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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 생각을 이루어 주랴 2 (숙수념)
누가 이 생각을 이루어 주랴 2 (숙수념)
저자 : 홍길주
출판사 : 태학사
출판년 : 2021
ISBN : 9791168100138

책소개

조선 선비의 유토피아,
그곳이 갖추어야 할 모든 것

조선의 형이상학을 그리다 - 글로 빚어낸 하나의 세계
이색적인 지식인 홍길주의 전무후무한 저술 『숙수념』의 국내 첫 완역본!

‘누가 이 생각을 이루어 줄까〔숙수념(孰遂念)〕’ - 의문형의 이 의미심장한 문장은 한 권의 책 이름이자, 책에서 그려지는 상상 속 세계의 이름이기도 하다.

“천 년 뒤의 장자요 사마천”이라는 평가를 받은 조선 후기의 빼어난 학자 홍길주(洪吉周, 1786~1841)의 저술 『숙수념』(1829)이 연세대학교 박무영 교수에 의해 국내 첫 완역되었다. 홍길주는 “기발한 발상과 절묘한 구성으로 마치 귀신이 얽어 놓은 듯 변화를 백출하면서 그 속에 사상 감정을 짙게 담아내는”, “근 몇백 년 사이에 없었던” 문장가로 불리던 이색적인 지식인이었다.
이 책 『누가 이 생각을 이루어 주랴』(전2권)는 지난 2006년 홍길주의 3부작 문집을 번역 출간(전6권)한 박무영 교수가 15년 만에 내놓은 역작으로(약 6,000매 분량의 번역문과 원문, 각주 약 2,500개), 홍길주가 꿈꾸었던, 나아가 조선 선비들이 염원했던 이상 세계가 마치 눈앞에 펼쳐지듯 정교하게 묘사되고 있다.

그렇다면 조선 선비들이 꿈꾸었던 유토피아, 그곳이 갖추어야 할 것들은 무엇일까?
『숙수념』은 전체 16관(觀) 10념(念)과 「여는 관(肇觀)」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반적인 책들이 ‘권(卷)/편(篇)’으로 구성된 것과 달리 이 책은 ‘관(觀)/념(念)’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데, “나의 생각일 뿐 실제는 없다.”라는 저자의 의도가 담긴 것이다.
「여는 관」은 〈일러두기〉와 〈조목별 개괄〉 〈보는 이들에 대한 경계〉로 구성되어 있으며, 제1ㆍ2관은 ‘공간’, 제3관은 ‘가정 운영’, 제5~7관은 ‘책’, 제8관은 ‘산업의 경영과 재물의 사용법’, 제9관은 ‘일상에서의 행동 지침’, 제10관은 ‘여가 생활’, 제11관은 ‘여행’, 제12~15관은 ‘학업’에 대한 생각이, 그리고 마지막 제16관인 「숙수념」은 ‘숙수념’ 자체에 대한 생각이 담겨 있다. 제16관은 전체의 결장(結章)이자, 마지막에 붙어 있는 서장(序章)이기도 하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홍길주가 꿈꾸던 상상의 세계, ‘숙수념’

‘상상의 세계’로서의 ‘숙수념’은 배산임수의 지형에, 온갖 것이 풍성하지만 인간에게 위해를 가할 요소는 제거된 완벽한 자연조건에 자리 잡은 별세계다. 그 한가운데 자리 잡은 홍길주의 저택은 두 개의 별장과 거대한 원림이 딸린, ‘회랑과 건물들이 굽이굽이 이어지는’ 대저택이다. 많은 구성원들에 의해 조직적으로 운영되고, 일상과 사업이 자족적으로 영위되는 공간인 동시에, ‘천여 호의 민가’와 시혜와 봉사로 상호 연결된, 작은 왕국과 같은 공간이다.
무엇보다도 이곳은 학술과 문예의 공간이다. 수많은 문사들이 함께 기거하면서, 토론하고 창작하고 놀이하는 모든 일상적 활동이 새로운 저술과 창작, 출판으로 이어진다. 또한 저택 바깥에 위치한 원림은 거주 공간의 유가적 현실성이 도가적 초월성으로 바뀐 아주 사적인 공간으로, ‘숙수념’ 속에 존재하지만 종종 인간계를 벗어난 초월적 공간, 혹은 그 초월적 공간의 ‘그림자’다. 환상 속의 환상 공간인 셈이다.

『숙수념』, ‘상상의 세계’에 필요한 모든 종류의 글이 모여 있는 책

각종 건축물을 지었으니 건물마다 건물기(建物記)와 상량문이 있고, 예론(禮論)에서 논란이 있는 영당(影堂)을 세웠으니 영당에서 지내는 제사에 대한 논술[議]이 있다. 건물 내부를 채우는 기물들의 기물명(器物銘)이 있으며, 새로 고안된 기물에는 그 제도를 설명하는 도면과 설명문도 있다.
거대한 도서관과 출판소가 있어서 그곳의 책에 관해서도 서술하며, 책마다 서문과 발문이 있고, ‘작가의 말’도 있다. 그런가 하면 앞으로의 저술에 대한 기획안도 있다.
한편, 각자의 직책을 수행하는 구성원들이 준수할 지침과 훈계, 즉 ‘잠(箴)’과 ‘계(誡)’가 있고, 각종 의례가 이곳 사람들의 삶에 질서를 부여한다. 그러니 의례의 절차를 명시한 의례식(儀禮式)이나 의식문도 필요하며, 학술과 문예를 함께 하는 공동체가 이 공간의 핵심이니, 일상의 토론이나 대화 내용도 기록되어야 한다.
이곳을 방문하는 손님과 함께하기 위한 문학 게임의 매뉴얼도 있으며, 저택 안팎에서 이루어지는 교육과 관련한, 학업에 대한 훈계나 지침, 학업 내용과 학사 일정에 대한 규정, 공부 시간표와 필독서 목록도 들어 있다.
그 밖에 삶에서 빠질 수 없는 ‘여행’에 관한 세부 지침, 여행을 기록하는 데 사용할 투식, 정신적 유람을 떠나는 노정기(路程記)도 있다.

수평적 확산으로 끝없이 꼬리를 물고 미끄러지는 ‘교양 세계’
관념과 현실의 경계가 녹아서 흐물흐물해지는 ‘환상 공간’

『숙수념』에는 정통 한문학 장르의 글뿐 아니라 온갖 장르의 글이 한데 모여 있다. 판타지 성격의 글〔상상의 노정기(路程記)인 〈필유기(筆遊記)〉 등〕, 수학적 저술〔『기하신설(幾何新說)』 등〕, 실용 서식〔〈묘지식(墓誌式)〉 등〕을 비롯해 게임 매뉴얼 성격의 글〔「문원아희도보(文苑雅戱圖譜)」〕에 이르기까지, 학문과 잡기, 문예문과 실용문, 진지한 창작과 오락이 뒤섞여 배치되어 있는 것이다.
이처럼 수록된 글의 장르가 다양할 뿐 아니라, 타인의 글이나 새로운 창작 기획도 섞여 있으며, 단일 저작 전체가 다른 소품들과 함께 한자리에 실려 있기도 한데, 이러한 형태의 저술은 기존의 편찬 관습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이러한 편집이 산만함이 아니라 통일성을 지닌 저작으로 성립 가능한 이유를, 역자 박무영 교수는 “본문의 서술이 공간의 인접성을 바탕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즉 『숙수념』은 기존 문집의 문체별 분류를 폐기하고 대신 주제별 분류를 선택해, 공간적 인접성에 따라 글들을 배치한 것이다.
‘숙수념’이 일상의 세부까지 설계된 하나의 세계이기에, 이 틀 안에서는 어떠한 글도 이 세계를 구성하는 세부로 서로 연결되며 맥락을 형성한다. 역자는 이러한 『숙수념』 서술의 인접성 원리를, ‘수평적 확산을 지향하며, 끝없이 꼬리를 물고 옆으로 미끄러지는 교양 세계’라고 설명한다.

또 역자는 ‘숙수념’이 ‘환상 공간’이라면서, “책상과 책꽂이 사이에 있는 조그만 틈으로 들어가면 나타나는 제2세계”, “환몽소설들처럼 현실과 경계가 모호한 꿈의 세계”라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숙수념’ 안에서는 “시간의 선조적 흐름이 무시되기도 하고, 관념과 현실의 경계가 녹아서 흐물흐물해지는 곳이 생기고, 관념이 쌓여 그 정령(精靈)이 실물로 현현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환상 공간에서는 세계의 안으로도 밖으로도 여행이 가능하다.”
‘숙수념’의 이러한 특성은 아직 지어지지 않았거나 영원히 끝나지 않을 책의 서문, 틀로만 존재해서 원본을 확정할 수 없는 책의 서문, 실재와 관념을 자유롭게 건너다니는 여행기 등 기발한 발상의 글들이 존재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한다. ‘예측할 수 없는 기발한 발상’의 기문(奇文)으로 높은 문학적 평가를 받는 홍길주의 글에 딱 맞는 틀이라고도 할 수 있다.

자기 자리를 찾지 못한 한 지식인의 슬픔과 자의식

“항해자도 어릴 때는 우주 끝까지 자유롭게 다니고 사방 바다(四海)를 타 넘어 건너려는 뜻이 있었다. 자라자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스스로 깨달았다. 이윽고 책을 읽고 수양해서, 요ㆍ순ㆍ공자ㆍ맹자 같은 여러 성인에 필적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좀 뒤에는 국가를 보좌해서 태평성대를 이루고, 이 백성들을 평화롭고 밝은 땅으로 끌어올리고 싶었다. …… 그 뒤에는 구름을 타고 비룡을 몰며, 노을을 입고 이슬을 먹으며 낭풍(?風)ㆍ대여(岱輿) 어름으로 날아올라 해와 달이 [시든] 이후까지도 시들지 않고 싶었다. 얼마 뒤에는 백가의 기예를 모두 정교한 경지에까지 연구하고, 천지사방의 바깥까지 빠짐없이 널리 따져서, 위로는 혼돈의 이전까지, 아래론 끝없는 후대에 이르기까지 모두 명료하게 보고 싶었다. 얼마 되지 않아 이 모든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다시 스스로 깨닫게 되었다. …… [해서] 붓을 잡고서 책에다 쓰니, 쌓여서 십여만 마디 말이 되었다.”
- 『누가 이 생각을 이루어 주랴』 「제16관 계(癸). 숙수념」 중에서

‘숙수념’ 즉 ‘누가 이 생각을 이루어 주랴’라는 명명은 비극적인 색채를 지닌다. 홍길주가 『숙수념』에서 ‘관(觀)/념(念)’이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도, ‘제1관(觀) 원거념(爰居念)’처럼 ‘관/념(觀念)’으로 나란히 놓이면, 『숙수념』이 관념일 뿐이라는 것을 편마다 강조하는 결과가 된다. 이것은 ‘숙수념’이 가상세계라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그리하여 역자는 홍길주의 『숙수념』을 이렇게 해석한다.

“『숙수념』은 세상에서 자기 기회를 가질 수 없었던 사람이 마지막 방법으로 채택한 것이다. 그리하여 공자의 빈말이 훗날 경전이 되어 ‘모든 이들이’ 실현해야 할 목표가 되었던 것처럼, 자신의 『숙수념』도 ‘내 오매불망의 생각을 이루어 줄 힘 있는 호사가’를 만나서 실현될 날이 있으려나 기다린다고 했다. 그래서 이 책의 이름이 ‘누가 이 생각을 이루어 주랴’이다. 그러니 이 책 제목은 슬프다. 당대에서 자기 자리를 찾지 못한 한 지식인의 슬픔과 자의식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제9관 기己. 긍준념兢遵念
原文
제10관 경庚. 식오념式敖念
原文
제11관 신辛. 동지념動智念
原文
제12관 임壬. 거업념 백居業念伯
原文
제13관 임壬. 거업념 중居業念仲
原文
제14관 임壬. 거업념 숙居業念叔
原文
제15관 임壬. 거업념 계居業念季
原文
제16관 계癸. 숙수념孰遂念
原文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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