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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이 아주 없는 건 아니잖아 (황인숙 산문집)
좋은 일이 아주 없는 건 아니잖아 (황인숙 산문집)
저자 : 황인숙
출판사 : 달
출판년 : 2020
ISBN : 9791158161200

책소개

있겠죠 또 좋은 일들
오겠죠 더 좋은 날들

서울 한가운데 남산 마을의 비탈과 기슭에서
황인숙 시인이 전하는 명랑한 기류

서울 한가운데 자리한 남산 마을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해방촌은 긴 시간 동안 도시 개발의 여러 정책 속에서 낡아가다가 개발되다가 멈추었다가 최근 들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그러거나 말거나 예전부터 지금까지 이곳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여전하고 태연하다. 돌계단 아래에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지나가던 사람에게 말을 걸며 참견하기도 한다. 4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이 동네를 살아가고 있는 황인숙 시인 또한 그렇다. 시인은 해방촌의 옥탑방에서 자신의 고양이들과 함께 살아가며 낮과 저녁 시간에는 길고양이 밥을 챙겨주고 그 외의 시간에는 틈틈이 시를 쓰고 또 간간이 산문을 쓴다. 그리고 그간 써온 산문들을 이 책 『좋은 일이 아주 없는 건 아니잖아』에 담았다.
그간 펴낸 시집과 산문집 『우다다 삼냥이』 장편소설 『도둑괭이 공주』 등을 통해 꾸준히 고양이 이야기를 해온 시인이기에 그와 고양이는 꼭 붙어다니는 짝꿍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그런 시인에게는 시를 쓰는 일도 고양이를 돌보는 일도 어느 하나 양보할 수 없어서 두 가지 일의 균형을 맞추려 애쓰지만 쉽지 않다. 주변에서는 “고양이 밥 주는 걸 반으로 줄여”라든가 “시쓰기에 시간과 힘을 모아”라며 염려하지만 그러한 조언 속에서도 시인은 “어쩌겠어, 내가 더 잘 해야지” 하며 자신이 정한 삶의 규칙을 깨지 않는다. “내 삶은 확실히 길고양이들 밥을 주기 전과 후로 갈렸다”고 할 정도이니 더욱 그렇겠다. 그래서일까. 시인의 시에는, 언제나 삶이 곁에서 두 팔을 벌린 채 꾹 끌어안고 있다. 그리고 시인은 그런 삶의 표정이 밝든 어둡든 슬프든 그 안에 깃든 환함을 기어이 찾아내고야 만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있겠죠 또 좋은 일들

오겠죠 더 좋은 날들



서울 한가운데 남산 마을의 비탈과 기슭에서

황인숙 시인이 전하는 명랑한 기류



서울 한가운데 자리한 남산 마을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해방촌은 긴 시간 동안 도시 개발의 여러 정책 속에서 낡아가다가 개발되다가 멈추었다가 최근 들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그러거나 말거나 예전부터 지금까지 이곳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여전하고 태연하다. 돌계단 아래에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지나가던 사람에게 말을 걸며 참견하기도 한다. 4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이 동네를 살아가고 있는 황인숙 시인 또한 그렇다. 시인은 해방촌의 옥탑방에서 자신의 고양이들과 함께 살아가며 낮과 저녁 시간에는 길고양이 밥을 챙겨주고 그 외의 시간에는 틈틈이 시를 쓰고 또 간간이 산문을 쓴다. 그리고 그간 써온 산문들을 이 책 『좋은 일이 아주 없는 건 아니잖아』에 담았다.

그간 펴낸 시집과 산문집 『우다다 삼냥이』 장편소설 『도둑괭이 공주』 등을 통해 꾸준히 고양이 이야기를 해온 시인이기에 그와 고양이는 꼭 붙어다니는 짝꿍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그런 시인에게는 시를 쓰는 일도 고양이를 돌보는 일도 어느 하나 양보할 수 없어서 두 가지 일의 균형을 맞추려 애쓰지만 쉽지 않다. 주변에서는 “고양이 밥 주는 걸 반으로 줄여”라든가 “시쓰기에 시간과 힘을 모아”라며 염려하지만 그러한 조언 속에서도 시인은 “어쩌겠어, 내가 더 잘 해야지” 하며 자신이 정한 삶의 규칙을 깨지 않는다. “내 삶은 확실히 길고양이들 밥을 주기 전과 후로 갈렸다”고 할 정도이니 더욱 그렇겠다. 그래서일까. 시인의 시에는, 언제나 삶이 곁에서 두 팔을 벌린 채 꾹 끌어안고 있다. 그리고 시인은 그런 삶의 표정이 밝든 어둡든 슬프든 그 안에 깃든 환함을 기어이 찾아내고야 만다.



그럼에도 삶에는 좋은 일들이 있다

순박하고 다정한 이웃과 사랑하는 나의 고양이



책에는 시인이 해방촌에서 그곳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면서 겪은 일상의 면면(1부 해방촌에서)과 길고양이를 돌보는 ‘캣맘’으로서 경험한 일(2부 달려라 캣맘) 그리고 나이들어가는 한 사람으로서 사유한 것(3부 모든 것이 아름다울 뿐)을 총 3부에 걸쳐 담았다.

시인이 살아가는 해방촌 마을 사람들과의 일상은 흡사 한 편 한 편의 드라마처럼 웃음이 나기도 하고 다큐멘터리처럼 현실의 민낯을 들추어 마음 한 편을 서늘하게 만들기도 한다. 지나가던 시인에게 삶은 계란을 한 알을 불쑥 내밀며 “아까부터 언니 주려고 기다렸어” 하는 이웃이 있는가 하면 시인의 부스스한 차림새에 “에이 기분 나빠!” 하며 노려보는 이웃도 있다. 지나가는 길에 시인을 불러 세우곤 자장면 한 그릇을 먹고 싶은데 전화번호를 모르니 알아봐달라며 부탁하는 노인도 있다. 여러 가게들이 생겼다가 사라지고 다시 번성하는 가운데 해방촌 시장의 풍경 또한 일상 속에 하나하나 담긴다.

길고양이 밥을 주러 다닐 때도 마찬가지다. 남산의 비탈과 기슭을 오르며 밥을 주는 와중 만난 길고양이들의 얼굴을 ‘삼색 고양이’ ‘노란 고양이’ ‘회색 고양이’ 등으로 설핏하게 기억하지만 곁에 있었던 아이들은 매정한 도시에서 그의 곁에 남아 있기도 하고 행방을 모르는 곳으로 묘연히 사라지기도 한다. 거처 없이 다니는 길고양이도 길 위에 똥을 뿌리며 다니는 비둘기들도 어느새 도시인의 미관을 해치는 것들로 인식되었고 어디에도 그들의 ‘편’은 없지만 그것이 단지 싫어하거나 혐오하는 것으로 간단히 끝나는 문제는 아니라는 것을 그는 알고 있다. 마음을 쓰다가 그 마음을 별수 없이 거두어야 하는 일들을 겪으며 시인은 여러 번 삶의 더께를 느끼지만 그럼에도 그 손길을 쉽사리 거두지는 않는다.

살면서 여러 번 다짐하게 되는 것들도 있다. 단아하게 살아야지, 순해지고 강해지도록, 뻔뻔스러울 정도로 떳떳하게. 내게도 노년이 있을 테니까. 이렇듯 청년과 노년의 어디쯤을 살아가는, 나이듦에 대한 산문들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더욱 깊은 울림을 준다. 시인의 풀어내는 문장은 목가나 관념보다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것에 가깝다. 그래서 글을 읽다보면 해방촌 사람들의 표정과 몸짓 그리고 시인과 고양이의 동선이 그려지듯 선하다. 사연을 담아내는 시선 또한 지나치게 감상으로 빠지거나 모자라거나 건조하지도 않은 채 그만의 다정하고 명랑한 기류를 유지한다.

서울 한가운데에서 아직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은 마을. 가려면 마을버스를 타고 오르막을 오르고 올라야 하는 해방촌. 어쩌면 당신이 가볼까 말까 하다가 가보지 않았거나, 서울에 가면 한번 들러야지 했거나, 아니라면 이미 당신의 단골 산책로일 수도 있는 곳. 서울의 낡은 정서를 머금고 있는 곳에서 고양이들과 함께 살아가며 나이들어가는 시인이 한 시절을 담은 긴 이야기를 시작한다.
[알라딘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1부 해방촌에서



순하고 따뜻하고 맑은, 남쪽 바다

고양이 밥 주는 알바를 구할 거야

눈의 젖은 왈츠

이제 밤도 말랑하고 따뜻하겠지

꽃 피는 재래시장

선의로 가득한 지옥이었네

강 너머 저쪽의 사정

자정 지나 남산에서

어두운 카페들의 거리

가을 하늘 공활하고

내게도 노년이, 노년이 있을 거라네

12월의 즐거움

겨울나기, 겨우 나기

공터의 블루스

나의 해방촌

꽃 사세요, 꽃요



2부 달려라 캣맘



여름의 향기

그것은 꿈이었을까

이렇게 가혹한 여름

순해지고 강해지다

달려라, 캣맘

란아, 애틋한 우리 장녀

비일상으로의 탈주

새들, 해방촌에 와서 죽다

다행한 나날들



3부 모든 것이 아름다울 뿐



그 골목이 품고 있는 것들 1

그 골목이 품고 있는 것들 2

뻔뻔스러울 정도로 떳떳하기를

직업, 밥벌이와 자아실현의 그 어디쯤

친구 생각

깊은 삶, 기품 있는 삶

나는 어머니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우리가 불행감에서 헤어나지 못하더라도

하나의 생에는 하나의 몸이 주어진다

달걀의 추억

딩동댕, 파라솔 아래서 파도 소리 들으며 책을 읽으리

나, 덤으로 살고 있는 것 같아

단아하게 살기

모든 것이 아름다울 뿐
[알라딘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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