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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백 (피부색의 문화 정치)
미백 (피부색의 문화 정치)
저자 : 박소정
출판사 : 컬처룩
출판년 : 20220115
ISBN : 9791192090030

책소개

아시아인이 미백을 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포스트식민 시대의 미백에 대한 탐구

‘미백美白’은 한국 미디어 문화의 보편적이고 핵심적인 요소다. 드라마 속 배우는 흠결 없이 깨끗하고 밝은 톤의 피부로 등장하고 음악 방송에 출연한 아이돌 가수는 특수한 질감을 구현하는 조명 효과 속에서 말 그대로 빛을 발산한다. 미백의 빛과 색은 한국 스타를 구성하는 고유 매력으로 받아들여져, ‘K뷰티’라는 일종의 한류 콘텐츠로서 전 세계적으로 유통된다. 이처럼 한국의 이상적인 아름다움의 재현은 늘 하얗고 맑은 피부를 기본으로 한다. 한국의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고 K뷰티는 관광 상품으로까지 안내된다. 그렇다면 미백 피부란 무엇인가?

미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책 《미백: 피부색의 문화정치》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미백이란 무엇인가라는 기본적인 질문으로 시작해, 다양한 층위의 질문으로 미백을 파고든다. 이를 통해 미백을 둘러싼 욕망과 권력, 신체와 정체성의 문제, 미시 정치 등을 들여다본다. 한국의 미백 문화를 연구한 저자 박소정은 이 책을 통해 한국 문화연구의 탈식민주의적, 페미니즘적 상상력을 펼쳐 보인다. 아울러 한류 연구가 향후 한류 속 식민 욕망에 대해 어떻게 비판적 정치성을 지녀야 하는지 일깨운다.

《미백: 피부색의 문화정치》는 미백이라는 일상적인 미의 실천을 포스트식민적 담론을 통해 파헤치고 있다. 미백에는 여러 속성이 부여되어 있으며, 개개인의 경험에 따라 다르다. 과거의 화장품 소비자에게 미백이란 백인이나 일본 여성이 지닌 피부색으로 상상되었다면, 디지털 이미지 속에서 살아가는 오늘날의 젊은 세대에게 미백은 ‘SNOW’ 같은 카메라 필터 애플리케이션 속에서 발견하는 자신의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어떤 여성에게 미백은 귀찮지만 어쩔 수 없이 갖춰야 하는 미의 조건이라면, 어떤 남성에게 미백은 자신을 가꾸는 방식에 눈을 뜨게 되는 계기다. 이처럼 미백은 일상 영역에 편재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매개되며, 큰 사건 단위의 무게보다 곳곳에 흩어진 미세한 무게로 존재한다. 저자는 들뢰즈와 가타리가 제시한 ‘배치’ 개념을 통해 산발적으로 흩어져 다양한 물질적ㆍ비물질적 형태로 존재하는 미백의 요소들을 한데 묶어 살펴본다.

미디어는 종종 선진국 백인에게 우월한 위치를 부여한다. 지난 수백 년에 걸쳐 만들어진 백인 권력은 무의식적으로 작동한다. 피부색을 통해 차별하는 것이 인종 차별이라면, 미백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욕구를 넘어서 계급적 욕망을 내포한다. 미백은 전 지구적으로 존재하는 피부색을 사다리를 오르내리며 한국인의 인종ㆍ종족적 위상을 재구성하고 있다. BTS의 미백 보정 사진을 보며 백인의 미의 기준을 답습한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해외 팬들이 있는가 하면, 이러한 한국식 미백의 아름다움이 새로운 미의 표상을 제공하고 있다는 해석과 함께 한국인을 닮고 싶어 하는 욕망이 지구촌 곳곳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미백은 이미 ‘표피’의 문제를 넘어서는 현상이다. 미백은 단순히 한 개인의 미적 욕구만이 아니라 다층적인 문화 정치적 함의를 지닌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백인의 패권에 목소리를 내는 한국인과 자신보다 어두운 피부색을 지닌 유색인을 하대하는 한국인은 서로 별개의 인물일까?”

코로나19는 세계적으로 아시아인 혐오를 가시화하는 계기가 되었고, 세계 곳곳에서 한국인이 혐오 범죄에 노출되기도 했다. 서구권에서의 인종 차별 및 백인중심주의에 대항하는 목소리는 한국에서도 나오고 있다. 반면 2019년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에 거주 중인 외국인의 숫자는 200만 명을 웃돈다. 그중 결혼 이민자, 외국인 노동자 비율은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다. 이들을 향한 한국 사회의 차별은 만연해 있다.
그러나 한국인 대다수는 인종 차별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며, 한국 내 인종차별주의에 대한 논의는 미약하다. 전 지구적 인구 이동의 흐름 속에서 한국은 이미 다문화 사회다. 많은 이들이 다문화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현실 속 크고 작은 인종적ㆍ문화적 장벽을 성찰하지 못하고 이질적 외모를 지닌 이를 ‘다른 존재’로 여긴다. 이러한 편견의 근거는 대한민국 영토 바깥으로 나갔을 때 더욱 복합적인 양상을 띤다. 미디어-뷰티 복합체로서의 K뷰티 산업 안에서 미백은 초국적 상품으로 유통된다. 한국의 마스크팩이 진열장을 가득 채우고 한국 스타가 모델인 광고가 걸린 동남아시아의 쇼핑몰은 이제 놀랍지 않을 정도로 흔한 풍경이 되었다. ‘서울’이라는 단어를 내건 화장품이 유통되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동북아시아 미의 기준에 입각한 아시아 내 미의 위계가 생기기도 하고, 피부색에 기반을 둔 차별적 논리가 드러나기도 한다. 이는 미백이 신식민적 헤게모니가 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이 책은 한국의 미백 문화가 아시아 내에서 기존의 1세계적인 표상에 구속되지 않는 탈식민적 역량을 내포한 문화 현상임과 동시에 우리 안에서 새롭게 형성되는 제국주의적 욕망을 추동할 수 있음을 경계한다. 이는 최근 K콘텐츠를 통해 세계적으로 부상하는 한류를 어떻게 바라보고 읽어내야 하는지를 보여 줄 뿐만 아니라, 미백이라는 주제를 통해 한국 사회에서 인종차별주의를 논의할 수 있는 장을 새롭게 마련해 준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서론 우리가 사는 미백의 세계
미백을 탈식민화한다는 것
미백 문화의 사람, 현장, 기호

1부 미백의 세계로 들어가기
1장 피부색으로 사유하기
1. 인종 담론으로서의 피부색
2. 뷰티 담론으로서의 피부색
2장 배치를 통해 사유하기
1. 유동하고 생성하는 배치
2. 횡단하며 연결하는 배치
3. 되기
4. 배치와 포스트식민주의

2부 미백 배치
3장 미백 이미지 배치
1. 흑백 변신 이미지
2. 디지털 미백 이미지
3. 공적 미백 얼굴

4장 신체기술적 미백 배치
1. 미백 사물의 세계
2. 미백의 신체기술화
3. 미백 인터페이스

5장 동아시아 횡단적 미백 배치
1. 동아시아의 미백 미학
2. K뷰티 배치

3부 탈영토화하는 미백, 재영토화하는 미백
6장 미백인-되기
1. 여성-되기
2. 아시아인-되기

7장 미백의 제국
1. 서울 화이트
2. K뷰티 산업의 피부색주의

8장 미백 시뮬라크라와 미백 기계
1. 미백 시뮬라크라
2. 미백 기계

글을 마치며 매끈한 공간을 향하여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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