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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초·중기 불교와 유교의 심성론과 상호인식 연구
조선 초·중기 불교와 유교의 심성론과 상호인식 연구
저자 : 박정원
출판사 : 역락
출판년 : 2021
ISBN : 9791167420473

책소개

조선 초ㆍ중기에 해당하는 15세기부터 17세기는 ‘유교’라는 새로운 통치이념이 전면에 등장하고 유교적 관례가 사회제도로 정착되어갔던 시기이다. 그런 만큼 이 시기에 대한 우리의 관심은 주로 건국 초기 유교의 정치이념을 구축한 정도전의 사상이나 유교가 조선성리학으로 재정립되는 과정에서 중심적 역할을 한 이황의 심성론, 그리고 그에 대비되는 견해를 가졌던 기대승이나 이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어떠한 시대도 마찬가지이지만 한 시대를 오직 하나의 특정한 사상의 눈으로 파악하게 되면 그 사회의 생생한 현실적 모습을 포착하지 못하고 추상화시킬 위험이 존재한다. 아무리 유교 사상이 유행하고 지배적인 모습이 된 시기라고 하더라도 이 시기를 이렇게 획일적인 모습으로 이해하는 것은 바른 이해가 아니다.
이 연구에서는 조선 불교인들과 유교인들이 어떤 심성 논의를 하고 있으며 그들의 심성 논의에 따라 서로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것을 1차적 목적으로 하였다. 이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 싶었던 것은 다음의 의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유교와 불교는 과연 그렇게 다른 것일까?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처럼 과연 조선의 유교인과 불교인들도 서로에 대해 다른 것으로 생각했을까?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학계의 연구동향이 유교 쪽에 집중되어 왔던 것에 비하여 이 시기의 불교의 활동이나 유교와 불교의 관계 그리고 유교인들이 불교에 대해 갖고 있던 인식이나 불교인들이 유교에 대해 갖고 있던 인식 등에 관해서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주목의 대상이 덜 되어왔다. 통념적으로 이 시기의 불교는 조선이 유교의 통치이념으로 건국되고 유교사회로 정착되면서 침체나 궤멸 혹은 유교의 통치 질서로 흡입되는 방식으로 간주되었다. 따라서 이 시기의 유교와 불교의 상호 교섭은 지배와 피지배의 위계적 관계로 유교와 불교의 상호 인식은 상호 대립이나 폄훼와 왜곡 등이 대부분이라는 것이 상식처럼 굳어져왔다. 하지만 이러한 통념이나 상식적 판단은 이 시대의 유교인들과 불교인들의 심성 논의와 상호 교섭활동에 대한 이해의 부족에 기초한다고 볼 수 있다.
근래에 이 시기의 불교계 활동이나 유불교섭 그리고 유교인의 불교인식 등에 관한 실증적 연구들이 활발해지면서 이러한 통념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하고 있다. 이는 매우 다행한 일이다. 이 시기의 불교는 결코 일시에 궤멸된 것이 아니며 유교가 일방적으로 이 시기의 사상과 제도를 지배한 것도 아니다. 또한 불교와 유교의 관계가 그렇게 항상 대립적이었던 것도 아니다. 이 시기에도 적지 않은 불교인들이 여전히 많은 유교인들에게 배움과 존경의 대상이 되었고 적지 않은 유교인들은 불교를 열심히 탐구하였다. 또한 유교인들과 불교인들이 서로 적이었을 때보다는 서로 친구였을 때가 더 많았다고 할 수 있다.
이 연구에서는 먼저 이 시기의 조선 불교인들과 유교인들이 어떤 심성 논의를 하고 있으며 그들의 심성 논의에 따라 서로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것을 1차적 목적으로 하였다. 이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 싶었던 것은 다음의 의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유교와 불교는 과연 그렇게 다른 것일까?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처럼 과연 조선의 유교인과 불교인들도 서로에 대해 다른 것으로 생각했을까?
물론 오늘날의 적지 않은 사람들도 유교와 불교의 비슷한 점을 말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유교 특히 성리학은 불교의 영향을 받았다든가 불교의 공허하고 내세지향적 성향 대신 유교는 실질적이고 현세지향적 성향으로 발전했다고 하면서 유교가 불교의 발전적 계승처럼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유교와 불교가 같다거나 다르다고 말할 때 과연 구체적으로 무엇이 같은 것인지 무엇이 다른 것인지 불분명할 때가 많다. 심지어 유교가 불교의 영향을 받아 성리학이라는 학문체계가 정립되었다고 말하는 사람들 중에는, 역설적이게도, 바로 그 점이야말로 유교가 그 본래적 핵심정신으로부터 이탈한 것으로 간주한다. 불교의 영향을 받아 성리학이 발전되었던 시기를 유교의 전통에서 이탈 내지 왜곡된 시기로 보는 것이다. 이들은 성리학이 아니라 고대의 유교정신이야말로 유교의 본래적 모습이라고 적극 주장한다. 우리는 이들의 주장에서 유교와 불교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강고하게 견지하기 위해 유학의 역사 자체도 부정하는 모순적 태도를 발견한다. 이들에게 유교와 불교의 간극은, 유교와 기독교의 간극보다 더 크고 멀다.
이와는 약간 달리, 다소 온건하게, 유교는 현세 지향적이고 통치이념에 가까운 데에 비하여 불교는 내세 지향적이고 종교에 가깝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 두 가지는 상호 조화로운 관계를 이룰 수 있다고 보는 견해도 존재한다. 이것이 ‘유불조화론’이다. 역사적으로 유교와 불교는 역할분담으로 조화로운 관계를 유지하였던 적이 많았고 앞으로도 조화롭게 공존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견해 역시 유교와 불교의 영역을 각각 현세와 내세로 나누고 있어 정확하게 양자의 같은 점을 규명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연구에서 밝히고자 하는 것은 불교와 유교의 심성 논의 자체로부터 철학적 회통의 지점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 불교인 대승불교와 한국 유교인 조선성리학의 심성 논의를 분석하다 보면, 유교와 불교의 심성 논의 자체에 이미 ‘철학적 회통’의 내용이 들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이 연구에서는 조선 초-중기에 해당하는 약 3백여 년 동안 얼마나 많은 유교인들과 불교인들이 이러한 철학적 회통의 내용을 실지로 알고 있었는지 양적으로 확인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삼고 있지는 않다. 비록 소수의 조선 성리학자나 조선 불교인의 견해라고 하더라도 그들이 발견하고 논한 철학적 유불회통의 내용이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가능한 한 ‘그들 스스로의 용어로’ 드러내어 밝히고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이 연구에서는 철학적 회통의 내용을 유교와 불교 자체의 용어로 표현하고자 한다. 유교의 용어로 말하면 미발지각이며 불교의 용어로 말하면 공적영지이다. 미발지각과 공적영지는 서로 같은 내용을 말하고 있다.
조선의 불교인과 유교인들의 심성 논의에서 확인되는 철학적 유불회통을 지금의 우리가 바르게 이해하는 일이 왜 중요할까? 오늘날 우리 현대인들에게 나타나는 여러 가지 개인적, 사회적 병리현상들은 몸에 관한 것 못지않게 마음에 관한 것이 많다. 몸을 치료하는 방법의 발전 만큼 마음에 관한 치유에 대해서도 동일한 정도의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현대인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거대 자본의 논리에 의해 개인과 사회공동체적 삶의 양식의 위협과 위기를 겪고 있다. 물론 마음에 관한 치유에 대해 정신분석과 심리학, 전통적 요법을 차용한 각종 명상 기법들이 소개되고 있지만 대부분 마음과 관련하여 충분한 철학적 분석이 결여된 채 이루어지는, 임시적 대증요법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처지에서 철학적 유불회통 한국 불교와 유교의 심성 논의에 근거한 심성 함양 정신을 충실하게 이해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현대의 교육과 현대의 정치 그리고 현대의 종교가 채워주지 못하는 새로운 영성과 배움 그리고 공동체정신에 주목하도록 해줄 수 있을지 모른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수많은 편견과 왜곡 속에 외면당하고 충분히 주목받거나 평가받지 못해 온 조선 성리학과 조선 대승불교의 공통적 핵심 정신, 한국철학의 핵심 정신을 바르게 이해하려고 애써야 한다.
오늘날 종교와 정치의 현상적 폐단들은 점차 낙관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심화되어 가고 있다. 일반 사람들은 더 이상 종교와 정치, 교육에서 참된 진리의 길을 기대하지 않으려 한다. 이런 위기의 상황에서, 이 연구가 밝히고자 한 철학적 유불회통 심성논의 내용을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재해석하여 제시할 수 있다면, 그 내용야말로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진정한 영성靈性으로서의 종교성과 진정한 공심公心의 발현으로서의 정치성의 참된 의미를 알게 해주리라 믿는다. 이 연구에서는 이 점을 제 4부에서 종교와 정치 그리고 교육의 본질적 동일성을 철학적 유불회통의 내용과 관련시켜 다루고 있다.
이 시기의 유교인들은 스스로를 정치인이라고만 여기지 않았으며 교육자이자 학자, 심지어는 종교인이라고 생각하였다. 또한 이 시기의 불교인들은 스스로를 종교인이라고만 여기지 않았으며 교육자이자 학자, 심지어는 정치인이라고 생각하였다. 이들의 존재적 위상들이 겹치고 있는 것이다. 이들로 하여금 이렇게 중첩된 존재적 위상을 갖게 하였던 것은 무엇 때문일까? 바로 이들이 배우고 익혀 사회적으로 실천하는 학문 내용인 심성 논의 자체가 종교이론이자 정치이론이고 심성 함양 공부를 통해 존재의 변화를 이루는 수양 및 수행이론이었기 때문이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책머리에
서론
1. 연구의 목적
2. 연구방향 및 선행연구 검토
3. 본문 구성과 순서


제1부 유불교섭과 유불의식의 지평
제1장 국가의 불교정책과 유불교섭
1. 국가 차원의 불교 억제와 왕실의 불교 수용
2. 유교와 불교의 교섭 양상

제2장 유불회통의 이론적 모색
1. 유불 역할분담론
2. 철학적 유불 회통의 발견 : 공적영지와 미발지각


제2부 불교 심성론과 유교인식
제1장 불교와 유교의 우주론적 회통
1. 기화 : 묘명진심과 적연부동-감이수통
2. ?유석질의론? : 성각과 무극ㆍ태극
3. 휴정 : 일물과 천명
제2장 불교와 유교의 심성론적 회통
1. 선수 : 영물의 무사심과 시비의 삶
2. 대지 : 일심의 아뢰야식과 각구무극태극
3. 처능 : 수행과 인의 실천


제3부 유교 심성론과 불교인식
제1장 유교와 불교의 대립
1. 정도전 : 유교의 성과 불교의 심
2. 권근 : 유교의 천리와 불교의 공적

제2장 유교와 불교의 접근
1. 이황 : 리발과 심위태극
2. 송시열 : 미발과 허령지각

제3장 유교와 불교의 회통
1. 김만중 : 역사-구조적 유불회통
2. 김창협 : 미발지각과 철학적 유불회통 7
3. 김창흡 : 태극ㆍ무극과 우주론적-공부론적 유불회통

제4부 유불회통 심성 논의의 철학적 함의
제1장 공부론 : 교육7
1. 불교 공부론
2. 유교 공부론

제2장 종교와 정치
1. 불교와 유교의 종교성
2. 불교와 유교의 정치성

결론
참고문헌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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