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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 황홀 (성석제의 음식 이야기)
칼과 황홀 (성석제의 음식 이야기)
저자 : 성석제
출판사 : 문학동네
출판년 : 2011
ISBN : 9788954616287

책소개

내가 먹는 것이 나를 만든다!

, 의 저자인 소설가 성석제의 음식 에세이『칼과 황홀』. 이 책은 저자가 문학동네 온라인 카페에 2011년 3월부터 7월까지 연재한 작품을 엮은 것이다. 저자의 고향인 상주에서부터 파블로 네루다의 조국인 칠레 그리고 독일 등 세계를 유람하며 맛본 음식들과 그 음식을 나누어 먹은 정겨운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경북 봉화의 어느 면 소재지에 있는 중국음식점의 야키우동, 중국 강서성의 여산에서 맛본 국수, 베를린 할머니 포장마차에서 맛본 소시지 ‘부어스트’ 등 다양한 음식과 함께 그 안에서 발견한 인간과 삶을 이야기한다. 연재분 외에 국수와 두부과자, 포도 등 주요 음식들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수록하였고, 영화잡지 ‘씨네21’에 캐릭터 남기남을 주인공으로 한 만화를 연재하는 만화가 정훈이의 개성 넘치는 그림으로 재미를 더하고 있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무엇을 쓰든 단번에 읽는 이의 심금을 찌르는 절대 무공의 이야기꾼, 성석제가 돌아왔다.
그가 오랫동안 벼린 칼을 뽑아들고 들려주는 이야기는 지금껏 각별한 관심으로 나름의 미학을 구축해온 ‘음식’에 관한 것이다. 그는 음식이란 “그 무엇보다 우리의 존재에 맞닿아 있기에”, 소설로도 잘 안 되고, 시도 못 된다며 ‘이야기’의 방식으로밖에 풀어낼 수 없다고 말한다. 이 책은 그가 나고 자란 고향 상주에서부터 한국에서 비행시간으로만 26시간이 걸리는 칠레에 이르기까지―작가 성석제가 천하를 유람하며 맛본 궁극의 음식들, 그리고 그것을 만들어낸 숙수들과 그 음식을 나누어 먹은 정겨운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성석제의 대동‘맛’지도 탄생!
존재 전체를 꿀맛 같은 황홀경에 들게 하는 궁극의 음식들


성석제의 음식 이야기『칼과 황홀』은 문학동네 온라인 카페에 올해 3월부터 7월까지 일일연재된 작품이다. 매일 오후 다섯시, 저녁시간을 앞두고 위를 후벼파는 ‘맛고문’이라는 독자들의 행복한(?) 원성 속에, 성석제의 음식 이야기를 읽기 전에는 반드시 ‘턱받이’를 둘러야만 흘러내리는 침을 감당할 수 있다는 등의 재기발랄한 독자 댓글이 달리며 인기리에 연재되었다.
책으로 엮으면서 연재분 외에 국수, 두부과자, 포도 등 그의 생을 푸근하게 해준 주요 음식들에 대한 이야기가 더해졌고, 1995년부터 지금까지 한 영화전문지에 꾸준히 만화를 연재하고 있는 만화가 ‘정훈이’의 위트 넘치는 삽화도 실렸다. 만화가 정훈이의 전매특허 캐릭터인, 목도 허리도 없는 ‘인간적인’ 몸매의 소유자 ‘남기남’과 함께 성석제의 맛 기행을 따라가다보면, 책장을 넘길 때마다 저도 모르게 웃음 한 사발을 쏟아내게 된다. 또한 책을 읽고 나면 당장이라도 맛집으로 달려가고 싶어질 독자들을 위해 말미에는 ‘성석제의 맛 지도’를 수록했다. 각 글에 등장하는 맛집들은 물론이거니와, 그 밖에 그에게 “은혜를 베풀고 영향을 준 전국의 음식점과 찻집, 술집”을 총정리했으며, 특정 맛집에서 그가 즐겨 찾는 메뉴와 가게의 분위기 등에 대한 코멘트를 덧붙여 성석제의 맛집을 직접 탐방해보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가이드가 되도록 했다.

뼛속 깊은 허기까지 진압하는 하루 세 번의 여행
따뜻한 인간의 밥상, 마음의 노독을 풀어주는 술상을 찾아서

이 책의 1부는 그가 ‘하루 세 번의 여행’이라고 표현한 끼니, ‘밥상’에 대한 이야기이다. 먹는 즉시 전투력이 상승하는 어머니표 쇠고기라면, 고양이도 울고 갈 부뚜막 무쇠솥 김치볶음밥 같은 가정식에서부터 껍데기째 연탄불에 올려놓으면 뽀얀 물이 나오는 맛이 ‘겁나게’ 진한 벚굴, 울릉도의 약소와 명이나물과 같은 국내식을 뛰어넘어, 독일의 ‘할매 포차’에서 먹은 독일식 소시지 ‘부어스트’, 중국에서 혼자 3인분을 게 눈 감추듯 먹어치웠다는 동파육에 이르기까지 세월과 타향의 수만 가지 맛을 넘어 단숨에 뇌리를 강습하는 압도적인 맛의 향연이 펼쳐진다.
사이사이 카메오처럼 등장하는, 그와 인연 깊은 인물들을 훔쳐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일례로 대학 시절 백일장에서 자존심 있는 문청이었던 성석제에게 ‘당선’도 아닌 애매한 ‘가작’을 안긴 한 선생님에게 그가 부루퉁해 있자, 절친한 문우였던 시인 기형도는 일단 선생님을 찾아뵙고 “선생님을 사다리 삼아 지붕으로 올라가거든 가차 없이 그 사다리를 버려버리라” 충고한다. 그렇게 찾아뵌 선생님은 마치 그 속을 내가 다 안다는 듯이 제자에게 코끝이 아리고 눈물이 절로 퍽, 쏟아지는 ‘홍어찜’을 사주고 그 강력한 맛에 성석제는 소주를 물처럼 벌컥벌컥 마신다. 선생님과 헤어져 돌아오는 길, “더럽기 짝이 없는 전동차 바닥이 벌떡 일어나” 쩍, 하고 자신에게 입을 맞추는 경험과 함께 전철 안에서 기절한 후 그는 비로소 “어른이 된 것 같았다”고 토로한다. 이 짧지만 인상적인 성석제의 ‘성장기’는 푹 삭은 홍어처럼 알싸한 공감과 웃음을 동시에 자아낸다.
뿐만 아니라 성석제처럼 음식에 무한한 애착을 갖고 있었던 당대의 작가 파블로 네루다, 중국의 소동파 등이 시공간을 초월해 글 속에 슬며시 얼굴을 내밀어 음식 이야기를 풍성하게 하고, 오직 먹을 것 때문에 여자를 두 번씩이나 울린 적이 있다는‘나쁜 남자(?) 성석제의 참회록(「미안해요, 아가씨들」) 편에서는 그의 별쭝난 식습관과 특유의 말투에 배꼽을 잡게 되는 등, 성석제가 차려낸 만찬에는 버릴 것이 없다.

2부에서는 마음의 노독을 눅지근하게 풀어주는 술상을 받아볼 수 있다. 성석제의 술, 하면 뭐니 뭐니 해도 막걸리다. 수많은 술을 섭렵한 만만치 않은 주당(酒黨)이지만, 그가 ‘삶의 계단을 넘어설 때 함께하는 술’로 꼽는 것은 단연 막걸리다.

대학 시절부터 술을 무섭게 마시다 오늘날 주선(酒仙)이 된 위대한 영혼들 사이에서 죽지 않고 살아남아 오늘도 어제처럼 술을 조금씩 마실 수 있게 된 데는 막걸리의 은혜가 결정적이라 할 수 있다. 막걸리는 도수가 낮아 천천히 취했고 많이 마시면 배가 불러 알코올 섭취량 조절이 되었다. 게다가 막걸리는 술이면서 밥이었고 안주를 따로 시킬 필요 없어 경제적이었다. 술 때문에 패가망신하고 파산하여 노숙자가 된다 해도 그 원흉인 술이 막걸리일 수는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막걸리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노동이나 운동으로 땀을 흘린 뒤에 마시는 생활의 술이다. 생활에 중독되는 일이 없듯 순전히 막걸리 때문에 중독이 되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 막걸리는 생활이다. 생이다.
_「막걸리의 도, 막걸리의 생」 중에서

그가 술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걸출한 술꾼들의 연대기에도 눈이 휘둥그레진다. 열일곱 살 때부터 술을 마셔서 한 끼에 소주 한 병씩, 하루 평균 소주 세 병을 일흔 살까지 꾸준히 마셔왔다는 절세의 술꾼 이확재 어른. 성석제는 그에게 “무릇 술을 마시면 그냥 마시는 것이지 잘 마시는 것은 무엇이며 많이 처먹기만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는 심오한 질문을 던지고, 어른은 이렇게 답한다.

“술은 음식이다. 생명 가진 사람에게는 그저 고마운 것이다.”
막걸리뿐만 아니라 칵테일 ‘헤밍웨이’, 물을 전혀 섞지 않은 알코올도수 16도의 ‘막걸리 원주’에 이어 알코올도수 60도의 법성포소주까지 성석제의 글과 함께 눈으로 들이켜 정신이 황홀해질 즈음이면, 3부로 넘어간다. 3부에서는 속을 편안하게 달래주는 찻상과 후식 이야기와 함께, 그의 음식관과 ‘맛집’을 총망라하는 글들이 실려 있다.
그가 맛집을 판별하는 기준에는 음식 자체의 맛만이 아니라 ‘정(情)’과 ‘재미’도 큰 영향을 미친다. 혹, 어느 식당에서 말끔하게 화장을 하고 머리카락 한 올 삐져나오지 않게 머리를 빳빳이 넘긴 메이드 복장의 종업원이 환한 웃음을 지으며 그에게 “스테이크 나오셨습니다, 손님” 하면 그는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심드렁하게 음식을 먹을지도 모른다.

요즘 들어 급작스럽게 증가한 커피 전문점, 카페에 가서도 내 불만은 계속된다. (…) “주문 도와드리겠습니다”라고 하여 굳이 도와주지 않아도 될 일에 친절함을 과시하기에 ‘카라멜 마키아토’를 주문하자 즉각 “있으세요”라고 한다. 곧이어 “카라멜 마키아토 나오셨어요, 아버님” 하는 외침이 들려왔다. ‘아버님’으로 호칭되는 손님과 무슨 십자군 기사 이름 같은 카라멜 마키아토는 말 그대로 하면 둘이 동격이 되는 셈이다. 계산을 할 때에도 혼란은 계속된다. 잘 가고 있는데도 “이쪽으로 오실게요” 하더니 “계산 도와드릴게요” 하고 그냥 해도 될 일을 또 도와주겠다고 한다. (…) 커피보다 쓰디쓴 불만 요소가 계속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_「불만 없으실 게요」 중에서

칼로 푹 찔러도 피 한 방울 날 것 같지 않게 억지웃음을 띤, ‘세상에 단 하나뿐’이라는 자존심이 없는 종업원들의 음식은 그에게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것 같다. 천하의 산해진미를 경험한 그이지만, 아직도 그에게 가장 감동을 주는 것은, 나이 지긋한 아주머니가 온돌에 엉덩이를 걸친 채 허벅지를 득득 긁다가, 마치 내 가족이 온 양 만들어주는 담담한 배차적(배추전)의 맛이다.
미식가의 수준에도 단계가 있다면 그는 음식을 만드는 인간의 온기까지 감식해내는 최고 등급의 미식가가 아닐는지. 천고마비의 계절, 성석제가 글로 차려낸 이 만찬에 우리의 몸과 마음에도 살이 오를 것만 같은 기분이다.
책장을 덮으면서 독자들은 ‘작가의 말’에 그가 남긴 한 문장에 이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가 성석제의 음식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은, 그리고 그의 음식 이야기에서 끝끝내 발견하게 되는 것은, 희귀하고 별난 음식이 아닌 지극히 평범해서 아름다운 인간, 그리고 맛있는 인생이므로.

“칼과 황홀 사이에 음식과 인간, 삶이 있다.”

유기체인 생명은 다른 유기체를 먹어야 존재할 수 있다. 칼은 다른 생명을 취하고 조리하는 도구이다. 때로는 잔혹해 보이기도 하고 예(藝)에 다다르기도 하나 이 또한 생명의 엄숙한 명령에 복종하는 것일 뿐이다. 농부의 낫, 사냥꾼의 화살, 숙수의 칼이 무정한 것인가. 아니다. 어느 성현도 먹어야 산다는 법 앞에서 예외가 될 수 없으며 농부와 사냥꾼과 숙수를 비난할 수 없다. 오히려 그 은혜를 기려야 마땅하다.
매일 먹고 힘을 얻으며 마셔서 기갈을 풀고 도취경에 든다. 생명이 우주의 질서에 순응하는 것이니 응당 황홀하다. 칼과 황홀 사이에 음식과 인간, 삶이 있다.
본디 황홀은 어지럽다는 뜻이다. 『칼과 황홀』의 원고를 교정하는 동안 나라는 인간이 참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어지간히 황홀하게 돌아다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이 이야기들은 종적에 관한 것이기도 하다.
천하를 돌아다니면서 보고 듣고 겪고 만나고 맛보고 느끼는 것이 결국 내가 태어난 곳, 자라난 곳,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 귀결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 삶의 근간이 되는 그런 것들이 없다면 나는 세상을 지각할 기본적인 도구가 없는 셈으로 정말 줏대도 정신도 없이 황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무엇을 먹고 마신다는 것은 생의 축복이다.
_작가의 말 중에서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제1부 하루 세 번의 여행

약소의 약초 _ 010
용궁 대 펭귄 _ 016
애국자 어머니 _ 020
돌과 웃음, 그리고 국수 _ 028
청어의 봄 _ 040
할머니의 소시지 앞에서는 누구나 평등하다 _ 047
미안해요, 아가씨들 _ 053
바다의 꿀 _ 064
탁월한 선택 _ 073
고향이라는 박물관 _ 078
연탄, 냉면, 달걀 그리고 운동화 _ 084
역전의 명수 _ 090
멸치의 천국 _ 099
돌구이에서 홍어찜까지 _ 111
스테이크와 파스타, 맛을 기억할 수 없는 이유 _ 116
아리땁던 심청은 어디로 갔을까 _ 126
보이지 않는 전장 _ 133
도토리의 무덤 _ 136
올림픽 기록 _ 142
관우의 삼겹살 _ 149
추풍령 _ 155
수프와 코냑의 힘 _ 161
김과 나 _ 169
세상에 단 하나뿐 _ 176
국수의 추억 _ 180
중독자 _ 182
소년의 사과 한 알 _ 189
영혼의 해장국 _ 204

제2부 마음의 노독을 풀어준다

라이벌의 칵테일 _ 210
어느 날 메리가 내게로 왔다 _ 217
신비한 카페 _ 222
슈바르츠에서 브레히트를 기억하며 _ 229
베를린의 동네 명가수 _ 239
뉘른베르크의 폭탄 _ 243
그게 인생이다 _ 254
골짜기에 숨어 있는 보물 _ 258
품격 있는 술꾼 _ 262
술의 노래, 생의 찬가 _ 271
막걸리의 도, 막걸리의 생 _ 280
프로페셔널 배추전 _ 287
어떤 저녁도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_ 293
술꾼 _ 297
조기의 추억 _ 302

제3부 내가 먹는 것이 나를 만든다

뜨거운 물 _ 312
향의 본원, 그 첫맛을 찾아서 _ 323
평범한 두부과자에 얽혀 있는 진실 _ 327
맛있는 물 _ 331
불만 없으실 게요 _ 337
내가 먹는 것이 나를 만든다 _ 341
그리움에 바치는 노래, 포도 _ 344

맛 지도 _ 347
작가의 말 _ 354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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