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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번의 일 (김혜진 장편소설)
9번의 일 (김혜진 장편소설)
저자 : 김혜진
출판사 : 한겨레출판사
출판년 : 2019
ISBN : 9791160403008

책소개

그저 일이 하고 싶었던 한 남자의 조용한 비극

《딸에 대하여》의 저자 김혜진이 2년여 만에 펴낸 장편소설 『9번의 일』. 권고사직을 거부한 채 회사에 남아 계속해서 일을 해나가는 한 남자를 통해 일에 대한 이야기이거나 혹은 일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 어쩌면 그 둘 사이를 채운 어떤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평온한 삶의 근간을 갉아가는 일의 실체를 담담하면서도 집요하게 들여다본다.

수리와 설치, 보수 업무를 담당하는 통신회사 현장팀에서 26년을 일한 ‘9번 남자’는 저성과자로 분류돼 세 번째 재교육을 받기 직전, 부장의 호출을 받는다. 부장은 그에게 권고사직을 권유하지만 그는 그 제안을 거절한다. 결국 최하등급을 받고 타 지역 거점 센터로 발령이 나 인터넷 상품 영업 일을 하게 된다. 상품 계약을 못 한 달은 월급에서 30퍼센트가 삭감된다. 그는 그 일이 자신에게 새로운 업무를 부여하는 게 아니라 어떤 업무도 주지 않겠다는 의미라는 걸 곧 깨닫는다.

그리고 얼마 뒤, 그는 외국인 노동자 기숙사의 공유기를 무료로 교체해준 일로 업무 촉구서 경고장을 받게 된다. 곧 두 번째, 세 번째 촉구서가 이어진다. 2주 뒤, 그는 다시 한 번 떠밀리듯 지방 소도시 시설1팀 분기국사로 발령 난다. 그곳에서 그는 인터넷 수리와 설치, 보수 업무 일을 하며 일상을 되찾으려 노력한다. 하지만 휴가를 내고 친구의 죽음을 추모하는 노제에 참석하고 온 다음 날 무단결근 통보를 받게 되고 곧 출퇴근 명부에서 이름이 삭제된다.

그는 노조에 가입한다. 몇 달의 투쟁 끝에, 그는 본사 소속이 아닌 하청업체 소속으로서 변두리의 한 소읍인 78구역으로 복직한다. 그리고 그곳에선 통신탑 설치를 반대하는 마을 사람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그곳에서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언제까지, 어디까지 밀려나게 될까? 이렇게까지 밀려나면서도 회사를 그만둘 수 없는 이유를 결국 찾게 될까?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일이라는 건 결국엔 사람을 이렇게 만듭니다.
좋은 거, 나쁜 거. 그런 게 정말 있다고 생각해요?

평온한 일상을 밀어내는 참혹하고도 슬픈 일의 실체
《딸에 대하여》 김혜진이 응시한 한 남자의 조용한 비극

통신회사 현장팀에서 26년을 근속한 그는 그해 여름이 끝나갈 무렵 새로 온 부장의 호출을 받는다. 저성과자로 분류돼 세 번째 재교육을 받기 직전이었다. 부장은 그에게 권고사직을 권유한다. 동료들조차 연장자가 자진해서 나가주길 바라고 있다는 걸, 교육 후에는 최종 평가서가 나올 거고, 평가 점수에 따라 업무나 업무지가 바뀔 수 있다는 걸, 그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는 몇 달 전 변두리에 있는 오래된 다세대 건물을 매입했고, 아직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이 있다. 아내는 마트에서 2교대로 일을 한다. 다세대 건물의 누수 수리비, 대출금 이자와 원금, 자동차 할부금, 연금, 보험료, 아들의 학비, 경조사비, 장인의 병원비, 노모의 시골집 수리비……. 내일이 더 나아질 거라는 확신이 그에겐 없다. 걱정과 두려움은 시시때때로 찾아오고, 미래라고 할 만한 건 너무 멀다. 하지만, 그것들이 그가 회사를 그만둘 수 없는 이유는 아니다. 수많은 이유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그는 부장의 권고사직 제안을 거절한다. 결국 최하등급을 받고 타 지역 ‘거점 센터’로 발령이 나 인터넷 상품 영업 일을 하게 된다. 상품 계약을 못 한 달은 월급에서 30퍼센트가 삭감된다. 그는 그 일이 자신에게 새로운 업무를 부여하는 게 아니라 어떤 업무도 주지 않겠다는 의미라는 걸 곧 깨닫는다. 그리고 얼마 뒤, 그는 외국인 노동자 기숙사의 공유기를 무료로 교체해준 일로 업무 촉구서 경고장을 받게 된다. 곧 두 번째, 세 번째 촉구서가 이어진다. 2주 뒤, 그는 다시 한 번 떠밀리듯 지방 소도시 시설1팀 ‘분기국사’로 발령 난다. 그곳에서 그는 인터넷 수리와 설치, 보수 업무 일을 하며 일상을 되찾으려 노력한다. 하지만 휴가를 내고 친구의 죽음을 추모하는 ‘노제’에 참석하고 온 다음 날 무단결근 통보를 받게 되고 곧 출퇴근 명부에서 이름이 삭제된다. 그가 노조에 가입한다. 몇 달의 투쟁 끝에, 그는 본사 소속이 아닌 하청업체 소속으로서 변두리의 한 소읍인 ‘78구역’으로 복직한다. 그리고 그곳에선 통신탑 설치를 반대하는 마을 사람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그곳에서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언제까지, 어디까지 밀려나게 될까? 이렇게까지 밀려나면서도 회사를 그만둘 수 없는 이유를 결국 찾게 될까?

김혜진 장편소설 《9번의 일》이 한겨레출판에서 출간되었다. 《9번의 일》은 ‘일’에 대한 이야기다. 또한, ‘일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작가는 통신회사 설치 기사로 일하는 평범한 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평온한 삶의 근간을 갉아가는 ‘일’의 실체를 담담하면서도 집요하게 들여다본다. 일하는 마음과 일을 앓는 마음 그 어딘가에서 작가가 짚어낸 건, 결국 끝까지 남아 계속 우리를 더 나쁜 쪽으로 밀어붙이는 일의 수많은 감정들이다.

이봐요. 나는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 알 필요도 없고요. 통신탑을 몇 개나 더 박아야 하는지, 백 개를 박는지, 천 개를 박는지, 그게 고주파인지 저주파인지 난 관심 없어요. 나는 이 회사 직원이고 회사가 시키면 합니다. 뭐든 해요. 그게 잘못됐습니까? _본문 중에서

《필경사 바틀비》의 주인공 ‘바틀비’가 “그렇게 안 하고 싶습니다”라고 외치며 버티고 버티다가 결국 우리에게서 잊혀져버렸다면, 《9번의 일》의 주인공 ‘9번’은 ‘그게 뭐든 하겠습니다’의 자세로 하고 또 하다가 자신을 망가뜨리고야 만다. 계속해서 일이란 것을 해야 하는 우리들은 ‘바틀비’나 ‘9번’이 아닌 다른 무엇이 될 수 있을까? 소설은 바로 그런 것들을 묻고 또 묻는다.

우리는 왜 이 일을 하는가?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이 일을 계속하면서 결국 닿게 되는 그 끝엔…… 무엇이 있을까?

《9번의 일》은 지금도 각자의 일터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우리 모두가 꼭 읽어야 할 소설이다. 우리는 아직 늦지 않았다. 우리는 아직 자신도, 일도, 그 어떤 것도 버리지 않았다. 《9번의 일》은 우리를, 그리고 우리의 일을 더 나은 미래로 데려갈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어떤 사람으로 바뀌어버리는지 보고서 절망하기 전에, 지금보다는 더 나은 사람을 꿈꾸게 해줄 것이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1 … 7
2 … 62
3 … 123
4 … 175
작가의 말 … 257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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