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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 이후의 삶 노년이야기
단절 이후의 삶 노년이야기
저자 : 박경숙^안경진
출판사 : 다산출판사
출판년 : 2022
ISBN : 9788971106211

책소개

노인의 단절과 그 속에서 겪고 있는 삶의 고뇌는 인간의 권리의 시선에 주목되지 못하는 것 같다. 누구나 통과해야 하는 삶의 과정이 세상으로부터 단절되는데 이렇게 무심해도 괜찮은가? 노인이 세상에 나와 마음껏 삶을 향유할 수 있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아직은 노년이 아니라고 생각할지 모르는 아동, 청년, 중년의 삶을 위해서도 노년의 삶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 하고, 단절의 의미를 성찰해야 한다.
이 연구는 노년에 대한 두려움, 혐오, 편견과 무지가 숨기고 있는 의미들을 찾기 위해 시작되었다. 그리고 계속 찾고 있는 중이다. 어떻게 노년을 살아야 하는지, 노인을 위한 사회는 어떠해야 하는지, 왜 늙어가고 쇠퇴하는 것이 두려운 것인지, 돌봄이 왜 부담스러운지, 왜 죽음과 삶의 의미가 사라지는지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하였다. 단절 이후의 삶은 노년의 다층적인 경험과 의미들을 함축하는 메타포다. 상처이고 폭력이고 허무이고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을 비유한다. 그리고 매우 주관적이고 매우 정치적이고 사회적이고 우연적인 경험이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코로나와 함께한 2년, 삶이 많이 변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크게 경험한 것, 혹은 가장 분명하게 이전 삶과 차별화된 경험은 세상과의 단절이다. 이전에도 혼자의 시간이 많았지만, 그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혼자의 시공간 속에 묻히게 되었다. 혼자 먹고, 혼자 산책하고, 혼자 운동하고, 혼자 작업하고, 혼자 산다. 사람들과의 만남이 뚝뚝 끊어져 나갔다. 스쳐 지나는 사람들 사이에 서 있다.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감각이 매우 컸다. 세상에 대한 관심도 사라졌다. 한때는 분노하고 집착했던 말들이 소음으로, 그것도 점점 멀리서 들린다. 구글과 네이버를 검색하는 빈도도 뜸해졌다. 세상에 대한 관심만 사라진 게 아니라 나라는 존재도 사라지고 있는 느낌이다. 활력을 유지하려고 애쓰지만 하고 싶은 의지가 생기지 않는다. 존재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느낌이 강하다. 세상과 자의식이 사라지는 것 같은, 자유라기보다 무중력에 갇혀 있는 느낌이고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 느낌, 비존재감, 매우 충격적인 느낌이었다. 세상도 나라는 존재도 낯설다. 사물을 인지하는 능력도 크게 쇠퇴한 듯하다. 그러면서 비존재가 본질일까 싶기도 하고, 관계와 사건, 감정, 의미, 그리고 기억이 존재라고 믿는 것의 기본일까 싶기도 하다.
단절되는 경험에서 조금은 더 가까이 오는 것도 있었다. 손에 잡히지 않는 세상의 일들이 아니라 하루 일상에서 만나는 사람, 사물, 동물, 식물들이다. 언제나 있을 것 같았지만 무심했던 존재들과 더 빈번하게 소통하고 사소한 이야기를 나눈다. 그동안의 소원했던 관계를 반성하고 새롭게 관계를 맺는 경험도 하게 된다. 사소한 것들을 유심히 보면서 어린아이가 물어볼 것 같은 가장 기본적인 질문들을 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스쳐 지나갔던 모습을 유심히 본다. 단순하고 반복되고 느린 동작으로 만나는 존재, 그렇게 노년의 삶이 가까이 다가왔다. 단절과 느린 시간대에서 나의 삶과 노년의 삶이 뭔가 닮아 있는 것 같다. 그 시간대에서 사람들과의 관계가 하나둘 떨어져 나가고, 촘촘하게 짜여 있던 하루의 일과들도 사라진다. 활동의 흐름이 느려진다. 바깥 세계는 빨리 지나가는데 노인은 아주 천천히 움직인다. 바쁘게 지나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움직이지 않는 듯 움직인다. 이해하지 못할 것 같은 의미들이 느림 속에 조금씩 드러나는 듯하다.
코로나 상황은 좀처럼 보지 않았던 질병과 죽음에 대한 우리 자신의 시선을 보게 했다. 평소에는 질병을 얕잡아 보았다. 그러나 자연이 세상과 삶을 총체적으로 마비시킬 수 있는 엄청난 위력을 가진다는 것을 실감했다. 그리고 언제 닥칠지 모르는 전염을 두려워하면서 우리 모두는 격리되었다. 질병의 위력을 두려워할 뿐만 아니라 질병을 가진 존재를 매우 위험하게 여기면서. 2020년 코로나의 습격은 고령자의 생명을 많이 앗아갔다. 많은 노인이 요양원에서 자신이 어떤 상황에 있는지도 대부분 자각하지 못하면서 생명을 다했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은 노인의 죽음에 별 감흥이 없는 것 같다.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의 의료, 방역 상황이 어려운 것으로 전해진다. 몇 명씩 방을 함께 쓰고 있고, 신체적으로 허약하고 지병 등이 있어 집단 감염에 노출되고 사망 위험도 크다. 관련 기사를 보면 안전하게 부모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하는 가족들의 안타까움이 전해진다. 돌봄의 외주화와 집단 격리가 취약한 노인들의 생명을 단절 속에서 경험하는 비존재감, 고통, 죽음에 이렇게 무심해도 좋은가. 2018년 미투 운동 이후 우리 사회의 인권, 성 평등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개선되었다고 생각했다. 약자로 명명되어 일상화된 폭력에 노출되고 위축된 삶을 살아가는 다양한 존재들의 고통에 대해 방관자가 아닌 저항하고 연대하는 시민들을 기대하였다. 그럼에도 노인의 단절과 그 속에서 겪고 있는 삶의 고뇌는 인간의 권리의 시선에 주목되지 못하는 것 같다. 누구나 통과해야 하는 삶의 과정이 세상으로부터 단절되는데 이렇게 무심해도 괜찮은가? 노인이 세상에 나와 마음껏 삶을 향유할 수 있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아직은 노년이 아니라고 생각할지 모르는 아동, 청년, 중년의 삶을 위해서도 노년의 삶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 하고, 단절의 의미를 성찰해야 한다.
이 연구는 노년에 대한 두려움, 혐오, 편견과 무지가 숨기고 있는 의미들을 찾기 위해 시작되었다. 그리고 계속 찾고 있는 중이다. 어떻게 노년을 살아야 하는지, 노인을 위한 사회는 어떠해야 하는지, 왜 늙어가고 쇠퇴하는 것이 두려운 것인지, 돌봄이 왜 부담스러운지, 왜 죽음과 삶의 의미가 사라지는지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하였다. 단절 이후의 삶은 노년의 다층적인 경험과 의미들을 함축하는 메타포다. 상처이고 폭력이고 허무이고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을 비유한다. 그리고 매우 주관적이고 매우 정치적이고 사회적이고 우연적인 경험이다.
부족한 대로 노년의 의미들을 그려나갈 수 있었던 데에는 연구 참여자의 도움이 크다. 2019년 서울 및 경기도 지역 소재 노인요양기관과 노인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방문하여 노인, 가족 그리고 노인 돌봄 종사자 20여 명과 심층면담을 하였다.
돌봄 경험과 인식, 임종기, 죽음에 대한 인식, 삶의 의미 등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주제였다. 노년, 한 분 한 분의 이야기가 삶의 의미에 대한 비유였다. 나의 삶과 관계되고 많은 사람들의 내적인 갈등과 성찰의 여정을 안내하는 신호이자 가이드였다. 한 분 한 분 삶의 이야기 속에서 도전해 볼 만한 미래의 의미를 그려볼 수 있었다. 연구 참여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1장 노인을 위한 사회
1. 어떻게 노후를 살 것인가?
2. 전환의 시대
3. 단절의 의미
4. 단절되는 사람들
5. 발전주의 사회가 정의하는 노년
6. 노년의 목소리, 누구나의 이야기
7. 아픔 공감
8. 낮은 자리에서 새롭게 보이는 것
9. 고난에 대한 태도와 대응
10. 새로운 관계 맺기
11. 돌봄의 전환

2장 삶의 서사와 의미
1. 노인의 생활을 밀착하여 보고 이야기를 듣는 것이 왜 중요한가?
2. 노년의 공간
3. 인생, 노년의 경험과 서사

3장 늙고 쇠퇴하는 것을 깨달으며 산다는 것
1. 우리는 왜 늙고 쇠퇴하는 것을 두려워하는가?
2. 기능의 통치 : 힘의 강박과 쇠퇴에 대한 두려움
3. 노년의 타자화 : 낯섦, 두려움, 혐오의 정체
4. 노년의 경험을 솔직하게 말하고 귀 기울이는 것이 필요한 이유
5. 인생 다반사의 성찰
6. 타자화와 단절의 경험
7. 새롭고 다양하게 세상과 소통하기
8. 아픈 몸과의 대화

4장 K 돌봄의 미래
1. 가족 돌봄이 지속 가능한가?
2. 가족과 돌봄 체계의 변화
3. 가족 돌봄의 경험과 인식
4. 돌봄의 미래

5장 죽음 앞에서
1. 죽음은 왜 고통스러운가?
2. 죽음의 시대적 특징
3. 죽어가는 과정의 고통
4. 고통의 연금술
5. 삶과 죽음의 통합

참고문헌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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