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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든 의료 (현장 의사에게 듣는 현대 의학의 자화상)
병든 의료 (현장 의사에게 듣는 현대 의학의 자화상)
저자 : 셰이머스 오마호니
출판사 : 사월의책
출판년 : 2022
ISBN : 9791192092034

책소개

“치료받아야 할 것은 환자가 아니라 현대 의료다”
현대 의료의 화려한 거짓말들에 대한 통렬하고도 우아한 고발
병원에 가기 전, 당신이 꼭 한 번 읽어야 할 책

오늘날 현대 의료가 병을 치료하기보다는 오히려 병을 만들어내고 있고, 의학이 인간 수명을 연장시킨 것이 아니라 인간 수명이 연장되었기 때문에 의학이 중요해졌다는 이야기는 그다지 낯설지 않은 것이 되었다. 코로나19 사태에서 보듯 의료가 지금처럼 중요해진 때도 없지만, 또 의사와 병원이 지금처럼 불신을 받는 때도 없다. 환자는 별로 나아진 것 같지도 않은 의사의 처치를 받고나서 비싼 치료비에 분통을 터뜨리고, 의사는 의사대로 이미 다 알아보고 온 듯 처방을 요구하는 환자에게 염증을 느낀다. 조금만 신체적 이상을 느끼면 병원을 찾는 ‘의료 과잉’의 시대임에도 환자와 의사 모두 만족스러운 경우는 극히 드물다. 어떻게 된 일일까?

저자 셰이머스 오마호니는 이 책에서 “치료받아야 할 것은 환자가 아니라 현대 의료 자체”라고 말한다. 영국과 아일랜드 의료계에서 존경받는 의사로서 『요즘 우리가 죽는 방식』이라는 책으로 ‘올해의 의학도서상’을 받기도 한 저자는, 수십 년 간의 임상경험에서 느낀 현대 의료의 문제들을 이 책에서 낱낱이 고발한다. 새로운 질병을 만들어내는 데만 몰두한 의료계, 예방을 명목으로 의미 없는 약물을 강요하는 의산 복합체, 치료와는 관계없이 연구 실적만 중시하는 과학주의, 그리고 환자의 권리를 내세워 의료라는 공공재를 소비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소비자주의야말로 치료의 대상이다. 현대 의료가 특히 문제인 것은, 한정된 사회복지 자원을 독점함으로써 여타 부문에서 사회 불평등을 보정할 기회를 빼앗아간다는 것 때문이다. 저자는 현대 의료가 질병의 정복을 장담하기보다는 ‘연민’을 회복하고, 불가능한 완치보다는 고통 경감과 완화치료에 노력하며, 수명 연장보다는 호스피스 돌봄에 가치를 두는 참된 인간적 의료가 되기를 희망한다. 이 책은 거대 산업이 된 현대 의료에 대한 고발장이자,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건네는 진심어린 치료제이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 “치료받아야 할 것은 환자가 아니라 현대 의료다”
현대 의료의 화려한 거짓말들에 대한 통렬하고도 우아한 고발
병원에 가기 전, 당신이 꼭 한 번 읽어야 할 책

오늘날 현대 의료가 병을 치료하기보다는 오히려 병을 만들어내고 있고, 의학이 인간 수명을 연장시킨 것이 아니라 인간 수명이 연장되었기 때문에 의학이 중요해졌다는 이야기는 그다지 낯설지 않은 것이 되었다. 코로나19 사태에서 보듯 의료가 지금처럼 중요해진 때도 없지만, 또 의사와 병원이 지금처럼 불신을 받는 때도 없다. 환자는 별로 나아진 것 같지도 않은 의사의 처치를 받고나서 비싼 치료비에 분통을 터뜨리고, 의사는 의사대로 이미 다 알아보고 온 듯 처방을 요구하는 환자에게 염증을 느낀다. 조금만 신체적 이상을 느끼면 병원을 찾는 ‘의료 과잉’의 시대임에도 환자와 의사 모두 만족스러운 경우는 극히 드물다. 어떻게 된 일일까?

저자 셰이머스 오마호니는 이 책에서 “치료받아야 할 것은 환자가 아니라 현대 의료 자체”라고 말한다. 영국과 아일랜드 의료계에서 존경받는 의사로서 『요즘 우리가 죽는 방식』(The Way We Die Now)이라는 책으로 ‘올해의 의학도서상’을 받기도 한 저자는, 수십 년 간의 임상경험에서 느낀 현대 의료의 문제들을 이 책에서 낱낱이 고발한다. 새로운 질병을 만들어내는 데만 몰두한 의료계, 예방을 명목으로 의미 없는 약물을 강요하는 의산 복합체, 치료와는 관계없이 연구 실적만 중시하는 과학주의, 그리고 환자의 권리를 내세워 의료라는 공공재를 소비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소비자주의야말로 치료의 대상이다. 현대 의료가 특히 문제인 것은, 한정된 사회복지 자원을 독점함으로써 여타 부문에서 사회 불평등을 보정할 기회를 빼앗아간다는 것 때문이다. 저자는 현대 의료가 질병의 정복을 장담하기보다는 ‘연민’을 회복하고, 불가능한 완치보다는 고통 경감과 완화치료에 노력하며, 수명 연장보다는 호스피스 돌봄에 가치를 두는 참된 인간적 의료가 되기를 희망한다. 이 책은 거대 산업이 된 현대 의료에 대한 고발장이자,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건네는 진심어린 치료제이다.

■ 현대 의료의 현주소

현대 의료에는 재미있는 역설이 하나 있다. 20세기 들어 인간 수명이 획기적으로 늘어난 것은 의학 때문이 아니라 영양과 위생의 개선 덕분이고, 의학이 중요해진 것은 그만큼 질병을 겪는 기간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의학이 인간수명 연장에 그다지 기여한 바는 없으나, 수명이 늘어난 덕분에 그 기간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게 되었다는 얘기다. 아닌 게 아니라 사람들은 자주 의구심을 갖는다. 현대 의료가 병을 치료하기보다는 없던 병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전에는 자연스럽게 여겨졌던 노환이 이제는 하나하나 질병으로 규정되어 별로 낫는 일도 없이 비싼 의료 처치의 대상이 된 것 아닌가. 그 과정에서 환자는 고통만 더해진 것이 아닌가. 과연 그러하다. 의학은 이제 의학 자신을 위해 존재하는지도 모른다.

『병든 의료』는 의료가 우리 일상의 큰 부분을 차지할 만큼 사회 전체가 의료화(medicalization)된 이 시대에 현대 의료의 거짓을 폭로하고, 그 이면을 이해하게 해주는 책이다. 거기에는 사실 사람들의 흔한 생각처럼 의사들과 의산 복합체-의사와 병원과 제약회사들의 짬짜미 이익결사체-의 거대한 음모 같은 것은 없다. 특정 질병을 정복하겠다는 의사들의 헛된 공명심, 연구비와 승진을 위한 연구 활동, 유권자 요구에 아부하는 정치인들의 약속, 무의미한 신약을 끊임없이 출시함으로써 이익을 추구하는 제약산업, 가짜 건강정보로 소비를 자극하는 건강식품산업, 그리고 마지막으로 치료의 권리를 내세워 의료를 소비의 대상으로 바꾼 소비자주의가 있을 뿐이다. 이 모든 것이 합쳐져서 모두의 이익이 되어야 할 공공의료가 의료 자신을 위한 것으로 바뀌고, 공공의 복지를 빨아들이는 깔때기가 된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현대 의료가 안고 있는 이런 문제들에 대해 차근차근 청진기를 댄다.

■ 병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질병을 파는 현대 의료

이 책은 “요즘 우리가 너무 오래 산다”는 이야기로 첫머리를 시작한다. 20세기 들어 인간의 평균수명이 거의 두 배로 늘어나면서 의학도 눈부시게 발전하여 항생제, 백신, 내시경, 이식수술 등 현대 의학의 기틀이 만들어졌다. 저자는 이 때를 ‘의학의 황금시대’로 보는데, 이후 의학은 새로운 종교가 되었고, 우리의 삶과 죽음 자체가 의료의 대상이 되었으며, 사람들에게 혜택보다는 해를 더 많이 끼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 이반 일리치가 현대의 의료 제도가 오히려 건강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사회적 의원병(醫原病)을 말했듯이, 저자는 현대 의학이 병을 만들어내고 있고 복지 재원을 탕진함으로써 오히려 광범위한 사회적 문제를 낳고 있는 점을 지적한다.

그 대표적인 것이 글루텐 과민증이다. 글루텐 식이장애로 만성 소화기질환을 앓는 환자가 소수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전문가 합의만으로 다수의 사람들을 환자로 정의함으로써 제약회사와 글루텐프리 식품산업만 번창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이런 사례는 고지혈증, 고혈압(최근 140㎜Hg에서 130으로 기준이 낮아졌다)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있는데, 새로운 기준이 정해질 때마다 환자 풀이 비약적으로 늘어나고 제약회사는 막대한 이익을 본다. 소수의 환자를 예방하기 위해 절대 다수가 평생토록 약을 먹는 상황이 당연시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나만큼은 죽음을 피해야겠다는 생각과 생명을 어떻게 돈으로 환산하느냐는 주장 때문에 문제는 결코 고쳐지지 않는다.

■ 거대과학의 볼모가 된 의학

저자는 현대 의학 발전의 동력이라고 하는 의학 연구에 대해서도 자신의 경험과 여러 실증적 통계를 들어 그 허구를 폭로한다. 의학 연구의 동기는 연구비 지원, 학위 취득과 승진, 논문 게재편수 늘리기로 점철되어 있으며, 그 대부분이 치료와는 하등의 관계도 없는 쓸모없는 연구로 판명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분자생물학이나 유전학 같은 과학 연구가 바로 임상으로 연결되는 것처럼 과장하는 ‘나쁜 거대과학’이 밑바탕에 숨어 있다. 종합적이고 인간적인 활동인 의료를 과학과 동일시하고 현장의 의사보다는 의학연구자를 우대하는 현대의 과학주의가 그 배후에 있다는 것이다.

질병의 이유를 신체의 기계적 결함 때문이라고 보는 거대과학과 달리, 현장 의사들이 주로 만나는 환자는 빈곤, 장애, 과중한 노동, 조악한 생활환경 등으로 인한 소위 ‘엿 같은 인생 증후군’(Shit Life Syndrome)에 시달리는 사람들이다. 거대과학은 이런 원인을 도외시하고 특정 질병마다 그것을 고치는 ‘마법의 탄환’이 가능한 것처럼 호도함으로써 자원을 지나치게 낭비하고, 완화치료와 호스피스 같은 다른 필수의료를 축소하는 역효과를 낸다고 한다.

■ 의학의 새로운 조류들이 안고 있는 문제들

이 책은 근거기반의학, 원격의료와 디지털헬스, 의료인문학 등 오늘날의 의학에 부는 새로운 바람에 대해서도 비판의 메스를 들이댄다. 종래의 전문가 합의나 권위에 의해 만들어진 의료적 근거를 비판하고 ‘무작위 대조시험’이라는 높은 수준의 근거에 기초해 치료와 약물의 효능을 결정하는 근거기반의학은 의학의 청량제로 환호를 받았다. 그러나 높은 비용이 들어가는 임상시험을 감당할 수 있는 대형 제약회사가 근거기반의학의 주도권을 쥐면서 제약회사에 유리한 쪽으로 연구 조건을 설계하고 결과를 도출하는 경우가 흔해지고 말았다. 한편 ‘디지털헬스’는 환자의 권리를 강화해 의료비를 낮추고 소외지역 환자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기회로 찬양받고 있으나, 사실은 의료를 시장화하려는 소비자주의의 표현에 불과하고, 개인의 생물학 정보 누출로 감시사회와 데이터 독재를 만들어낼 가능성만 높이고 있다고 저자는 우려한다.

■ 환자들만이 아니라 의사들도 불행하다-경영관리주의와 소비자주의

현대 의료시스템이 안고 있는 또 하나의 문제는 병원과 공공의료 체계를 지배하는 성과주의, 관료주의이다. 이 책에서는 ‘맥나마라 오류’라고 하는 정량지표 제일주의가 의료 현장에서 일으키는 문제를 다각도로 지적한다. 치료를 받는 환자의 절대 숫자나 치료율(표준사망비)만으로 병원의 성과를 평가하는 정량적 평가방식 때문에 정작 위중증 환자를 꺼리는 풍조가 병원에 만연하게 되었다. 의사는 의사대로 강제적이고 의무적인 치료 프로토콜을 강요받음으로써 과잉치료와 부작용이 일어나는 현상도 흔하다. 의사들은 이런 경영관리주의 때문에 의욕을 잃고 환자와의 인격적인 교류가 불가능해짐으로써 신뢰와 권위를 잃는 불행한 처지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가 초래된 데는 소비자주의에도 책임이 있다. 저자는 ‘질병 인식개선’이라는 환자 캠페인이 처음에는 환자 권리를 위한 것으로 출발했을지언정 이제는 특정 질병에 대한 압력 단체가 되어 치료의 권리를 시장의 소비적 권리로 바꿔놓았다고 질타한다. 이러한 소비자주의 때문에 치료의 적절성을 고민하는 의사들은 게으르고 능력 없는 의사로 낙인찍히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신뢰의 상실로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것은 환자인지도 모른다.

■ ‘의학은 치료될 수 있는가?’에 대한 마지막 답변

이 책의 원제목은 『의학은 치료될 수 있는가?』(Can Medicine Be Cured?)인데, 이 질문에 대한 저자의 답변은 비관적이다. 기존 의료시스템에서 기득권을 누리는 의사, 경영자, 제약회사, 환자단체 등의 이해관계가 너무 단단하여 의료서비스의 평등한 배분과 참된 인간적 의료를 회복하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실정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경제 위기, 치료불가능한 감염병의 팬데믹, 기후재난이 모두 합쳐진 정도의 위기가 닥쳐야만 비로소 필수의료에 집중하는 근본적 개혁의 동력이 생길 것이라고 예측한다.

저자가 이 책에서 주로 예로 드는 것은 완전 무상의료를 채택하고 있는 영국 국가보건서비스(NHS) 하의 의료 시스템이다. 한국도 국민건강보험으로 운영되는 의료 시스템을 갖고 있고, 끊임없는 민영화 시도나 의료계에 만연한 상업주의 면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나마 다행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의료 자원이 한정되어 있음을 전 국민이 인식하게 되었고, 감염병 등에 대처하는 공공 의료체계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이 책은 무엇보다 우리의 건강과 죽음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촉구하고 있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인간은 질병의 다발이 아니고, 노화와 죽음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의료는 공공재로서 공평하게 배분되어야 할 자원이라는 것을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깨우쳐준다. 질병의 정복을 호언장담하기보다 건강을 누리고 필수의료에 집중하며 죽음에 임해서는 완화치료와 호스피스 돌봄을 통해 고통을 완화하는 것, 그것이 의학의 본래 사명에 가깝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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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옮긴이 머리말

1. ‘요즘엔 사람들이 너무 오래 산다’
2. 의학 연구의 실상
3. 50년간의 황금시대
4. 나쁜 거대과학
5. 잘못된 의학정보 대혼란
6. 병은 어떻게 발명되는가?
7. 인식개선 캠페인을 멈춰라
8. 끝나지 않는 암과의 전쟁
9. 소비자주의, 국가보건서비스, 그리고 ‘성숙한 문명’
10. 정량화, 디지털화, 그리고 마음대로 사고파는 데이터
11. 책임만 있고 권한은 없는 의사들
12. 맥나마라 오류
13. 공감이라는 거짓말
14. 진보라는 신기루

에필로그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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