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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은 어떻게 여성의 일이 되었나
부동산은 어떻게 여성의 일이 되었나
저자 : 최시현
출판사 : 창비
출판년 : 2021
ISBN : 9788936478797

책소개

계급 상승의 욕망과 젠더 권력의 은밀한 격전지, 부동산!
가정경제에 충실한 ‘집사람’이 되기 위해
부동산에 뛰어든 여성들의 주거생애사

“저는 모릅니다. 집사람이 한 일이에요.” 부동산투기가 사회적 논란이 될 때마다 남성 정치인들이 내놓는 이 단골 변명은 무엇을 뜻하는가? 이 ‘모르는 척’에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논리가 긴밀하게 작동하고 있다면? 남편과 자녀에게 충실한 가정경제 관리자가 되기 위해 부동산에 뛰어든 중산층 여성들의 주거생애사를 분석하고 계급 상승의 욕망과 젠더 권력의 격전지로서 부동산의 작동 원리를 해명한 신진 여성학자 최시현의 책 『부동산은 어떻게 여성의 일이 되었나』가 출간되었다. 그간 여성 부동산 투자자들에게는 ‘복부인’이라는 멸칭이 부여되거나 도덕성에 대한 비판이 가해지기 일쑤였다. 이 책은 그 정형화된 비난을 해체하고 한국의 중산층 여성들이 부동산 시장에 뛰어든 내력을 상세히 밝힌다.
저자의 박사학위논문 「한국 중산층 여성의 주택실천과 ‘투기화된 삶’」에서 출발한 이 책은 1950년~80년대 사이에 출생한 중산층 여성 25인의 다채로운 주거생애사를 추적한다. 자녀 교육을 위해 아파트를 갈아탄 여성, 명의위장 등 편법으로 부를 일군 여성, 그리고 사회적 소수자일수록 내 집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페미니스트 여성 등 다양한 이유로 집을 욕망한 이들의 삶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지금까지 우리가 간과한 다면적이고 복합적인 여성의 모습이 드러난다. 심심치 않게 남성 공직자들의 ‘나몰라’ 투기가 논란이 되고, 이것이 고질적인 사회 문제로 대두된 지금, 이를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왜 이런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지를 물어야 한다. 부동산에 대한 문제의식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우리 사회에 부동산 시장과 투기 문제의 젠더화를 비판적으로 이해하는 데 유효한 시사점을 던져줄 책이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계급 상승의 욕망과 젠더 권력의 은밀한 격전지, 부동산!

가정경제에 충실한 ‘집사람’이 되기 위해

부동산에 뛰어든 여성들의 주거생애사



“저는 모릅니다. 집사람이 한 일이에요.” 부동산투기가 사회적 논란이 될 때마다 남성 정치인들이 내놓는 이 단골 변명은 무엇을 뜻하는가? 이 ‘모르는 척’에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논리가 긴밀하게 작동하고 있다면? 남편과 자녀에게 충실한 가정경제 관리자가 되기 위해 부동산에 뛰어든 중산층 여성들의 주거생애사를 분석하고 계급 상승의 욕망과 젠더 권력의 격전지로서 부동산의 작동 원리를 해명한 신진 여성학자 최시현의 책 『부동산은 어떻게 여성의 일이 되었나』가 출간되었다. 그간 여성 부동산 투자자들에게는 ‘복부인’이라는 멸칭이 부여되거나 도덕성에 대한 비판이 가해지기 일쑤였다. 이 책은 그 정형화된 비난을 해체하고 한국의 중산층 여성들이 부동산 시장에 뛰어든 내력을 상세히 밝힌다.

저자의 박사학위논문 「한국 중산층 여성의 주택실천과 ‘투기화된 삶’」에서 출발한 이 책은 1950년~80년대 사이에 출생한 중산층 여성 25인의 다채로운 주거생애사를 추적한다. 자녀 교육을 위해 아파트를 갈아탄 여성, 명의위장 등 편법으로 부를 일군 여성, 그리고 사회적 소수자일수록 내 집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페미니스트 여성 등 다양한 이유로 집을 욕망한 이들의 삶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지금까지 우리가 간과한 다면적이고 복합적인 여성의 모습이 드러난다. 심심치 않게 남성 공직자들의 ‘나몰라’ 투기가 논란이 되고, 이것이 고질적인 사회 문제로 대두된 지금, 이를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왜 이런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지를 물어야 한다. 부동산에 대한 문제의식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우리 사회에 부동산 시장과 투기 문제의 젠더화를 비판적으로 이해하는 데 유효한 시사점을 던져줄 책이다.



부동산에 뛰어든 ‘집사람들’

한국 도시 중산층의 뼈대를 만들다



‘1장 투기는 어떻게 여성의 일이 되었나’에서는 부동산에 뛰어든 여성들이 자가소유에 기반한 한국 도시 중산층의 형성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분석한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집’은 전통적으로 여성의 소관이었다. 이를 상징하는 단어가 바로 ‘집사람’이라는 호칭이다. 이 말은 집과 여성의 기묘한 관계를 잘 드러낸다. 근대 가족의 성별규범상 여성은 바깥일 하는 남편 대신 집안에서 가사노동을 수행해야 했다. 남편을 내조하고 자녀를 훌륭하게 키워내는 일 역시 여성의 몫이었다. 하지만 여성의 일은 오랫동안 비가시화되었으며, 아무런 자본이익도 창출하지 못하는 비공식적 실천으로 치부되었다. 가족주의 규범 속에서 아내, 엄마, 딸로서의 여성은 홀로 계급성을 갖거나 자력으로 계급을 성취하기 어려운 구조 속에 놓여 있었다.

그런데 1980년대 초반, 주식시장의 호황과 집값 폭등은 집안에서 열심히 저축만 하던 알뜰주부들의 태도를 변화시켰다. 내 집 마련의 일환으로 시작한 부동산 투자가 엄청난 시세차익을 남긴 사례가 속속 등장했고 이는 ‘좋은 엄마’가 될 뿐만 아니라 ‘버젓한 중산층’ ‘모범가족’의 지위를 굳히는 주요 수단으로 부상했다. 여성들은 강남이나 목동 등 주요 학군과 중산층 지역으로 이주하기 위한 주택실천을 하면서 끊임없이 ‘상급지’ 즉 더 나은 주소를 갈망하는 주택장의 작동 원리를 구성했다. 이들은 남편의 소득을 넘어선 막대한 자본이익을 창출했고, 그 자본력을 바탕으로 가정 내 자율성과 주체성을 획득했다. 결혼제도 속에서 직장을 그만두고 육아와 살림에 매여 있던 여성들에게 부동산 투자는 한번쯤 접근해볼 만한 계급 창출 수단이자 자신의 사회적 능력을 입증할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가정의 경제관리자인 여성은 부동산투자를 통해 자신과 가정의 물질적 기반을 확립하고 자가소유에 기초한 현대 도시 중산층의 몸에 밴 행동 양식, 즉 투기 아비투스를 형성했다.



사회적 문제로 부상한 투기,

여성이 전담하는 ‘더러운 일’이 되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부동산투기에 뛰어든 이들은 중산층 여성이 아니었다. 1970년대 초반까지 투기 열풍은 기업가, 고위 관료, 토지 브로커 등 특수 계층이 주도했다. 그런데 강남 개발이 본격화되고 주택의 상품화 경향이 가속화되면서 자금 운용 능력이 있는 중산층까지 투기에 뛰어들었다. 그야말로 투기의 대중화 시대가 열린 셈이다. 당시 여론은 부동산 중개업소나 아파트 분양권 추첨 현장 등 대중화된 투기의 장에 등장한 중산층 가정주부들에 주목했다. 이들은 ‘복부인’이라는 수상한 이름으로 불리며 투기의 주범으로 지목됐다.

‘2장 중산층 여성 주체의 등장’에서 저자는 당시 복부인을 둘러싼 세간의 부정적 여론을 여성혐오 담론으로 분석한다. 나아가 이전 시기까지 이상적인 여성상으로 간주된 현모양처 담론과 복부인 담론을 비교한다. 현모양처로서 여성은 부인, 어머니 등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고 근검절약을 하며 가정경제의 안정적 관리에 힘썼다. 노력 끝에 내 집 마련에 성공하면 ‘알뜰주부’라며 칭송받기도 했다. 사실은 복부인의 목표도 현모양처와 다르지 않았다. 이들 역시 남편이 벌어온 돈을 투자로 불려 자가소유의 꿈을 이루고자 했다. 하지만 주택 상품화로 집값이 폭등하고 도시 주거문제에 대한 사회적 피로가 누적되자 갑작스럽게도 자가소유를 향한 여성의 열망은 과도하고 비난받아 마땅한 것으로 간주됐다.

저자는 현모양처론과 복부인론 모두 여성의 경제실천을 도덕적 잣대로 평가한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라 지적한다. 젠더불평등한 가족제도 속에서 현모양처와 복부인은 일견 상반된 인간형처럼 배치되었지만, 이는 이미 불거진 투기 문제를 약자인 여성의 탓으로 돌려 그 심각성을 사소하게 만드는 고도의 전략이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여성들은 가정경제에 기여한 바가 컸어도 그 성취에 상응하는 보상과 인정을 받지 못했다. 이에 반해 남성들은 아내가 투기 등 도덕적으로 지탄받을 만한 ‘더러운 일’을 수행해준 덕분에 이를 모른 체하며 순수한 공적 자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시간이 흘러 ‘복부인’은 빛바랜 표현이 되었지만, 여전히 우리는 공적 지위에 오른 남성들이 부동산 투기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나는 몰랐다”고 무지의 죄를 호소하는 장면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가정경제는 여성의 일이라는 오랜 가부장적 관점에서 여전히 이런 핑계가 대중에게 받아들여질 법하다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 강박에 빠진 여성, 편법 쓰는 여성…

딜레마에 빠진 여성들의 모습을 되돌아보며



가족의 행복과 계급 상승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편법도 마다하지 않는 중산층 여성들의 일그러진 주택실천을 생생하게 전하는 ‘3장 중산층 모범가족 되기’와 ‘4장 편법 쓰는 여성, 보수화되는 여성, 팔자 탓하는 여성’은 이 책의 백미다. 고영실씨(가명, 이하 동일)는 소위 ‘강남사람’으로 계모임으로 돈을 모았고 부동산투자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여전히 더 좋은 주소로의 이동을 꿈꾸는 자신을 중산층이 아닌 서민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서민’이라는 그녀의 주장은 자신이 기득권층이 아님을 강변하고 정부의 세금 환수에 대한 불만을 정당화하기 위한 것이다. 차미경씨는 다주택자 규제를 피하기 위해 명의위장을 했다. 이것이 범법 행위임을 알고 있지만 다들 알면서 저지르는 똑똑한 절세 행위라고 생각한다. 사실 세금 회피나 명의위장 등 주택장에서 편법의 실행은 흔하다. 이런 편법들은 가족을 위한 일로 이해되는 경우가 많기에 사회적 논란이 된다 해도 금세 유야무야된다. 문제는 가족주의적 가치로 수렴되는 이 편법들이 투기가 야기하는 계급 격차 문제를 강화하고 사회적 부의 공정한 재분배를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마침내 ‘5장 투기화된 삶, 그리고 딜레마에 빠진 여성들’에서 저자는 비판적인 시선으로 중산층 여성들의 주택실천을 되돌아본다. 여기에 스며든 왜곡된 가족주의와 젠더규범의 폐해를 가감 없이 살펴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투자에 뛰어든 덕분에 여성들이 스스로 가정 내 주권을 되찾고 자율성을 확립한 측면도 있지만, 이 행위의 결과는 남편과 자녀를 위한 것으로 귀속되면서 여성들 스스로 가부장제와 전통적 가족주의의 강화에 일조했고 부동산투기의 심화 또한 자초했다는 날카로운 분석도 덧붙인다.

악착같이 가족을 지키고 자녀를 양육하면서도 자신의 자율성과 주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여성들, 영민하게 행동했지만 한없이 이기적이기도 했던 여성들의 주택실천 과정을 돌아보면서 독자들은 이들이 어떻게 투기를 내면화하고 정당화했는지 깨닫는 한편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대안적인 주거전략과 한국 중산층 여성에게 요청되는 새로운 윤리가 무엇인지 고민해보게 될 것이다. 여전히 젠더 불평등한 자본주의 시장사회에서 여성들은 자기 삶의 주도권을 어떻게 쟁취할 것인가? ‘좋은 엄마’ ‘모범가족’ 등으로 대표되는 중산층 가족주의 도덕을 경쾌하게 무너뜨리고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가족윤리를 창안할 방법은 없을까? 『부동산은 어떻게 여성의 일이 되었나』는 한국사회의 고질적인 가족주의에 문제를 제기하고 여성의 다양한 역량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새로운 젠더 정치의 필요성을 시의적절하게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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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프롤로그



1장 투기는 어떻게 여성의 일이 되었나

1. 투기는 어떻게 정당화되는가

2. 가정주부에서 ‘투기화된 삶’으로



2장 중산층 여성 주체의 등장

:현모양처에서 주부CEO까지

1. 계획경제의 실현과 현모양처들의 등장

2. 투기의 대중화와 복부인 혐오의 시대

3. 주택 금융화와 주부CEO론의 대두



3장 중산층 모범가족 되기

:내 집 마련에 뛰어든 엄마들

1. 열망의 발생: 주택소유자=중산층 모범가족=보장된 미래

2. 가족의 물적 기반 만들기: 계모임에서 시세차익 획득 까지

3. 투기가 낳은 불안



4장 편법 쓰는 여성, 보수화되는 여성, 팔자 탓하는 여성

1. 내면화된 투기

2. 투기 감각의 학습

3. 투기, 여성이 전담하는 ‘더러운 일’



5장 투기화된 삶, 그리고 딜레마에 빠진 여성들

1. ‘손수 준비한 가족의 미래’라는 역설

2. 거리두기 하는 여성들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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