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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피와 회귀 (최인 장편소설)
도피와 회귀 (최인 장편소설)
저자 : 최인
출판사 : 글여울
출판년 : 2021
ISBN : 9791197254215

책소개

철학서인가, 소설인가?

199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수상작 『비어 있는 방』으로 등단한 작가 최인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자 철학소설인 『도피와 회귀』가 출간되었다. 『도피와 회귀』는 1월 1일에 시작해 12월 25일로 끝맺는 일기체 소설이다. 날짜 하나하나에 국내외적 사건과 철학적 개념을 인용 제시해 도피와 회귀가 역사 속에 어떻게 적용되었는가를 보여준다. 소설은 다음과 같은 소제목을 소개하면서 시작된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사랑과 자유를 찾고자 하는 본능적 욕구가 인간 본성에 내재해 있다”

사람들은 권태로운 현실과 따분한 일상으로부터 끊임없이 도피를 꿈꾼다. 자유는 일차적으로 심리학적인 문제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엄밀히 말해 경제적, 정치적, 생물학적 측면에 걸친 다양한 문제라고 아니할 수 없다.

1월 1일
그는 새해 아침, 무위로부터 자신을 탈출시켜야 한다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이불을 쓰고 누워 있다가 벌떡 일어났다.

본 작품은 인류의 생존과 번영이 도피와 회귀의 법칙으로 진행된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즉 선과 악, 생과 사, 이념과 제도, 문명과 역사까지도 도피와 회귀의 법칙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개인의 삶 속에서도 도피와 회귀의 법칙은 어렵지 않게 발견된다. 만남과 헤어짐, 사랑과 증오, 긍정과 부정, 탈출과 복귀 등이 그것이다. 이 도피와 회귀는 세계사 속에서 재현되며 문화와 문명을 견인해 왔다. 과학과 철학 속에서도 도피와 회귀는 원리와 이론으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즉 에리히 프롬은 인간이 집단에서 도피해 자유롭게 되었지만, 다시 집단을 그리워해 회귀하고자 하는 의지를 〈자유로부터의 도피〉라고 피력했다.

아놀드 토인비는 문명이 도전과 응전의 연속 과정으로 탄생했으며, 도전과 응전이 인류를 진화시키고 과학과 문화를 발전시켰다고 〈역사의 연구〉에서 주장했다. 이와 같이 생성과 소멸, 전진과 후퇴, 진보와 퇴보, 건설과 파괴는 도피와 회귀를 바탕으로 역사를 만들고 문명을 꽃피웠다. 지구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전쟁과 이념의 대립, 종교적 갈등, 문명의 충돌 또한 이 법칙 아래서 발생하고 봉합되었다.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이 사용한 변증법의 논증과, 헤겔이 현상학적 인식론에 적용한 정립(테제)- 반정립(안티테제)- 종합(진테제)도 도피와 회귀의 틀 안에서 구현되었다. 이와 같이 도피와 회귀의 법칙은 학문과 역사, 종교, 이데올로기를 견인하며 인류를 성장시켰다.

소설 『도피와 회귀』는 위와 같은 현상들에 대해 논증을 해 보이면서 줄거리를 끌고 간다. 또한 한반도가 처한 좌우 이데올로기의 대립을 도피와 회귀의 법칙을 적용해 분석하고 풀어간다. 소설의 주인공(철학교수)은 남북분단과 좌우 이데올로기의 충돌로 인해 파멸의 길을 걷는다. 남과 북 그 어디에서도 살 수 없는 주인공은 결국 제3국으로의 도피를 결심한다. 그야말로 주인공의 도피는 이념적 도피가 아니라, 삶 그 자체로부터의 도피이다. 남한당국은 주인공이 북으로 망명할 것을 우려해 방해공작을 펼친다. 남한당국의 시선으로 보면 주인공의 망명은 체제에 대한 불복일 뿐이다. 이처럼 도피와 회귀는 주인공의 삶을 날카롭게 재단하며 그 존재를 드러낸다.

최인 작가는 80여 권의 철학서를 본문 곳곳에 인용하는 한편, 인간의 삶을 지배하고 제한하고 결정짓는 중요한 개념들을 소설 속에 등장시킨다. 즉 사랑, 행복, 진리, 진실, 희망, 절망, 슬픔, 고독, 죽음, 삶에 대해 하나하나 정의를 내리면서 독자로 하여금 함께 고뇌할 기회를 선물한다.

책 소개 따위에 도피를 간추린다는 게 말이 안 된다. 담을 수가 없다. 그냥 읽어야 할 책이다.

『도피와 회귀』는 작가 최인이 2005년 3월에 집필을 시작했다. 그로부터 16년이 지났다. 그동안 최인은 도피와 회귀를 108번이나 수정했다. 그 숫자를 정확히 짚어낼 정도로 도피와 회귀에 대한 그의 애정은 남달랐다. 집필 시작 시점은 오래 전이지만 소설이 가리키는 것은 우리의 ‘오늘’이다. 주인공 최명하의 발자취를 따라 걷다 보면, 우리 내면에 잠재되어있는 ‘떠나고 싶은 욕구’와 ‘다시 돌아가고 싶은 욕구’를 발견하게 된다. 소설 속에 그려진 1년은 거대한 역사의 축적이며, 최명하의 삶은 도피와 회귀의 굴레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도 같다. 역사는 반복되며, 우리는 우리가 존재하기 전의 과거까지 돌아봐야 한다는 걸 소설은 알려준다.

『도피와 회귀』는 이 시대를 돌아보고, 가름하고, 통섭(統攝)하는 소설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읽어야 할 범국민 교양서이자 인문학적 소양을 쌓을 수 있는 철학소설이다. 일반인, 대학교수, 정치인, 종교인, 언론인, 예술가, 공무원, 회사원, 노동자, 학생 모두는 이 책을 읽음으로써 미래를 전망하고 통찰할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지금 우리는 도피와 회귀, 그 어느 것도 선택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그것이 바로 도피와 회귀가 세상에 나온 이유이다.

〈책속 한 문장〉

p24
그는 새 출발이 그토록 침울한 기분 속에서 시작될 것이라고는 상상치 못했다. 오히려 아내와 도시로부터 벗어나는 순간 홀가분해질 것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밝은 마음으로 승용차를 출발시켰다. 하지만 막상 도시를 벗어날 때 무언가를 잃어버렸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p25
그는 그 순간 그렇게 마음을 다져먹었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 앞을 바라보며 뛰어가자고. 그러다 보면 무언가가 해결되고 무엇이든 이루어질 것이라고. 그렇게 결론을 내리자 침울했던 마음이 약간 가벼워졌다.

p169
한편은 사랑한다고 믿고, 다른 한편은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 한구석은 사랑하고 싶은데, 한구석은 사랑에 대해서 부정한다는 사실. 그 단순한 진리 속에 관계의 단절과 고착이 숨어 있다.

p198
본래 동물은 자유를 가지고 살아가는 독립된 개체였다. 그 동물들이 자연 속에서 누리던 본능적인 자유를 인간이 빼앗았을 뿐이다.

p207
인간이 인간 앞에서 느끼는 헤아릴 수 없는 불안감과 낯섦. 자기 자신의 사진이나 거울 속에 비친 스스로의 모습을 타인처럼 느끼는 단절감. 이것이 바로 부조리의 눈뜸이고 부조리 속으로의 온전한 감정이입이다.

P249
“형도 계속 당하고 피해 보고 물러서며 살 겁니까?”
“체제가 그걸 원하면 그렇게 살아야지.”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노골적으로 감시를 하고 따라다녀도요?”
“그러면 어떻게 해? 우리는 이 나라에서 태어나고 이 나라 법을 지키면서 살아가는 소시민인데.”

P255
7월 10일 이성은 분홍색 상상력을 극복할 수 없다

P276
존재는 존재 그 자체이다. 존재는 신도 아니고, 세계의 근거도 아니다.

P322
“내가 정말 취직을 할 수 있을까?”
“할 수 있죠. 그게 어디인가가 문제죠.”
“나는 내가 이 세상에서 쫓겨난 사람처럼 느껴져.”

p361
인생이라는 것 자체가 모순이고, 삶이라는 것 자체가 부조리한 것이다. 전력으로 뛰어가면서도 자신이 왜 뛰어가는지를 모르는 것처럼.

p375
그는 자신이 세계사 속에 끼어 신음하는, 보잘것없는 소시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문제는 그 소용돌이치는 역사의 수레바퀴가 여전히 그를 압사시키려고 한다는 사실이었다.

p414
화이트는 자유를 위한 본능처럼 도로 안쪽으로 들어섰다. 그는 당장 화이트의 목에 리드줄을 매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사고가 발생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는 킁킁거리며 돌아다니는 화이트에게 손짓을 해 댔다. 그의 다급한 행동에도 화이트는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도로 중앙을 걸어가는 게 더 안전하다는 듯 꼬리까지 흔들었다. 이미 화이트는 눈앞에 펼쳐진 세계에 매료된 상태였다.

p426
그 신비스럽고 신성한 순간, 그는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안 되었다. 더 이상 쫓기는 삶을 영위할 수 없을뿐더러, 억압과 불안 속에서 살아갈 수 없다. 이제는 어디로든 가야만 한다. 그곳이 무엇을 하는 곳이든, 어떤 이념을 가진 장소든 상관없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작가의 말

제 1장 고독으로부터의 탈출
제 2장 존재와 비존재
제 3장 야만적인 너무나 야만적인
제 4장 이데올로기의 부활
제 5장 특화된 다수는 항상 부정하다
제 6장 우연 그리고 필연
제 7장 진지함의 가벼움, 사소함의 무거움
제 8장 선택과 판단
제 9장 모든 사람을 위한,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닌
제10장 현상과 본질
제11장 군중 속의 고독
제12장 탄생과 죽음
제13장 이것이냐 저것이냐
제14장 가는 자와 오는 자
제15장 도피와 회귀

참고문헌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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