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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참 아끼던 사람
우리가 참 아끼던 사람
저자 : 박완서|김승희|조선희|장석남|최재봉|김연수|정이현|김혜리|신형철|박혜경|호원숙
출판사 : 달
출판년 : 2016
ISBN : 9791158160227

책소개

1980년부터 2010년까지 박완서 소설가의 30년이 오롯이 담겨있는 대담집.

고 박완서 소설가의 5주기 대담집『우리가 참 아끼던 사람』. 2016년 1월 22일은 고 박완서 소설가의 5주기가 되는 날이다. 이 책에는 그동안 후배 문인들이나 문학평론가들이 박완서 소설가를 찾아뵙고 나눈 대화의 결과, 1980년부터 2010년까지 박완서 소설가의 30년이 오롯이 담겨있다.

책은 박완서 소설가와 나눈 많은 기록 중에서도 서강대학교 국문과 김승희 교수, 서울문화재단 조선희 대표이사, 장석남 시인, 최재봉 한겨레 선임기자, 김연수 소설가, 정이현 소설가, 씨네21 김혜리 편집위원, 신형철 문학평론가, 박혜경 문학평론가, 이렇게 9명이 진행했던 대담을 추렸으며, 5주기에 부치는 이병률 시인의 새 글이 보태어졌다.

박완서 소설가는 6 25를 몸소 겪어내고 또 그 이후 가족을 잃은 상처와 아픔을 딛고 《미망》,《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등 수많은 작품을 탄생시켰다. 이번 대담집은 독자들에게 다소 생경하지만 아름다운 우리말 어휘의 사용, 어디 하나 걸림이 없이 매끈하게 읽히는 문장의 맛, 결핍감으로부터 생겨난 문학적 상상력 등 소설의 깊숙한 부분에 대해 육성으로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당신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면
사랑이 어떻게 시작되는지 들을 수 있어요


2016년 1월 22일은, 박완서 선생님께서 우리 곁을 떠난 지 5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소식을 전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아마도 “벌써 그렇게 되었어?” 하며 놀랄지 모릅니다. 그만큼 선생님의 부재(不在)가 주는 허전함은 크지 않았던 탓이지요. 선생님은 ‘여기’ 계시지 않지만, 선생님의 흔적은 ‘여기’ 있기 때문입니다. 선생님은 ‘여기’ 계시지 않지만, 대신 ‘거기’ 계실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이건 비단 저만의 사정은 아닐 겁니다.
그래도 뵙고 싶은 마음만큼은 어쩌질 못하여, 선생님께서 이곳에 계실 때 남기신 말씀을 한데 묶었습니다. 그동안 선생님의 후배 문인들이나 문학평론가들이 선생님을 찾아뵙고 나눈 대화의 결과는 참 많았습니다. 그 많은 기록 중에서 우리는, 서강대학교 국문과 김승희 교수, 서울문화재단 조선희 대표이사, 장석남 시인, 최재봉 한겨레 선임기자, 김연수 소설가, 정이현 소설가, 씨네21 김혜리 편집위원, 신형철 문학평론가, 박혜경 문학평론가, 이렇게 9명이 진행했던 대담을 추렸고, 5주기에 부치는 이병률 시인의 새 글을 보태었습니다.
그리하여, 1980년부터 2010년까지, 박완서 선생님의 30년이 여기에 모였습니다. 1980년이면 『나목』으로 문단에 데뷔하신 지 정확히 10년이 지났을 때이고, 2010년이면 영면에 드시기 꼭 한 해 전입니다. 그 짧지 않은 세월 동안 박완서 선생님은, 첫째 따님께서 이 대담집을 엮으며 하셨던 말씀처럼 ‘변함이 없었지만 지루하지 않았고, 끊임없이 변화했지만 요란하지 않’(7쪽)은 모습이셨습니다. 거기에 5주기에 헌정하는 글까지 보태어졌으니, 이 한 권의 책만으로도 선생님을 우리 역시 여러 번 만나고 온 것에 다름이 아닐 겁니다.
박완서 선생님은 6·25를 몸소 겪어내고 또 그 이후 가족을 잃는 상처와 아픔을 딛고 『미망』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미망』을 비롯하여 수많은 작품을 탄생시켰음을 모르는 바 아닙니다. 그 엄숙하고 거룩함이야 거듭 말해 무엇할까요. 다만 이번 대담집을 통해, 다소 생경하지만 아름다운 우리말 어휘의 사용(135쪽), 어디 하나 걸림이 없이 매끈하게 읽히는 문장의 맛(137쪽), 결핍감으로부터 생겨난 문학적 상상력(191쪽) 등 소설의 깊숙한 부분에 대해 육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그뿐 아닙니다. 새로 개봉하는 영화를 찾아서 보거나(138쪽) 손녀딸을 얼러 재우며(31쪽), 또 무작정 집 앞을 찾아온 독자마저도 살뜰히 챙기고(119쪽), 살구를 따다 잼을 만들어 주변에 나누는(207쪽) 등 소소한 일상의 모습까지 모두 고스란히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선생님은, 사람다움을 짓밟는 힘에 맞서 갖춰야 할 부끄러움과 오기(21쪽), 여성으로서 느껴야 할 한계는 없다는 선구자적인 생각(26쪽), 그러면서도 집안일과 소설 쓰기를 잘 병행하고 있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에 대한 불편한 지적(134쪽), 늘 새로운 것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대하는 태도(43쪽), 세대를 넘나들어 모든 동시대인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166쪽) 등을 이야기함으로써, 우리에게 선생님이라는 인생의 나침반이 계시다는 기쁨과 동시에 어머니처럼 포근하게 감싸안아주는 위로로 작용했습니다.
우리는 선생님을 흔히 ‘한국문학의 어머니’라 부르기도 하지만, 그런 선생님의 어머니 역시 훌륭하신 분이셨을 것임이 틀림없습니다. 다른 아낙들의 연애편지를 대필해주실 정도로 이야기를 좋아하며 따뜻한 휴머니즘이 있고(82쪽), 강인하고 현명하셨던(209쪽) 선생님의 어머니. 이를 통해 선생님 또한 한 가정에서도 얼마나 훌륭한 어머니였을지는 얼핏이나마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선생님과 우리는 동시대를 통과했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적지 않은 시간을 함께 지나왔지만,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커다란 역사를 선생님은 통과했으며, 작금의 어지러운 속도의 세상에 우리는 선생님 없이 당도해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당대를 똑똑히 바라보고 기록하고 작은 실바람을 만들어내셨던 것처럼, 우리도 더 눈을 똥그랗게 뜨고 우리에게 주어진 당대를 또 열심히 바라보아야겠습니다. 그것이 선생님과 우리가 떨어져 있는, ‘여기’와 ‘거기’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길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제목 『우리가 참 아끼던 사람』에서 말하는 ‘우리’는 이들 10명의 필진이기도 하지만, 선생님을 기억하고 추억하는 모두이기도 합니다. 선생님께서 생전에 종종 말씀하셨던 “죽는 날까지 현역 작가로 남고 싶다”는 소망을 자주 기억합니다. 선생님의 소설은 곧 선생님이어서, 이 한마디가 이토록 가슴에 맺혀 있습니다. 선생님이 ‘거기’로 건너가신 지 5년이 되었지만, 감히 말씀드리건대 선생님은 영원한 현역 작가입니다. 선생님을 향해, 제가 가진 두 개의 엄지를 모두 치켜올려보고 싶어요. 오늘만큼은요.

책속으로 추가

“소설은 너무 어려우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그 소설에 담겨 있는 뜻은 심오하더라도, 뭐 심오할 것까지야 없지만, 아무튼 잘 읽히게 써야 한다는 것이죠. 그러나 쉽게 읽힌다고 해서 쉽게쉽게 썼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그리고 역시 글은 아름다워야겠지요. 제가 집 짓는 일에 더러 비유를 하는데, 집이라는 게 기능적이면서도 아름다워야 하잖아요. 글이라는 것도 그래야 하겠지요. 덧붙인다면 들어가고 싶은 집이기도 해야겠지요. 이를테면 서두 같은 데서 독자를 끌어당기는 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 신형철, [우리들의 마음공부는 계속됩니다] 중에서

난 억압의 관계가 싫어요. 평등의 관계가 좋죠. 남성 우월주의도 싫지만 여성 상위도 싫어요. 여성을 흔히 물에 비유하잖아요. 여성은 부드럽다든가 약하다든가 말하는데, 남성의 강하고 씩씩한 면과 여성의 부드러움이 조화를 이루는 게 좋죠. 여성성과 남성성은 완전히 동등한 거고 그게 서로를 보완하고 조화를 이룸으로써 행복을 추구하는 거지, 여성이 남성화되거나 여성이 남성을 닮아가거나 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 박혜경, [미움이 아닌 사랑으로서의 글쓰기] 중에서

그래요. 선생님한테는 사늘함이 있어요. 서늘한데 따뜻한. 따뜻한 것은 오래 남는 모양새라서 알겠는데 그 따뜻한 사늘함은 유리병에 저장된 채로 진하고 또 진해요. 그 병을 들이켜면 속이 후련해지는 것이죠. 그것이 아직도 우리가 당신 소설을 읽는 이유이며, 아직 우리 옆에 당신이 있다는 증거입니다. 맞아요. 건배를 할 때마다 매번 그러셨어요. “행복하자!” 사늘한 말투였어요. 그럴 때마다 행복의 감각은 폐부를 휘감았더랬습니다.
: 이병률, [당신은 참 아직도 여전히 예쁘세요] 중에서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대담집을 펴내며 미처 물어보지 못한 물음들 -호원숙

사람다움을 위한 ‘다정한 회초리’ -김승희
바스러지는 것들에 대한 연민 -조선희
상처가 아물기 전에 딱지를 뜯어내며 써야 하는 소설 -장석남
‘이야기의 힘’을 믿는다 -최재봉
우리에게 다녀가는 것들을 만나고 돌아온 봄날 -김연수
어떤 하루 -정이현
그 살벌했던 날들의 능소화 -김혜리
우리들의 마음공부는 계속됩니다 -신형철
미움이 아닌 사랑으로서의 글쓰기 -박혜경
5주기에 부쳐 당신은 참 아직도 여전히 예쁘세요 -이병률

작가 연보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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