 부산 지역의 경험을 통해 지식인과 서울 중심 논리에 포획된 기존의 관점을 새롭게 재구성하고자 했다. 또한 조선작가동맹 중앙위원회 기관지 <문학신문>과 어린이문학집 <남녘땅에 기’발 날린다>를 통해 북한문학계의 4월혁명에 대한 인식과 4월혁명문학의 매체 기반과 특성을 고찰하였다. 특히 북한 어린이들의 정치 사회화를 겨냥한 어린이문학집 <남녘땅에 기’발 날린다> 전문을 공개하여 4월혁명에 대한 북한문학의 접근방식과 창작의도, 북한의 어린이 교육과 문학교육의 지향점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를 통해 북한의 4월혁명문학 연구가 한결 깊어지기를 기대하는 저자의 바람이 담겨있다.



침묵과 망각의 논리에 맞서기 위해



이 책에서 주목할 점은 폭넓은 내용뿐 아니라 풍부한 자료도 함께 실려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특권화된 기존의 관점을 재평가하고 연구에 활력을 불어넣을 새로운 자료를 발굴.소개함으로써 근대 문학사 서술의 지평을 넓히고자 했다. 권환의 소설 <알코 잇는 영>의 본문, 박석정의 작가연보와 작품연보, 북한 문학사에서 시인 박석정의 평가가 드러나는 신문 기사 <삶도 문학도 그 품 속에서>, 4월혁명시선집의 수록시 목록, 신문 매체에 수록된 4월혁명시 목록, 북한의 어린이문학집 <남녘땅에 기’발 날린다>의 본문과 영인 일부, 경남공고 주최 초빙 좌담회의 내용까지.

침묵과 망각의 논리에 맞서 4월혁명의 기억과 경험을 재구성하여 이른바 혁명문학의 지평을 넓히는 일은 지금도 유효한 시대적 과제다. 기억의 재구성은 역사적 진식을 회복하는 일이자 개인의 정체성을 창출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글쓴이가 실증적으로 제시한 몇몇 매체에서 나아가 당시의 중앙지와 지역지를 아우르는 신문, 종합지와 문학지 들의 잡지, 혁명문학선집과 개인시집, 동인지 들을 실증적으로 파악하여 혁명문학의 실상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의 풍부한 자료는 바로 이러한 의미를 담고 있기에 더욱 소중하다.

우리의 근대문학은 종이 위의 항쟁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사회 정치적 계기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었다. 저자가 표제를 ‘근대시의 전장(戰場)’이라 한 것도 이러한 문학의 이념적 기반과 존재방식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책이 혁명문학 연구에 큰 보탬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책을 내면서



제1부 근대시와 종이 위의 항쟁



제1장 카프의 매체 투쟁과 프롤레타리아 동요집 <불별>

1. 들머리

2. 카프의 문예운동과 <불별>

3. <불별>의 매체 성격과 실천 방향

4. 마무리



제2장 카프의 문학대중화와 서술시

1. 들머리

2. 서간체시의 형식과 서술적 특징

3. 서간체의 양식화와 누이와 오빠의 서사

4. 마무리



제3장 권환 문학 연구의 쟁점과 과제

1. 들머리

2. 계급주의 어린이문학 활동과 1차 문학사료의 확보

3. 박간농장(迫間農場)과 김해 시절

4. 나라잃은시대 말기의 친일 의혹

5. 광복기의 문학 활동과 남한 잔류

6. 마무리



제4장 권환의 소설 <알코 잇는 영(靈)>의 자리

1. 권환 문학의 빈자리

2. <학조>의 매체 성격과 <알코 잇는 영>의 됨됨이

3. 권환의 심장을 되지피며

/자료/ <알코 잇는 영(靈)>



제5장 박석정의 삶과 문학 활동

1. 들머리

2. 소년운동과 매체 투쟁

3. 광복기와 월북 후의 문학 활동

4. 마무리

/자료/ 작가 해적이

/자료/ 작품 해적이



제6장 북한문학사에서 시인 박석정의 문학적 복권과 재평가

/자료/ <삶도 문학도 그 품속에서>



제7장 정지용과 국민보도연맹

1. 들머리

2. 국민보도연맹 문화실의 선전 활동과 기관지 <애국자>

3. 정지용의 가맹(加盟)과 선무 활동

4. 국민보도연맹시기 정지용의 발굴시 세 편

5. 마무리



제2부 4월혁명과 ‘1960년’ 남북한문학



제1장 4월혁명시의 매체적 기반과 성격

1. 들머리

2. 4월혁명시의 창작 환경과 매체

3. 4월혁명시의 창작 주체와 현황

4. 마무리

/자료 1/ 4월혁명시선집 수록시 목록

/자료 2/ 신문 매체 수록 4월혁명시 목록



제2장 4월혁명과 조선작가동맹 중앙위원회 기관지 <문학신문>

1. 들머리

2. 4월혁명과 북한문학계의 동향

3. 4월혁명시의 성격과 특징

4. 마무리



제3장 4월혁명과 북한 어린이문학 －<남녘땅에 기’발 날린다>를 중심으로

1. 들머리

2. 4월혁명문학의 창작 의도와 매체 환경

3. 어린이문학집 <남녘땅에 기’발 날린다>의 성격과 의미

4. 마무리

/자료/ <남녘땅에 기’발 날린다>



제4장 4월혁명문학과 부산

1. 들머리

2. 4월혁명문학의 창작 환경과 부산

3. 4월혁명문학과 민주주의적 동원

4. 마무리



제5장 부산 지역의 4월혁명과 청소년

1. 2013년 겨울 대자보문화의 감성 정치와 1960년 4월 거리의 정치

2. 비겁한 자여! 네 이름은 방관자니라

3. 젊은 혼은 통곡한다. 그들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

4. 마무리

/자료/ <4월혁명을 말한다>(경남공고 주최 타교생 초빙 좌담회)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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