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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엘리어트
빌리 엘리어트
저자 : 멜빈 버제스
출판사 : 프로메테우스출판사
출판년 : 2012
ISBN : 9788991503205

책소개

영화 《빌리 엘리어트》를 소설로 만나다!

발레리노를 꿈꾸는 탄광촌 소년의 성장기를 그린 소설 『빌리 엘리어트』. 영화 《빌리 엘리어트》를 소설화한 것으로, 영국 문단에서 논란과 격찬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문제적 작가 멜빈 버지스에 의해 재탄생되었다. 탄광 노동자들의 파업이 격렬하게 진행되던 1984년. 잉글랜드 북동부 더램 주에 살고 있는 빌리 엘리어트는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광산 노동자인 아버지와 형과 함께 사는 소년이다. 다른 탄광촌 소년들과 마찬가지로 빌리는 남자다움을 강요받으며 체육관에서 권투 연습을 하지만, 체육관 바로 옆에서 이루어지는 발레수업에 더 관심을 가진다. 우연히 윌킨슨 선생님에게 발레수업을 받게 된 빌리는 발레의 매력에 빠지고, 런던의 로열 발레학교의 오디션을 위해 몰래 연습을 시작하는데….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2001년 서울의 한 예술영화 전용관에선, 80년대 초 영국 탄광촌을 배경으로 한 소년이 주위의 편견을 이겨내고 발레리노라는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저예산 영화가 개봉되어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했다. 영화의 제목은 . 전세계 평론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으며 그해 영국 아카데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고, 수 년 뒤엔 뮤지컬로도 제작되기도 했던 수작이다.

바로 그〈빌리 엘리어트〉가 이번엔 소설로 탄생해 국내 독자들을 찾아왔다.
저자는 멜빈 버지스. 영국 문단, 특히 청소년문학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카네기 메달을 수상하는 등 본격문학의 관록을 쌓아온 그는 보수적인 영국 사회에서 드러내길 꺼리는 금기시된 소재를 곧잘 문학적 테마로 삼는 탓에 격찬과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문제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런 그가 자칫 작가로서의 명성에 흠이 될 수도 있을, 영화에 무엇을 더하고자 소설화의 모험을 감행한 것일까? 단순히 영화가 좋다고 그것을 그저 글로 옮겨놓는 데 그친다면, 그것은 영상소설이라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채 대체로 진부해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작가 멜빈 버지스는 스크린에 공백으로 남아있던 부분을 섬세한 필치로 채워 넣으며 자기만의 화법으로 이야기를 다시 썼다. 그리하여 영화의 매력과는 또 다른 독특한 기법으로 소설 를 만들어냈다.
그것은 일차적으로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장마다 서로 다른 ‘나’를 내세운 다중 일인칭 시점으로 재구성한 데서 기인한다. 인칭이 모두 나인 만큼 객관적인 사건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주는 한편, 화자들이 여럿이므로 한 사건에 대한 여러 시각들을 제공한다. 따라서 객관적인 사건과 상황에 대한 설득력과 함께, 등장인물들에 대한 심리적 공감을 배가시킨다는 점이 이 소설이 주는 가장 큰 묘미라고 생각된다. 말 그대로, 스쳐가는 사람조차도 모두 주인공으로 느껴지게 만든 것이다.

책의 시대적 배경은 1984년 영국 더램의 탄광촌, 보수당의 대처가 소위 대처리즘이라 불리는 신자유주의 정책을 펴고 있던 때다. 그 무렵 탄광 노동자들은 노조활동의 규제와 함께 어느 때보다도 경찰들에 의해 시위와 파업이 강력하게 진압당하는 힘든 나날이 이어졌다. 책은 이런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그곳에 사는 빌리 엘리어트는 전형적인 노동자계급인 광부 아버지와 형, 그리고 할머니와 살고 있는 11살짜리 소년이다. 평생 런던은커녕 그 지역을 한번도 떠나본 적 없는 아빠 재키 엘리어트. 그런 아버지의 대를 이어 탄광노동자가 된 형 토니 엘리어트. 치매에 걸린 할머니, 빌리의 엄마는 이미 세상을 떠났다.
거칠고 무뚝뚝한 아빠와 형은 탄광을 폐쇄하려는 움직임에 불안하고 조급하다. 그들은 그 곳을 벗어날 길을 찾지 못한 채 도돌이표 인생을 살고 있다. 특히 아내도 잃고 늙은 장모를 모시고 두 아들과 가난한 가정을 꾸려가는 빌리의 아빠 재키 엘리어트의 모습은 너무나 어깨가 무거워 보인다. 무슨 희망이 있고 또 삶의 재미가 있을까. 네 사람은 그저 고단하고 무미건조한 일상을 반복할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같은 일상 속에서 벗어나는 순간이 빌리에게 찾아온다.
사내다움을 강요하는 전통적 가치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권투연습을 하던 빌리가, 체육관 한 귀퉁이에서 실시되는 발레수업에 우연히 참여하게 되면서 “계집애나 게이자식이나 배우는” 발레의 매력에 그만 빠져들고 만 것이다. 그리고 그의 소질을 발견한 발레 선생인 윌킨슨 부인은 빌리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며 오디션을 추진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이러한 행복도 잠시. 아버지와 형의 단호한 반대로 빌리의 발레수업은 중단돼 버린다. 힘든 광산 노동과 시위 속에서 살아온 그들에게 있어 남자가 발레를 한다는 것은 수치스러움의 대상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에 아랑곳 않고 자신의 발레솜씨를 친구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빌리는 크리스마스날 텅빈 체육관에서 혼자만의 무대를 만들어낸다. 이때 우연히 체육관을 찾았던 아버지는 빌리의 춤을 직접 보게 되고, 빌리의 진지한 몸짓에서 자신의 아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체육관 안에서 마치 신들린 사람처럼 열정적으로 춤을 추는 아들을 발견한 빌리의 아버지는 마침내 아들의 꿈을 인정하게 되고, 이윽고 동료노동자들에게 배신자 소리를 듣는 모진 희생을 감수하면서도 갱도 반대편의 세계일지도 모를 발레의 세계로 아들을 보내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오디션에 합격한 빌리는, 마침내 시간이 흘러 자신의 재능을 맘껏 펼칠 수 있도록 힘써준 가족과 친구를 위해 아름다운 한 마리 백조가 되어 힘차게 도약하며 호수 위를 날아오른다.

책의 전체적인 내용은 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전반적으로 흐르는 정서가 빈곤한 이들의 아픔이고 상처인 것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앞서도 말했다시피, 이 책의 화자는 한 사람이 아닌 여러 명이다. 영화가 탄광촌에서 시위를 하며 최소한의 생계를 위해 목메어 울 수밖에 없는 현실과 춤의 세계에 빠진 소년의 상황을 견주면서 뮤지컬 형식을 곁들여 보여주고 있다면, 책은 주인공인 빌리는 물론 그 주변인물들의 고백 한 마디, 한 마디마저도 돌아가며 귀를 기울이게 만든다. 살기 위해 이를 악무는 아버지와 형, 우연히 만난 발레 앞에서 영혼을 빼앗겨 버린 아이 빌리, 남자이면서 여자가 되고 싶어하는 빌리의 친구 등 모두가 털어놓는 자신들의 괴로운 속내를 저자 멜빈 버지스는 때론 거칠게, 때론 경쾌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 때문에 이 책에는 부성애는 물론, 성장기 소년의 내적갈등과 진정한 자기행복, 나아가 남자이면서도 여성이 되고 싶어 하는 빌리의 친구 마이클의 정체성 혼란을 통해 성적소수자에 대한 차별 없는 시각까지 그야말로 다양한 메시지를 독자에게 던진다. 퍼블리셔스 위클리紙가 이 책을 두고‘청소년은 물론 성인독자까지도 사로잡을만한 매력으로 가득찬 소설’이라며 평했던 이유도 거기에 있는 게 아닐는지. 어쨌든 시나리오 원작자인 리 홀이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작가라던 멜빈 버지스에게 청탁해, 2001년 영화 개봉 직후 영국에서 출간된 이 책은‘문제작가 멜빈 버지스의 소설화’로 현지에서 주목을 끈 이래 지금까지도 영국 청소년문학 필독도서 리스트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어쩌면 잃어버린 우리 스스로의 자화상일지도 모를 빌리 엘리어트.
무엇보다 영화로 처음 만난 그 소년을 여전히 못 잊는 이들에게 이 책이 작지만 반가운 선물이 되었으면 바란다. 더불어 무한경쟁에 가까운 이 스산한 시대를 살아가며 상처받고 있는 이들이 더 이상 누군가와의 비교에 연연하기보다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색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하는 것의 소중함을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위로받을 수 있다면 더더욱 좋겠다.

* 옮긴이의 말
퀴즈 하나. 빌리 엘리어트와 토니 블레어의 공통점은?
정답은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광팬. 윌킨슨 선생님이 오디션 안무를 준비하기 위해 빌리에게 영감을 떠올릴만한 개인적으로 소중한 물품을 가져오라고 주문했을 때, 빌리가 가방에서 엄마가 남긴 편지와 함께 주섬주섬 꺼낸 셔츠 한 벌. 흰색과 검정색이 교차하는 저 스트라이프 셔츠는 뭘까? 영화 를 보며 궁금해 했을 한국의 관객들, 몇 년만 일찍 박지성과 이영표가 프리미어리거로 영국의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습을 TV로 보았더라면 그것이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홈경기 유니폼이었다는 사실을 단박에 알아차렸을 것이다. 이 축구 클럽의 연고지 뉴캐슬은 의 주무대인 아싱턴(작품 중 에버링턴)에서 엎어지면 코 닿을 곳이다.
그 흑과 백의 스트라이프에 석탄가루 범벅된 광부의 얼굴과 하얗게 빛나는 치아의 모습이 오버랩된다면 그것이 오버일까? 일대에서 가장 큰 탄광지대였던 잉글랜드 북동부 더램주의 아싱턴은 그래서 1984-5년 광부 총파업의 영향이 클 수밖에 없었다. 2기 집권에 성공한 보수당의 마가렛 대처 수상은 산업 합리화를 구실로 20개 탄광 폐쇄와 2만 명의 인력 감축을 골자로 한 구조조정을 강행하였고, 이에 맞서 1984년 3월 탄광노조는 파업에 돌입한다. 강성 노조 지도자 아서 스카길의 주도로 20만 명의 노동자가 1년이 넘게 이끌어온 장기간의 파업에도 철의 여인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눈 하나 깜박하지 않은 대처는 마침내 노조의 항복을 받아낸다.

1984년 겨울 뉴캐슬에서 일생에서 가장 추운 겨울을 보냈을 한 청년이 가슴에 품은 분노는 이렇게 해서 의 모태가 된다. “당시 파업의 실패에 있어 결정적 역할을 한 광부 공동체내의 다양한 알력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당시 상황을 쓰고자 했습니다. 이것은 일군의 노동자들에게 국가가 공권력을 동원한 계급 전쟁이었죠. 이는 어린 시절 나에게 분노심을 남겼고 이후 나의 많은 작품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뉴캐슬에서 나고 자란 시나리오 원작의 저자 리 홀의 말이다.
한때 영국을 해가 지지 않은 나라로 만든 원동력에서 영국병을 치유하기 위해 도려내야 할 환부의 신세가 되어버린 탄광이 이 작품의 배경이라면, 죽은 아내가 남긴 유품인 피아노를 뜯어서 땔감으로 난로에 쑤셔 넣어야 할 가난한 파업 노동자 가정의 사내아이가 꿈꾸는, ‘축구나 권투나 레슬링’도 아닌 ‘중산층 계집애나 하는 짓’, 발레가 이 소설의 전경이다.
어떤 우여곡절과 얼마나 피나는 수련의 기간을 거쳤는지는 충분히 상상하고도 남을 것이다. 비딱하고 완강한 고정관념을 딛고 성장한 성년 빌리가 코벤트 가든의 오페라 하우스 무대에 백조의 호수의 주연으로 오른다. 하지만 우아한 상류층의 고상한 취미를 만족시키는 튀튀를 입고 깡총거리는 백조가 아니다. 깃털 달린 바지를 입고 힘차게 도약하는 근육질의 백조였다. 1995년 초연 직후 주류 언론에 의해 ‘게이들의 백조의 호수’(매튜본의 백조의 호수)로 조롱받은 그 백조 말이다. 이 백조는 어쩌면 의 백조일지도 모른다.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 하나로 조롱과 따돌림을 당하지만, 결국은 자신의 정체성을 당당히 드러내고 하늘로 날아오른 백조. 세상에는 이런 많은 백조들이 존재하고, 이들의 날갯짓은 유난히 힘차고 당당하다. 힘차지 않으면, 당당하지 않으면 날아오를 수 없으니까.

그렇다면 소설 의 저자는 이 시나리오와 영화에 무엇을 더하고자 이 소설을 쓰는 모험을 감행한 것일까? 원작 소설을 영화로 옮기는 것도 그렇지만, 원작 영화를 소설로 옮기는 작업에는 더욱 더 큰 위험성이 존재하리라 생각된다. 단순히 영화가 좋다고 그것을 단지 글로 옮겨놓는 데 그친다면, 그것은 진부해질 가능성이 클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진부함을 면하려면, 색다른 그 무엇이 필요할 터이다.
멜빈 버지스는 카메라 앵글이 놓친 부분을 날카로운 감각으로 포착하였고, 스크린에 공백으로 남아있던 부분을 섬세한 필치로 채워 넣었다. 그는 영화 속 주요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따라가며, 장마다 서로 다른 ‘나’를 내세운 ‘다중 일인칭 소설’로 재구성했다. 인칭이 모두 ‘나’인 만큼 객관적인 사건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주는 한편, 화자들이 여럿이므로 한 사건에 대한 여러 시각들을 제공한다. 따라서 객관적인 사건과 상황에 대한 설득력과 함께, 등장인물들에 대한 심리적 공감을 배가시킨다는 점이 이 소설이 주는 묘미라고 생각된다.

이쯤에서 저자에 대해 잠시 살펴보자면, 멜빈 버지스는 1954년 런던에 인접한 미들섹스에서 태어나 대학입학준비과정에서 생물학과 영문학을 마치고, 짧은 기간 동안 지역 신문사에서 수습기자 생활을 거쳤다. 벽돌공을 비롯한 여러 임시직을 전전하면서도 줄곧 펜을 놓지 않았고 현재 맨체스터에 거주하면서 전업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어쩌면 2001년 가 영국에서 개봉되자마자 곧바로 소설화를 승낙한 배경도 '자기만의 섬에 갇힌 듯 언제나 공상과 혼잣말을 하며 지냈던' 자폐적인 유년기와 낙제생이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다녔던 암울한 청소년기를 거치면서도 작가라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그 자신 삶의 맥락과도 닿아있어 가능했던 게 아니었을까. 게다가 시나리오 작가인 리 홀과 그는 어쩌면 개인의 경험과 사회적 문제를 유기적으로 결합시켜 작품활동을 추구해간다는 점에선 닮은 꼴이었다.
사회에서 부대끼고 좌초되는 청소년 문제에 코드를 맞추고 있는 버지스에게 있어서 성장은 가장 중요한 화두이며, 대체로 그의 작품 주인공들은 지독한 성장통을 앓는다. 그에게 카네기 메달과 가디언 문학상 동시수상이라는 대중적 명성을 안겨준 에서는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부모와 불화로 가출한 소녀가 약물과 매춘으로 황폐화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은 십대 남자 아이들의 머리 속에 박혀 있는 성적 모험과 우정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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